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 거친 몸싸움 속 파행

비대위 측 노회장 선출 … 명성 “선거 인정 못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총회장:림형석 목사·이하 예장통합) 서울동남노회가 명성교회 건으로 파행을 거듭한 끝에 비대위 측 김수원 목사(태봉교회)를 노회장으로 선출했다. 서울동남노회는 10월 30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제75회 노회를 열고, 김 목사를 주축으로 한 새로운 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나 명성교회 측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노회 분립까지 시사했다.

서울동남노회는 개회예배부터 명성교회 문제로 설전을 벌이다, 회무 시작 15분 만에 명성교회를 지지하는 직전 노회장 고대근 목사가 산회를 선언했다. 비대위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회의를 진행해 직전 부노회장 김수원 목사를 노회장으로 추대했다. 이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으며 장내의 전등이 차단되고 마이크가 꺼졌다. 취재를 하려는 기자들과 내쫓으려는 일부 노회원들 사이에서 폭력 사태도 발생했다.

▲ 서울동남노회 비대위 김수원 목사(왼쪽)와 비대위 소속 목회자들이 직전 노회장의 산회선언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회의는 산회 직전까지 비공개로 진행됐는데 일부 노회원들에 따르면 비대위는 명성교회 지지 성명 등을 발표했던 고대근 목사의 사회자 자격을 문제 삼았다. 공방이 계속되던 도중 명성교회 지지 측이 “(입장이 다른) 양측을 나누자”는, 사실상 노회 분립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고 목사가 산회 선언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남아있는 노회원들은 임시의장으로 엄대용 목사를 세우고, 김수원 목사를 노회장에 추대했다.

명성교회 이종순 장로는 “노회가 하나 되어 같이 가면 바람직하겠지만 어려울 것 같다. 명성교회와 노회 임원들이 자리를 같이해 보겠다”면서 노회분립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비대위 장병기 목사는 “부노회장인 김수원 목사의 노회장 승계를 반대하고 명성교회에 대한 교단 결의를 잘못됐다고 말하는 노회장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으나 불법 산회를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새롭게 꾸려진 서울동남노회 임원회는 11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대근 목사가 불법으로 산회했기 때문에 이후 진행한 노회장 추대는 유효하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김수원 목사는 “고 목사는 동의를 묻지 않고 혼자 나가 노회는 폐회할 수 없었으며, 노회원이 2/3 이상 남아있어 임시의장을 선출하고 임원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수원 목사는 “우리는 법과 원칙을 따라갈 것이다. 한 교회 문제 때문에 노회에 소속된 128개 교회의 현안들을 더 이상 손 놓고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임시노회는 11월 20일 열릴 예정이다.

명성교회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동남노회 제75회 노회는 회무를 진행하지 못하고 산회했다”며 이후 진행한 임원선거 등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서울동남노회는 사고노회로 지정될 소지가 많아졌으며, 경우에 따라 분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노회 분립을 언급했다.

노충헌 기자 mission@kidok.com
박용미 기자 mee@kidok.com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