사천교회, ‘하나님나라 가치 실현’ 차분하게 진행
19년전 확신과 비전, 착실한 준비 통해 열매 맺어

“요한복음 15장에서 교훈을 배웁니다. 하나님께서 농부가 되시는 포도원에 한 그루의 포도나무가 계속해서 성장해 거목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포도나무의 그루 수가 더 많아져야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이 분명합니다. 이 일을 위해서는 목회자 개인이 맨땅에 헤딩하듯이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분립개척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복음전도가 힘든 시기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새롭게 분립되는 교회는 어렵지 않게 자립해 안정적으로 복음전파 사명을 감당하고, 나아가 또 다른 교회를 분립개척할 수 있습니다. 분립을 한 기존 교회 역시 분립개척으로 파송받아 나간 성도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전도와 봉사의 열정을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천교회가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보기 드물게 교회분립개척이라는 의미 있는 역사를 썼다. 19년 전 담임으로 부임하면서 꿈꿨던 분립개척은 건강한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라는 확신과 착실한 준비로 실현한 열매였다. 정계규 목사(왼쪽)가 성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리와사랑의교회 배인환 목사를 격려하고 있다.
사천교회가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보기 드물게 교회분립개척이라는 의미 있는 역사를 썼다. 19년 전 담임으로 부임하면서 꿈꿨던 분립개척은 건강한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라는 확신과 착실한 준비로 실현한 열매였다. 정계규 목사(왼쪽)가 성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리와사랑의교회 배인환 목사를 격려하고 있다.

3월 3일 진리와사랑의교회를 분립개척한 경남 사천시 사천교회를 담임하는 정계규 목사가 말하는 분립개척에 대한 생각이다.

개인이 아닌 교회가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는 분립개척은 한국교회 안에서 조금씩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분립개척이 쉽게 이뤄진다는 말로 이해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판단이다. 분립개척을 시도하는 교회의 구성원 수, 재정, 지역 및 파송받을 성도 선정, 후속관리 등 고려할 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분립개척에 대한 몰이해는 아무리 선한 의도라 해도 도중에 좌절시키는 커다란 장애물이다. 분립개척으로 얻는 기쁨과 보람보다 더한 어려움이 있다는 의미다.

사천교회 역시 단숨에 분립개척을 이뤄낸 것이 아니었다. 위에 열거한 분립개척의 장애물을 하나씩, 그것도 조심스럽게 극복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사천교회의 분립개척은 2000년 8월, 즉 19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사천교회 담임으로 부임한 정계규 목사는 ‘교육문화센터 건축’ ‘단독선교사 파송’ ‘교회분립개척’이라는 3대 비전을 제시했다. 2005년 교육문화센터 완공을, 2007년 단독선교사 파송을 실현한 사천교회는 2009년 예산에 교회분립개척 적립금을 최초로 배정했다.

지금이야 분립개척이라는 단어가 어느 정도 공유된 상황이지만, 20년 전에 분립개척을 생각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은 놀랍다. 대도시 급성장하는 교회가 아니라 인구유출이 많은 지방의 소규모 교회가 일찌감치 분립개척을 준비했다는 부분에서 더더욱 그렇다.

사천교회로부터 파송받은 진리와사랑의교회 50명의 성도들이 눈물을 훔치며 특송을 하고 있다.
사천교회로부터 파송받은 진리와사랑의교회 50명의 성도들이 눈물을 훔치며 특송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계규 목사는 “90년대 후반 자연적교회성장 원리를 배우면서 건강한 교회분립개척의 뜻을 세웠습니다. 사천교회 부임 당시 교세가 약 150명이었는데 300명이 넘으면 분립개척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약속대로라면 9년 전에 분립해야 했는데 이렇게 늦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한다.

2014년부터 교회분립을 위한 적립 예산을 증액하면서 사천교회는 분립개척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2017년 7월 중직자 연석회의에서 분립개척에 대한 의견수렴과 일정을 제시했다. 곧이어 당회에서 분립개척 담당교역자로 부목사인 배인환 목사를 선정했고, 지난해 11월 29일 진주시 정촌면 모다아울렛 앞 상가 2~3층을 임대계약했다. 12월부터 분립개척 지원자를 모집한 결과 총 50명이 지원자로 나섰다. 지원자 50명은 40세 이하의 젊은층 가정이 대다수며, 사천교회 사역이나 재정에 큰 힘이 되는 알토란같은 성도들이었다. 여기에는 장로 안수집사 권사 등 중직자도 포함되어 있다.

사천교회는 50명의 성도 파송 외에도 임대보증금과 실내공사, 비품구입, 승합차량 구입 등으로 1억3000만원 가량을 지원했다. 또한 교역자 사례비를 최장 3년간 월 100만원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임대료 역시도 월 100만원에 최장 5년간 지원키로 했다. 이외에도 사천교회 당회가 파송하는 시무장로는 이명하지 않고 신설 교회가 체계가 잡히는 대로 복귀하고, 그 외 파송 교인들은 3년 후 본인이 원할 경우 교회복귀를 허락하되 봉사경력을 그대로 인정한다는 약정을 맺었다.

이러한 사전 정지작업을 마친 사천교회는 마침내 3월 3일 진리와사랑의교회 분립개척 파송예배를 전성도가 모인 가운데 드렸다. 이날 예배는 사천교회 성도 외에도 증경총회장 김동권 목사(진주교회 원로), 전 총회 서기 김용길 목사(신반교회 원로), 진주노회 부노회장 양석봉 목사, 사천시찰장 한한기 목사 등 외부 인사들이 참석해 역사적인 사천교회 분립개척을 축하했다.

“지역 형편상 50명의 빈자리를 채우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건강한 교회분립개척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 확신하기에 거룩한 부담감으로 받아들입니다. 사천교회는 이후로도 분립개척이 이어지고, 분립한 진리와사랑의교회의 배인환 목사님도 성도를 소중히 생각하며 목양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영적으로 한 가족임을 잊지 말고 좋은 열매를 맺기를 바랍니다.” 정계규 목사의 말에서 영적 아비의 심정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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