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청암동산 실사 "올해 이장 추진, 교단 신앙유산으로 가꿔야"

증경총회장들이 교단의 신학을 세웠고 총신대 건립의 산파역할을 했던 고 박형룡 박사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증경총회장단회(회장:김삼봉 목사) 박형룡박사묘소이장추진위원회 위원장 김준규 목사, 서기 홍정이 목사, 그리고 증경총회장단회 총무 안명환 목사는 11월 29일 박형룡 박사가 누워 있는 파주 청암교회(권성묵 목사) 묘원(청암동산)을 방문했다. 총회장들은 박 목사의 묘소 앞에서 고인을 추념했으며 “박형룡 박사가 지키고자 했던 정통주의 신학이 계승되어 교단이 든든히 서 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청암교회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했던 박형룡 박사는 1978년 10월 25일 소천 후 청암동산에 묻혔다. 안장될 당시만해도 좋은 위치였지만 4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청암동산 앞에는 건축폐자재 공장들이 들어섰다. 대형트럭이 수시로 오가고 있으며 폐자재와 흙을 깨는 소음과 먼지가 묘쪽으로 날라들어왔다.

청암동산 입구에서 박형룡 박사의 묘소까지 가는 길지 않은 길 위는 낙엽이 가득 덮였다. 증경총회장들이 낙엽을 밟자 숨죽이고 있었던 분진가루들이 순식간에 솟아 올라와서 깨끗이 닦은 구두와 양복 바지를 하얗게 물들였다. 증경총회장들은 “이럴 줄 몰랐다”면서 “하루 속히 이전을 해 드려야 겠다”고 이야기했다.

증경총회장들은 바지에 묻은 흙을 털기 전에 박형룡 박사의 묘비에 덮여 있는 먼지를 먼저 닦아드렸다. 묘소를 지척에 두고 포크레인이 움직이고 파쇄음이 들리는 공장 지역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눈길을 교환했다.

증경총회장단을 묘소까지 안내한 이는 청암교회 이영진 장로(청암동산 관리위원장)였다. 그는 초대목사인 이환수 목사의 3남이다. 증경총회장들은 이 장로로부터 박 박사 묘소 조성 역사와 이장에 필요한 사항들을 귀기울여 들었다. 이영진 장로는 “박형룡 박사님의 묘소가 옮겨져 간다니 참으로 섭섭하고 아쉽다”면서 “그러나 박 목사님을 교단의 어른으로 모시고 교단의 자긍심을 높이려 하신다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묘소이장추진위원회 위원장 김준규 목사는 “올해 내에 이장을 추진하도록 힘쓰겠다”면서 “박 박사가 수호했던 정통주의 신앙을 확산시키고 계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위원회 서기 홍정이 목사는 “그동안 잘 섬겨주신 청암교회에 감사드린다”면서 “총회와 총신이 힘을 합해서 이 일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경총회장단회 총무 안명환 목사는 “이장을 계기로 총신신대원에 박형룡박사 추모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면서 “추모공원을 총신과 교단의 또하나의 유산으로 가꾸어가자”고 제안했다.

증경총회장들은 박형룡 박사 묘소를 실사하고 향후 총회장에게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또 총신대 김광렬 직무대행에게도 함께 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교단의 설립자임에도 불구하고 40년 동안이나 어디에 묻혔는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고 박형룡 박사. 박형룡박사 추모공원 조성 사업이 하루라도 빨리 이루어져서 한국교회 안에 정통신앙의 뿌리를 더욱 깊이 내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커져가고 있다.

박형룡 박사 추모공원 사업 전망

 

"묘소 이전 일회성 행사로 그쳐선 안돼"
묘소 앞 신학사상 기념비 세우고 뜻 기릴 추모공원 조성 찬성의견 높아

고 박형룡박사 묘소 이전을 계기로 총신신대원 양지캠퍼스에 박형룡박사 추모공원을 조성하자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증경총회장단회(회장:김삼봉 목사)는 10월 29일 열린 총회에서 박형룡 박사의 묘를 총신신대원으로 이장하기로 결의하고 추진위원회(위원장:김준규 목사)를 구성하기로 했다. 증경총회장단회는 40주기를 맞은 박형룡 박사의 묘소가 여러 가지 사유로 훼손되어서 묘소 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장 추진위원회는 11월 29일 박 목사가 모셔져 있는 파주 청암교회 묘원(청암동산)에 실사를 다녀왔다. 청암교회 동산관리 책임자인 이영진 장로와 만나 이전 계획을 협의했다. 현재 청암교회와 고인의 아들 박아론 박사 모두 이전을 찬성하고 있는 입장이다. 또 교단 내에서도 고 박형룡 박사에 대한 예우와 실추된 교단의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서 묘소 이전은 절실하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있다.

증경총회장단회는 묘소 이전을 단순한 일회성 행사로 그치게 해서는 안된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묘 이전을 계기로 ‘박형룡박사추모공원’을 형성하자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큰 건물을 짓자는 것이 아니다. 새롭게 조성될 묘소 앞에 박 박사의 신학사상을 기리는 기념비들을 세우고 교단적으로 기념공원 조성을 감사하는 예배를 드리자는 것이다. 그다지 많은 비용이 들지 않을 것이고 절차도 복잡하지 않아서 향후 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다.

증경총회장단회는 박형룡 박사 추모공원 조성 사업의 필요성을 총회장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총회 임원회가 적극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총신대학교에도 협조 공문을 보내서 효과적인 교육적 효과가 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향후 증경총회장단회와 총회임원회, 총회가 연합해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또 실무진 차원에서 관계당국과 추모공원 조성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하도록 했다.

증경총회장단회의 현재 안은 신대원에 이미 조성되어 있는 소래교회 위쪽에 공원을 만들자는 것이다. 소래교회는 예배당을 재건해서 예배나 교육의 공간으로 이미 활용되고 있다. 소래교회 앞에는 이수정 기념비를 비롯한 기념석들이 들어서 있다. 총신대학교는 소래교회 덕분에 명소로 거듭났으며 교단 교회들은 인근의 순교자기념관을 들렀다가 총신신대원 소래교회를 방문하는 것을 순례코스로 삼고 있다.

묘소 이장의 방식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방안을 놓고 지혜를 모으고 있다. 오랜 기간 만에 개장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 이장의 방식을 유연성있게 취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증경총회장단회 김준규 목사는 “여러가지 방안을 열어두고 이장 추진 및 추모공원 조성 작업을 추진하겠다”면서 “고인의 40주기를 맞는 올해 내에 이 사업이 결실을 맺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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