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이유로 희생된 교인 4136명”

국가 권위주의 확산으로 박해 늘어 … 북한, 박해지수 1위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질적, 양적 박해가 상당히 증가했다. 기독교 박해 상위 50개 국가에서 신앙을 이유로 희생된 기독교인은 전년도 2782명에서 지난해는 4136명 늘었다.<표 1> 예배당이나 기독교 건물이 파괴된 경우도 전년도 622건에서 지난해는 1266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국가별로는 북한이 18년 연속으로 박해지수가 가장 높았고, 중국은 전년도 43위에서 27위로 박해지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극심한’ 수준의 박해를 당하는 국가는 전년도와 같이 11개 국가로 조사됐다. 앞서 5년 동안 북한만이 ‘극심한’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 세계적으로 기독교인에 대한 박해 정도가 심화된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이하 오픈도어)는 1월 16일 ‘2019 세계 기독교 박해 보고서’를 발표했다. 북한은 여전히 박해지수 1위 국가로 조사됐다. 지난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개최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20∼40만명 가량의 북한 기독교들의 생활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중 5∼7만명은 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이어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가 큰 변화 없이 2위와 3위를 기록했고, 이어 리비아 파키스탄 수단 에리트레아 예멘 이란 인도 순으로 10위권 국가를 기록했다.<표 2> 10위권 밖에서는 미얀마가 24위에서 18위로,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35위에서 21위로, 알제리가 42위에서 22위로, 중국이 43위에서 27위로 크게 상승했다. 특별히 중국은 기독교 박해지수 중 폭력 부문이 두드러졌다. 중국은 재판 없이 체포 또는 구금, 수감된 기독교인 수가 전년도 134명에서 지난해에는 1131명으로 크게 늘었다. 기독교 박해 상위 50개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로, 2위를 기록한 에리트레아(370명)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파괴된 교회와 기독교 건물 수에 있어서도 중국은 전년도 10곳에서 지난해에는 171곳으로 크게 늘었다. 나이지리아에 이어 두 번째 많은 수치다.

오픈도어는 지난 해 세계 기독교 박해 경향을 크게 ‘국가 권위주의의 확산’ ‘초강력 민족주의에 기초한 정부의 기독교 배척’ ‘중동에서 사하라 사막 이남으로 과격 이슬람 세력의 확산’으로 구분했다. 먼저 북한과 중국, 베트남 등에서 국가 권위주의가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경우 ‘종교사무조례’가 2018년 2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종교적 활동이 금지되고, 이에 따라 유치원과 주일학교가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의 한 보고서에는 종교를 ‘사회주의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기 위함이라고 기록돼 있으며, 궁극적으로 중국 정부는 종교를 중국다운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여러 다양한 도구 가운데 하나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도어는 “(종교사무조례) 규칙들은 1976년 끝난 문화대혁명 이후 가장 억압적이며, 온라인에서 종교 표현과 개종에 대한 새로운 규칙들을 포함하고 있다”며 “정부 당국이 아닌 공산당이 새로운 법 시행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규제사항은 더욱 가혹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청년들과 어린아이들에게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이종만 사무총장이 16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기독교 박해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오픈도어는 강력한 민족주의도 기독교 박해의 중요한 요인으로 진단했다. 민족주의가 점차 강화되면서 국수주의 태도를 취하는 국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국수주의 체제에서 선량한 소수자 그룹들은 위협적 존재로 여겨지고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대다수가 힌두교도인 인도와 네팔, 불교도인 부탄 등이 대표적으로, 이중 인도는 인도인민당(BJP)이 집권한 이래 점점 더 극단적인 과격 힌두주의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오픈도어는 중동에서 주로 활동했던 과격 이슬람 세력들이 퇴패하면서 사하라 사막 이남으로 확산되는 것도 기독교 박해의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2017년 이후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이집트, 소말리아, 리비아, 예멘에서 성장하고 세력이 강화됐으며, 이들은 지속적으로 병사를 모집하며 약탈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도어는 “약 30개의 이슬람 무장단체들은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리, 부르키나파소, 그리고 일부 국가에서 일부 무장단체들은 지속적으로 기독교 구호단체 직원들을 인질로 삼고 있다”며 “나이지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보코하람의 폭력성은 차드, 니제르, 중앙아프리카와 북아프리카까지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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