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환기의 50플러스 세대와 교회의 사역 ⑨

▲ 오창섭 교수
(서라벌대ㆍ대구동도교회 장로)

가히 내몰리는 시절이다. 매일 살얼음판이다. 위기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경쟁은 치열하고 하루는 힘겹다. 먹고 사는 문제만큼 절박한 것은 없다. 50플러스 세대는 한번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기 힘들다. 이때 필요한 것이 용기이다. 

인생의 삭풍이 휘몰아치는 길목에서 용기를 낸 성도가 있다. 자원재활용업체를 운영하는 안수집사 ㅇ씨, 쉽게 말하면 고물상 대표이다. 60대 중반이지만 한 때의 가정위기를 극복하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분야, 가능성에 집중했다. 인생1막에서 중장비를 하면서 건물 철거 후 폐기물처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자원재활용사업에 뛰어들었다. 몸은 힘들어도 부지런하면 된다. 정년과 명퇴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노년의 건강은 덤이다.

목회자들의 인생2막은 어떠한가? 제일 필요한 게 역시 용기다. 목회가 항존직이어서 평생 목사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평생을 헌신한다. 어느 날 섬기는 교회가 없어지면 패배자라는 생각이 자리잡는다. 바울도 자비량목회(Tent-maker)를 하지 않았는가. 시대마다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회자이지만 무엇보다 한 가정의 가장이 아닌가? 다른 직업을 안 해 봤으니 세상을 잘 모른다. 직업세계의 이해와 목회자로서 잘 할 수 있는 강점을 발견해야 한다. 이제 한 걸음 물러섰으니 ‘내가 밑거름이 되어 사람들을 교회로 다가오게 하는 교두보로 살자’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흔들리는 50플러스 세대들이 용기를 내기 위해서는 응원이 필요하다.‘2.3.6 목회자’라는 애칭을 가진 목사님을 알고 있다. 그 분의 목회전략은 아무 일이 없어도 두 번 성도들을 방문하고 세 번 전화를 한다. 그리고 60분간 성도들의 이야기를 말없이 경청한다. 자연스럽게 등록 교인이 늘더라는 것이다. 부흥하는 교회의 비결이다. 

교회공동체는 50플러스 세대에게 응원을 해 주어야 한다. 응원을 위한 세 가지 방법은 첫째, 50플러스 세대인 자신의 의식전환, 둘째, 경청. 그리고 지지망과 버팀목이다. 오늘날 교회 내의 위기는 공동체 안에서의 친밀함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소그룹모임이 활성화되지 않은 연유이다. 친하지 않으니까 고민이 있어도 말을 안 한다. 구역모임이나 셀모임에 소속하여 밥을 같이 먹어보라.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툭툭 던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연락이 온다. “오늘 시간 있어요?” 국밥 한 그릇 하는 순간 고민을 토로하기 시작한다.

세상도 위로와 공감, ‘토닥토닥’을 노래한다. 가수 변진섭의 노래가사처럼 ‘저마다 힘에 겨운 인생의 무게로 넘어질 때 그 순간이 바로 우리들의 사랑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가 닥쳤지만 ‘절망’이 아니고 우리한테는 ‘숙제’이다. 해결하다보면 보람도 있지 않겠는가?

어찌 보면 이 시대의 키워드는 ‘응원’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가족이나 멘토, 공동체, 또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오늘에 이르렀다. 누구보다 전능하신 하나님, 그 분의 응원보다 힘을 주는 것은 없다. 경제적, 사회적 문제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으쌰으쌰’ 응원이 필요하다. 응원의 함성은 나에게만 머물러서 안 된다. 함께 응원의 파도타기를 해보면 어떨까? 힘겹게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격려하는 응원의 물결이 곳곳에서 파도치는 것을 꿈꾸어 본다.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한 분은 okairos@hanmail.net로 연락하기 바란다.

그 동안 글을 읽고 공유하며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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