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기관 하나로” 당선 이틀 만에 한교연과 통합 합의서 작성 등 광폭 행보
“복음 인프라 재건” 강조하지만 극우 정치색 부담… 선거 과정 잡음도 여전

한기총 제30회 총회에서 새 대표회장으로 당선된 전광훈 목사가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전 목사는 기독자유당을 만드는 정치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목회자다.
한기총 제30회 총회에서 새 대표회장으로 당선된 전광훈 목사가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전 목사는 기독자유당을 만드는 정치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목회자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신임 대표회장에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가 선출됐다. 전 목사는 당선 이틀 만에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권태진 목사·이하 한교연)과 통합 합의서를 작성하고, 2월 15일에는 장충체육관에서 대대적인 취임식을 예고하는 등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1월 29일 서울 연지동 여전도회관에서 열린 한기총 제30회 정기총회에서 총 218표 중 121표를 얻어 당선됐다. 전 목사는 “한기총을 여기까지 이끌어 오신 어르신들과 군소교단이라는 폄훼를 들으면서도 명맥을 이어온 여러분께 감사한다”며 “제일 먼저 연합기관들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군소교단들의 동의와 이해가 되는 범위에서 종로5가 전체를 하나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 한국에 선교사들이 세운 복음의 인프라가 무너졌다면서 “교회를 범죄 집단으로 보고 기독교를 개독교라고 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꾸고, 복음을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기총이 인심이 너무 좋아 그동안 다 양보하고 수용했다.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 등을 절대 막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전광훈 목사는 기독자유당을 창당하는 등 대표적인 극우 목회자로, 각종 대형집회에서 “간첩 신영복을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그만두라” 등의 정치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작년부터는 이단 의혹을 받고 있는 변승우 목사(큰믿음교회)와도 함께 무대에 서 논란을 빚었으며,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을 살기도 한 인물이다. 현재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다.

한기총 선거는 올해도 잡음이 많았다. 투표 전 후보로 등록했다가 사퇴했던 김운복 목사는 “사무총장이 후보 등록 마감 3분 전에는 등록자가 나와 전광훈 목사 2명이라고 하더니 마감 시간이 지나자마자 이영훈 목사와 김한식 목사가 포함됐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사퇴했는데, 결국 이영훈 목사가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농단을 해도 되느냐”며 “선거관리위원장 이영훈 목사는 직무유기를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영훈 목사는 “나는 후보 등록 서류를 낸 적이 없다. 김한식 목사의 경우는 마감 시간 전까지 발전기금을 내지 않았지만 대신 통장을 맡겼기 때문에 사무처에서 입금증을 써준 것을 인정받았다. 문제가 있다면 사무처 직원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사무총장의 발언은 이미 변호사 입회 하에 해명을 들었으므로 재론하지 않겠다”며 선거를 강행했다.

기호 1번 김한식 목사와 2번 전광훈 목사가 소견 발표를 한 뒤 진행한 투표에서는 총 218표 중 김한식 목사 95표, 전광훈 목사 121표, 무효 3표의 결과가 나왔다.
한편 전광훈 목사는 공약대로 1월 31일 한교연 사무실을 찾아 한기총과 한교연이 6월 말까지 통합할 것을 선언했다.

양측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가 분열된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2월 말까지 두 기관이 통합하기로 합의 서명하고, 6월 말까지는 각 통합추진위원회를 통해 하나로 통합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도 실무적인 사전 논의 없이 성급한 합의서부터 작성해 통합이 이뤄지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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