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10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가 실시한 <2008년 교회신뢰도 여론조사>에서 일반인들의 교회신뢰도 비율은 ‘신뢰하지 않는다’가 50.8%였다. 당시 가톨릭 불교 기독교 3대 종교 중 사회봉사활동은 기독교가 가장 많이 했지만 신뢰도는 최하위였다. 그럼 10년이 지난 기독교의 신뢰도는 나아졌을까. 기윤실이 지앤컴 리서치와 2017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기독교의 신뢰도는 여전히 꼴찌였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전국 목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역시 교회를 신뢰한다는 비율은 35.5%에 불과했다.

지금 한국교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올해 한국교회는 여느 해보다 여론의 뭇매를 집중적으로 맞았다. 교회재정의 불투명, 목회세습, 목회자의 성문제 등이 쉴 새 없이 도마에 올랐다. 한국교회가 사생결단 하다시피하며 부르짖었던 동성애와 난민문제를 비롯한 이슬람대책, 양심적 병역거부의 대체복무제 등은 이와 같은 한국교회의 부정적인 여론 탓에 제대로 힘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만큼 한국교회는 올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다.

일반인들이 기독교인을 보는 시각은 10년 전과 동일하게 아직도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다. 오히려 신뢰도가 갈수록 더 떨어지고 있다. 물론 구제나 봉사는 어느 종교보다 기독교인들이 많이 한다고 인정은 하지만 그 점에 후한 평가를 일반인들은 내리지 않는다. 왜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기독교인은 ‘말만 잘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윤실이나 한목협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한국교회는 말은 옥쟁반에 금구슬인데 행동에는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불어 사회적 책임성은 등한시 한 채 기독교인 ‘그들만의 잔치’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성은 고사하고 교회에 관한 충고나 질책을 하면 이익단체로 변신한다는 것이다. 구제와 봉사도 진정성이 따라야 의미가 있다. 물질적으로 많은 액수를 이웃에게 적선했다고 만족감을 느껴서는 안된다. 업수히 여기며 깔보는 태도로 이웃에게 다가서는 것은 오히려 미움만 산다.

한국교회 신뢰도 추락에 목회자가 중심에 있다는 것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올해 여론의 뭇매도 목회자의 신상에 관한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성장과 부흥 일변도로 다가왔다면 이제는 교회다움을 회복할 시기다. 우리들만의 공동체에서 벗어나 이웃과 함께 하는 교회로 탈바꿈하길 기대한다. 그리고 낮고 겸손한 한국교회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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