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교단 총회 이슈별 정리 ③여성 문제와 대사회 안건

대책위 구성 잇따라 … 인식 개선은 제자리 걸음
3·1운동 100주년 기념·통일 사역에 큰 관심 보여

교회여성 이슈 ‘느리게 한 걸음씩’
올 한해 최대 이슈였던 미투운동은 총회에서도 관심거리였다. 각 교단들은 특별히 성폭력에 대한 치리와 징계, 관련 교육을 강화하는 데 나섰지만 교회여성들에 대한 인식 개선은 제자리걸음이었다.

기장은 제103회 총회에서 교회 내 여성 성폭력 근절을 위한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총회임원회 산하에 전문가들로 성폭력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노회와 신학교에서 성폭력 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또한 성윤리강령도 채택해 교회 내 성차별과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보여줬다.

기장이 강력한 대책을 내놓은 것은 총회 산하 양성평등위원회의 교단 성윤리 의식 실태조사 결과와 총회를 앞두고 터진 교단 소속 목사의 성폭력 사건 때문이었다. 양성평등위원회는 교단 내 성윤리 조사에서 응답자 718명 중 30%가 교회 내에서 성적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 예장통합 총회

특히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조치 및 징계 절차가 미흡해 2차 피해까지 일어난다고 지적했다. 실태조사를 근거로 성윤리강령 채택, 성폭력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103회 총회에 헌의한 상황에서 지난 8월 기장 소속 박모 목사의 성폭력 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으로 기장 총대들은 성폭력 대책의 필요성을 절감하며 중요한 결의를 했다.

성폭력대책위는 총회임원회 산하에 조직해서 교회 내 성폭력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위원은 성폭력 상담과 정신과 전문가를 포함해 10명으로 구성하며, 여성 위원을 5명 이상 선임하기로 했다. 성폭력대책위에 피해 신고가 들어오면 피해자 상담과 진상조사를 하고, 충격을 받은 공동체의 치유 활동까지 펼칠 예정이다. 또한 성폭력 예방 의무교육 실시 결정도 주목받고 있다. 기장은 목회자를 대상으로 각 노회에서 연 1회 이상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신학교에서도 의무적으로 예방교육을 진행하기로 했다.

예장통합은 헌법에 ‘성폭력 범죄’를 명시하며 관련 범죄에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댈 것을 천명했다. 헌법 목사의 자격 중 무흠에 ‘성폭력 범죄는 벌금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 복직에 있어서도 ‘성폭력 범죄로 자의 사직이나 면직된 경우는 부임과 복직에 있어서 7년을 경과해야 한다’는 문구를 삽입했다. 책벌의 종류와 내용에도 성폭력범에 대한 가중처벌 항목을 추가했다. 이는 새 회기 헌법개정위원회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예장백석대신은 최초로 여성 총대를 파송했다. 2012년 여성 목사 안수가 실시된 지 6년 만이었다. 반면 예장통합은 작년 총회에서 ‘각 노회당 여성 총대 1인 파송’을 결의했으나 권고 조항으로 분류되어, 여성 총대가 작년 17명에서 30명으로 늘어나는 것에 그쳤다.

예장고신은 지난해 여성 목사를 비롯해 장로, 집사 등 모든 직분을 전면 허용한 네덜란드개혁교회(RCN)와의 관계를 재고하기로 결의했다. 예장고신은 “RCN을 개혁주의 신앙과 신학의 본산으로 들어왔던 고신총회에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우려를 표하며, RCN에 여성 직분에 관한 결정을 재고하도록 권면하기로 했다.

‘대사회 영향력 미미’ 아쉬워
2018년 각 교단의 총회를 폐회한 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교회 내부 문제에 묶여 사회에 관심이 부족한 것’을 꼽았다. 교회는 한국 사회에서 영향력 감소를 걱정하고 있지만, 총회 현장에서 이에 대한 고민과 논의는 하지 않는 것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관심은 ‘한반도 평화’다. 하지만 총회 현장에서 이를 논의하고 결의한 교단은 극히 드물었다. 예장통합과 기장 등이 구체적으로 2019년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과 통일 사역 전개를 결정했다.

예장통합은 새 회기 통일 사역과 관련해 ▲정책 프로그램 개발 ▲통일선교대학원 운영 ▲현장개발 활성화 사업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예장통합은 지난 회기 탈북민 선교 세미나를 개최하고, 중국 단동을 통해 인도적 지원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사역을 통해 북한에 대한 이해를 높여왔다.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고 있는 만큼 새 회기에도 그 정신을 이어 상호 협력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별히 교회협이 간사 단체가 되어 구성한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에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예장통합은 제101회기 총회부터 3.1운동백주년기념사업위원회를 조직하고 사적 지정 및 발굴 홍보, 전수 조사, 사료관 운영, 학술대회 등을 진행해 왔다. 올해 총회에서도 2019년 3월 1일에 총회가 준비한 예배안에 따라 전국 교회가 기념예배를 드리고, 3.1운동에 참여한 교회에 기념현판을 수여하는 안건을 논의했다. 총회 직후에 신임 임원단이 첫 사업으로 천안 유관순기념교회에서 시무예배를 드리면서, 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새 회기를 의미 있게 보낼 것을 다짐하기도 했다.

▲ 기장 총회

기장은 총회 주제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민족과 함께’로 정하며 적극성을 보였다. 총회에 앞서 가장 교단과 협력하고 있는 15개 국가의 교회 대표와 함께 제주도에서 국제선교대회도 개최했다. 국제선교대회를 개최한 이유는 ‘3.1운동 100주년과 한반도 평화 시대’에 맞닿아 있다. 3.1운동은 독립을 위한 만세운동 성격인 동시에 인류 공영과 평화를 위한 선언이기도 했다. 기장은 3.1운동의 평화 정신을 되새기며, 한반도 평화 문제가 남북한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도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국제선교대회에서 담아냈다. 기장은 총회 차원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진행하면서 세계 교회와 함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끝>

박민균, 이미영, 박용미 기자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