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양문교회, 복음 회복 힘쓰는 공동체성 진력

‘하나님 나라 모형으로서 교회’ 고민, 사역에 담아

▲ 윤해근 목사는 “복음의 본질을 잊지 말고 교회에 맞는 사역의 그릇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공동체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는 관계를 중시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교회의 유기적 특성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교회가 조직체로서 효율과 경쟁과 성장에 집중하면서 변질했고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고 인식한 것이다. 선구적인 목회자들은 교회 주도로 엔지오와 협동조합을 설립해 마을공동체사역과 지역공동체운동까지 나아가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릇이 아닙니다. 질그릇에 보화가 담기면 소중한 보물로 여겨지듯, 그 안에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담겨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 십자가의 복음을 회복하면 공동체성은 발현됩니다.”

▲ 천안양문교회는 1997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교회 공동체와 지역 공동체에서 이뤄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천안양문교회는 공동체 사역을 펼치는 교회들과 함께 복음 안에서 하나 됨을 이루고 있다.

천안양문교회 윤해근 목사는 공동체사역을 비롯해 가정교회 작은교회운동 미션얼처지 교회분립운동 등을 ‘복음을 담는 그릇’으로 규정했다. 교회가 본질을 회복하는 길은 그릇이 아니라 내용, 곧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믿고 그대로 살아내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교회회복운동들이 의미 없다는 것이 아니다. 윤해근 목사는 한국공동체교회협의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20년 넘게 공동체사역에 매진하며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윤 목사는 본질을 간과하고 형식만 따라가는 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경계한 것이다. 복음의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은 상태에서, 카페 작은도서관 복지사역 문화사역 엔지오 협동조합 공동체운동 교회분립 등 자기 교회에 맞는 그릇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천안양문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공동체 그릇’에 담기로 했다.

▲ 교회 공동체와 지역 공동체에서 복음의 향기를 드러내고 있다.

윤해근 목사는 국책기관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10년 동안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사람을 살리고 사람을 세우고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비전을 이뤄가는 것”에 더 매력을 느꼈다. 선임연구원이 되어 얻을 지위와 안정을 버리고 신학을 택했다. 서울양문교회에서 사역하던 중 36번째로 개척 지원을 받아 1997년 10월 천안양문교회를 세웠다.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 인근에서 개척한 이래 21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윤해근 목사는 총신신대원 시절 동아리 ‘코이노니아’에서 공동체사역을 만났다. 코이노니아에서 성경이 말씀하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교회에서 어떻게 이뤄갈 것인지 고민했다. 하나님 나라의 모형으로서 교회는 성도들의 공동체이며,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기 위해 약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끌어안고 하나됨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지금까지 천안양문교회를 통해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담아내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천안양문교회는 성도의 공동체로서 수평적이다. 윤 목사는 부목사에게 존댓말을 하고, 장로는 집사보다 높은 계급이 아니다. 성경에 따라 맡은 직분이 다를 뿐 성도에게 지위고하는 없다. 각종 위원회도 없다. 조직문화를 연상시키는 위원회 대신 예배개발원 전도봉사개발원 정착교제개발원 공동체개발원 등 자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전문 부서가 있다.

천안양문교회는 하나님 나라의 모형으로서 지역에 복음의 향기를 전한다. 천안 외곽에 위치한 목천읍은 어려운 주민들이 많다. 명절과 절기마다 선물을 100개 이상 준비해서 불우이웃에게 전하고 있다. 알코올 게임 도박 등에 빠진 중독자들을 ‘정서적 약자’로 부르며 지원 사역을 펼치고 있다. 천안 동남부 지역의 자살예방 생명지킴 거점 교회로서 자살자 예방과 유가족 보호 사역도 한다. 지역 단체들은 천안양문교회에 청소년시설과 노인요양시설을 맡아 운영해 달라고 요청하고, 주민들과 학교장들은 윤 목사를 운영위원으로 위촉해서 갈등중재와 문제해결을 부탁하고 있다. 천안양문교회가 내뿜는 복음의 향기를 모두 맡은 것이다.

윤해근 목사는 “보물 같은 복음을 온전히 담아내기에 여전히 부족하다”며, 자신은 지금도 “복음으로 깨지고 있고. 하나님께서 복음을 체화하도록 이끄신다”고 말했다. “하나님 나라는 통치의 개념입니다. 복음이 몸에 배어 내 안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면, 내가 있는 가정 교회 직장 사회 국가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뤄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증언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세상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필요합니다.”

천안양문교회를 나서면서 다시 낡고 허름한 예배당과 철제 콘테이너들로 만든 사무실을 뒤돌아봤다. 무질서하고 초라하지 않았다. 온 몸으로 ‘우리는 형식이 아닌 본질에 집중하고, 외형이 아닌 복음사역에 재정을 사용한다’는 것을 증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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