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 한국교회 성장 원동력 ‘새벽기도’하나님 인격적으로 만나는 첫 시간…희망 살아숨쉬는 계기 만들어


송태근 목사:새벽기도는 청년사역의 필요로 이뤄진 삼일교회부터 얘기가 시작돼야 합니다. 저희교회는 지역의 특수성으로 인해 새벽에 밥해 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젊은 시절 가장 힘든 취업 준비기의 청년들에게 밥과 공부할 공간을 마련해 주자는 측면에서 젊은이새벽기도가 시작됐습니다. 교회를 건축할 때 자습실을 개방할 계획을 세워두고 설계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지금은 새벽 4시에 문을 여는 자습실을 차지하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거기다 아침밥까지 제공해줘 이젠 강남교회의 한 특징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전병욱 목사:저도 밤 체질이라 새벽기도의 중요성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전에는 새벽기도의 프로그램에 대해 별 중요성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1999년 남가주사랑의교회와 로고스교회를 방문하고 새벽기도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당시 삼일교회는 10명 미만의 성도들만 참석하고 있었습니다. 한달내내 특별 새벽기도를 준비하고 홍보하여 12월에 처음으로 새벽기도다운 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명성교회(김삼환 목사)가 장년중심의 새벽기도로 유명하다면, 우리 삼일교회는 청년 중심의 새벽기도로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700명 정도가 출석하고 있으니까요. 새벽기도가 활성화 되면서 지역주민의 상권이 바뀐 점이 특징입니다. 저녁 8시면 상가들이 문을 닫고 새벽에 일찍 문을 열더군요. 저도 저녁 8시나 9시면 어김없이 취침합니다. 그리고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죠. 새벽 시간에 리듬을 맞춰놓고 나니 가족들도 모두 달라지더군요. 글쎄 큰 딸의 학교성적이 전체 1등이 되더라구요.
송 목사:새벽기도 뿐만 아니라 담임 목회자의 목회철학과 성실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목사:저는 새벽기도를 시작하면서 속된 말로 거기다 목숨 걸었습니다. 해외나 지방출장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한번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처음엔 무척 힘들었는데 요즘엔 아주 편합니다. 그렇습니다. 목회자가 바뀌어야 합니다. 목회자가 매력이 있어야 합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얼마 전부터 제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니까 교인들 사이에 자전거 타기가 붐입니다. 운동차원이 아니라 교통수단으로 말입니다. 사회변화에 교회가 민감하게 대처해 나가는 교회가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송 목사:삼일교회가 급성장하게 된 배경은 청년들에게 맞게 변화에 빨리 대응했기 때문입니다. 조어를 개발하고 문화코드를 읽는 안목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부속문화를 붙들고 바꾸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생명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목사:문화는 매우 중요한 분야입니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완전히 이해하는 가운데 품어주고 누리도록 해줘야 합니다.
송 목사:삼일교회는 디지털 세대의 감각에 맞게 본질을 꿰뚫는 안목이 있습니다. 다시말해 복음의 핵심을 통해 문화를 제압하는 통찰력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전 목사:무엇보다 중요한 건 복음입니다. 그리고 교회도 새로운 파도를 타야 합니다. 삼일교회는 청년이 7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외곽세력입니다. 일주일에 새신자가 100명 가량 출석하는데 이중 초신자는 10-20명에 불과합니다. 교인의 수평이동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수평이동하는 교인들은 왜 전에 다니던 교회를 떠날까요. 그 점에 한국 교회는 유념해야 합니다.
송 목사:자성해야 할 부분입니다. 한국 교회가 영적 기갈을 해소해 주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한 부분은 교단에도 있지만 담임 목사의 철학과 시각의 부재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현장에서 교인들을 이해하고 함께 뒹굴 수 있는 공동체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걸 못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회는 청년들이 1년 이내에 95% 이상이 떠납니다. 대부분 수험생이다 보니 뜨내기입니다. 그런데 발령받은 부임지에서 첫 월급 중 감사헌금을 보내오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밥값만 몇 천만원 들어가는데 선배들이 보내온 헌금으로 운영하고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짧은 기간이지만 1년 이내에 머물고간 그 자리에서 복음의 싹이 튼 것이지요.
전 목사:청년들 사이에 새벽기도가 확산되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겁니다. 저희 교회는 그동안 <특새> <부흥> <용미> 등의 조어를 만들어냈습니다. 만든 게 아니라 우리는 자연스럽게 쓰고 있는데 나중에 각종 언론에서 이를 채택하여 사용하고 있더군요. 최근 붐이 일고 있는 <아침형 인간>에 대한 책의 범람도 우리 기독교인의 새벽기도를 겨냥해 출발했다고 봅니다. 새벽기도가 한창 붐을 일으키니까 일반 사회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겁니다. 저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란 말을 참 좋아합니다. 새벽기도도 분명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기존에 있던 것을 등에 업고 활용한 겁니다. 백지에서 시작하면 그만큼 어렵습니다, 그래서 새벽기도는 새로운 진리가 아니라 잊혀진 진리를 되찾은 것입니다.
송 목사:우리교회는 인근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분들에게 새벽기도는 맞지 않습니다. 밤부터 새벽까지 일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성도들에게는 별도로 교회 특수환경에 맞게 저녁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합니다.
전 목사:저도 절대론자는 아닙니다. 그러나 앵글을 너무 넓히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우리교회에 새벽기도 이외에도 많은 프로그램을 시도해 봤습니다. 거기에 새벽기도가 맞아 성장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성도에게 완벽한 친절을 베풀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이빠진 것처럼 보여주고 그런 부분을 스스로 채워갈 수 있도록 남겨둬야 한다고 봅니다. 정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야 항상 성도가 긴장합니다. 예를들어 항공사에서 마일리지를 체크할 때 항상 신분증 제시를 요구합니다. 비행기표에는 이미 개인 신상이 다 입력돼 있는데도 말입니다. 이유는 그 항공사에 신뢰를 심어주면서 보이지 않게 일종의 충성을 강요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그래서 저는 교회의 좌석도 어느 정도 모자라게 배치해 놓습니다. 지각을 하면 서서 예배를 드려야 된다는 것을 심어주는 것이죠.
송 목사:새벽기도가 신드롬처럼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데 새벽기도 그 자체보다 뭘 주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기복적 가치나 축복성회 이런 내용이어선 곤란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목사:교인들에게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새벽기도를 10분 드리고 50분은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소중합니다. 자기가 새벽기도에 나왔는지, 끌려나왔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송 목사:우리교회는 주보 이외에 새벽기도에 대해 광고를 전혀 하지 않습니다. 교인들에게 억지로 참석하는 기도회가 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죠. 새벽기도는 작위적이어서는 안됩니다.
전 목사:요즘 젊은이들은 쥐고 있는 것을 함부로 내놓지 않습니다. 시간이나 돈도 함부로 투자하지 않습니다. 새벽기도에 열심히 참석한다는 것은 거기에 뭔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목회는 종합예술이거든요. 다시한번 말씀드리고 싶은데 목회자의 철학이 바로 서야 새벽기도든 설교든, 살아움직이는 것입니다.
송 목사:저는 새벽기도가 신앙의 공로주의, 바리새인주의 경향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전 목사:우리교회는 새벽기도도 줄을 서서 참석합니다. 기도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성도와 예배를 드리러 가는 성도가 하이파이브를 주고 받으며 입장과 퇴장을 합니다. 그만큼 새벽기도회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새벽을 즐기라> 이것이 저희 교회의 모토입니다. 기도회에 카풀을 이용, 참석하면서 결혼하는 사람이 부지기 수입니다. 일석이조는 물론 일석삼조 효과도 거두고 있습니다.
송 목사:아무튼 새벽기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니 반갑습니다. 비록 새벽기도가 신앙의 절대요소는 아니라 하더라도 이를 즐기는 가운데 성령을 체험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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