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전하리교회, 국내외 선교지 아름다운 섬김
재정 아껴 26곳 정기후원 … 군선교 사역도 진력

임흥옥 목사
임흥옥 목사

아는 것에서 아는 것을 실천하는 데까지 나아가기는 쉽지 않다. 가치 있는 실천치고 자기부인 없고, 고되지 않은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경기도 성남시 이매동 전하리교회(임흥옥 목사)는 성경이 가르치는 교회다움을 바로 알고, 그것을 묵묵히 실천하는 교회다.

전하리교회는 아파트단지에 위치한 아담한 상가교회다. 교회당은 작지만 그러나 세계선교와 이웃 섬김의 열정은 근처 여느 대형교회들에 뒤지지 않는다. 전하리교회가 현재 후원하는 교회와 선교사, 단체는 26곳에 이른다. 가깝게는 장애인공동체인 성남에덴의집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분당구 내에 있는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한다.

지난 연말에는 1500만원어치 이불 300채를 사서 분당구청에 전달했다. 외롭게 추운 겨울을 나는 이웃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따뜻하게 감싸고 싶었다. 임흥옥 목사는 1993년 전하리교회를 개척한 이후 26년째 성남에덴의집 운영위원장으로 섬기며 몸소 명절이면 떡과 과일을 들고 찾아가 장애인들을 섬기고, 분당구청 장학회장을 맡아 매년 30여 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의료선교를 열심히 하고 있는 실로암안과병원에 25년째 개안수술비도 전달하고 있어요. 3년 전에는 장인어른 장례 조의금과 성도들의 헌금을 모아 15명분 개안수술비를 한꺼번에 전달하기도 했네요.”

임 목사와 전하리교회가 지금까지 실로암안과병원에 전달한 수술비는 1억원이 넘는다. 전하리교회의 관심은 국경도 일찌감치 초월했다. 매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빈민촌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고, 2016년에는 빈민촌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세웠다.

전하리교회는 201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빈민가에 어린이 놀이터를 세웠다
전하리교회는 201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빈민가에 어린이 놀이터를 세웠다

얼마 전에는 350만원을 들여 잠비아 오지에 우물을 파 현지인들에게 선사했다. 임 목사의 친형이자 축구 선교사로 유명한 임흥세 선교사(남수단)를 돕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외에도 여러 명의 선교사와 해외 아동 결연자들을 섬기고 있다.

이렇게 국내외 선교지에 선교비를 보내고, 이웃들을 섬기다보니 매년 선교와 구제비는 예산을 초과하기 일쑤다. 지난해 선교와 구제에 사용한 돈은 4000여 만원. 아파트 상가교회 재정에서 힘에 지나는 애씀이 아닐 수 없다.

전하리교회가 이토록 선교와 구제, 이웃 사랑을 쉬지 않고 실천하는 데는 임 목사의 목회철학이 중요한 동기가 됐다. 교회당 건물 짓는데 마음을 쏟기보다, 그 돈으로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 좀도 없고 도둑도 없는 하늘나라에 보화를 쌓자는 생각이다.

교인들 역시 임 목사와 같은 마음이다. 교회 재정을 한 푼이라도 더 아껴 선교와 구제비로 사용하기 위해 교회당 가구와 비품은 중고나 재활용품으로 충당하고, 주일 점심은 국수로 만족한다. 임 목사는 자신을 이해해 주고, 마음을 같이 해주는 성도들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신기한 건 우리가 나눌 때마다 하나님께서 채워주신다는 거예요. 다른 교회 교인들도 소문을 듣고 우리 교회에 헌금을 하세요. 우리가 나누지 않으면 샘물이 마르지 않을까, 사실은 그게 두려운 거죠.”

임흥옥 목사는 분당구청 장학회장을 맡아 지역 내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있다.
임흥옥 목사는 분당구청 장학회장을 맡아 지역 내 어려운 학생들을 돕고 있다.

임 목사의 목회철학은 어머니의 가르침이기도 했다. 그 옛날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칼빈신학교에서 공부한 어머니(고 손영숙 전도사)는 임 목사에게 “삯꾼이 되지 말고 진정한 목사가 되라”고 가르쳤다. 일찍이 남편을 여의고, 가진 것 없이 군용담요 위에 무릎을 꿇고 기도로 어린 5남매를 훌륭하게 키워내신 어머니의 말씀과 살아온 발걸음은 임 목사의 가슴에 깊이 박혔다.

어머니는 전도사로 사역하면서 교회당을 5군데 개척하기도 했는데, 임 목사는 그 모습도 닮고 싶었다. 임 목사는 1990년에 서울 상봉동에 임하리교회를 처음 개척하고, 3년 후 분당에 전하리교회를 개척했다. 이후 전하리교회를 섬기는 가운데 경기도 안성에 구하리교회, 구리에 이루리교회를 개척해 설립했다. 네 교회 모두 별도 건축헌금을 작정해 개척한 것이 아니라, 기존 교회 재정을 아껴 개척했다. 성도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수년째 총회군선교회 북부지회 회장으로 섬기며 군선교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수년째 총회군선교회 북부지회 회장으로 섬기며 군선교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처음 임하리교회를 개척할 때도 누구한테 도움을 받은 게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제가 가진 걸로 시작을 했어요.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오병이어를 허락하시더라고요.”

임 목사는 특별히 이웃 섬김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진 것을 그냥 ‘나누는’ 것이 아니라 ‘드리는’ 것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교회 구제가 성경이 말하는 사랑이 아니라 인간적인 동정이 되기 쉽기에, 무엇을 나눌 때도 ‘한 손’이 아니라 ‘두 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노숙자들을 섬기는데, 그들에게 용돈을 나눠드릴 때도 꼭 두 손으로 드린다. 두 손으로 드릴 때 열매가 있다”며 교회들마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써 ‘나눔’에 ‘드림’을 더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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