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교회, ‘작은도서관’ 프로젝트로 친밀한 소통

접촉점 넓히며 사역 확대, 개척 5년만에 ‘자립’

▲ 장윤제 목사

청림교회(장윤제 목사)가 이룬 기적은 10평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시작했다. 2012년 경기도 광주시 송정동에 첫 발을 내딛은 장윤제 목사는 1년 동안 기도하면서 목회를 준비했다.

이와 함께 한 해 동안 송정동 일대를 리서치했다. 인구 구성은 어떻게 되어있는지, 지역주민들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목회사역을 시작하면 접촉점은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지 발품을 팔며 조사하고 또 조사했다. 그리고 2013년 ‘작은도서관’을 개관했다. 도서관법 시행령에 따르면, 작은도서관은 10평 이상의 공간에 좌석 6개, 책 1000권 이상만 있으면 누구나 개관할 수 있다. 신고제이기 때문에 까다로운 절차나 심사도 없다. 장윤제 목사는 “교회 내 유초등부 시설과 같은 교육시설도 가능하고 심지어 통로에 자리를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정부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매년 정부로부터 500만원의 지원금이 나와서 신간 베스트셀러도 구비할 수 있다. 또한 작은도서관 안에서는 각종 활동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교인 5명만 모아서 풍선아트 동아리를 구성했다고 치자. 그러면 정부에서 매월 강사료와 동아리 운영비를 지원한다. 꽃꽂이 교실도 가능하고, 손글씨 동아리도 마찬가지다.

작은도서관 내에서는 교육도 가능하다. 최근 강남 교육계에서 유행하고 있는 거꾸로 학습법을 교회 내 작은도서관에서 실시할 수 있고, 영어 수학 논술 등을 ‘합법적’으로 가능하다.

“종교시설에서 교육을 실시하면 학원법에 저촉됩니다. 한때 교회에서 유행병처럼 돌았던 방과후학교도 허가 없이 운영할 경우 300만원 이상의 벌금을 물고 폐쇄됩니다. 하지만 작은도서관은 평생교육시설이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심지어 강사료까지 정부에서 지원하니 금상첨화죠.”

▲ 청림교회는 작은도서관을 시작으로 북카페, 레고블럭방, 지역아동센터 등을 통해 지역과 소통하는 교회로 정착했다. 청림교회는 지역섬김으로 교회 부흥뿐만 아니라 교인들에게 직업의 문까지 열어주는 효과를 맛보고 있다. 기업체와 연계한 지역섬김 프로젝트.

사실 전국 교회 안에 작은도서관이 2000여 개 존재한다. 그러나 95%는 개점휴업 상태다. 이유는 시설을 갖추는데 목표를 두고 운영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즉 결혼식에만 집중하고 결혼생활에는 생각이 없어서 이혼하는 가정과 같은 꼴이다.

“많은 교회들이 교회 내 도서관을 설립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도서관이 무슨 필요가 있죠?”

장윤제 목사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특별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그 중 첫 번째가 ‘카페’다. 최상급 원두를 들여와 북카페를 차렸다.

“북카페를 운영하는 교회들의 실수 중 하나가 기독교라는 장벽을 높이 쌓는 것입니다. 기독교를 혐오하는 시대에 기독교 색채를 너무 강하게 내면 오히려 반감만 삽니다. 따라서 저희는 교회 색채를 최대한 가려서 진입 장벽을 낮췄습니다.”

장윤제 목사의 전략은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동네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질은 높이고 가격은 저렴한 좋은 카페로 소문이 났다. 오전에 북카페 문을 열기 바쁘게 손님(예비신자)이 스스로 찾아왔다.

▲ 예꿈 문화센터.

젊은 엄마들이 모이다보니 아이를 맡길 곳이 필요했다. 청림교회는 주민들의 이러한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작은도서관 옆에 ‘레고블럭방’을 꾸민 것이다. 장윤제 목사는 “개척 교회 입장에서 1500만원을 투입해 레고를 구입한다는 것은 무모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다음세대가 없는 교회는 소망이 없다는 목회철학이 있기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청림교회는 작은도서관 개관 1년 만에 지역과 소통하는 교회로 정착했다. 젊은 엄마들이 청림교회를 믿고 자녀를 맡길 정도로 유대관계가 강해졌다. 그래서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광주시에 민원을 넣었다. “청림교회 안에 지역아동센터를 개설해 주세요.”

지역주민들의 민원의 힘으로 2014년에는 ‘샬롬지역아동센터’를 개원했다. 매일 35명의 어린이가 청림교회가 운영하는 샬롬지역아동센터에서 말씀과 공부를 병행해가며 미래의 꿈을 키우고 있다.

▲ 다음세대 부흥의 원동력이 된 레고블럭방.

청림교회는 작은도서관을 시작으로 북카페 복지센터 문화센터 상담센터 노인센터로 등으로 사역의 문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웃과 접촉점을 넓히고, 결과적으로는 교회를 부흥시키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교회 내 젊은 청년들에게는 직장의 문제도 해결해 주고 있다.

교회 개척 5년 만에, 10평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이 공간 안에서 다음세대는 미래를 준비하고, 젊은 청년들은 직업을 갖게 되고, 어르신들은 복지의 혜택을 누린다.
장윤제 목사는 청림교회가 이룬 기적을  공유하기 위해서 사단법인 한국복지목회협의회를 설립하고 2개월에 한차례 세미나를 통해 노하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개척 5년 만에 자립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매일 아이들과 사람들도 교회가 북적입니다. 그것이 가장 행복하죠. 이들에게 복음은 심는 교회가 됐으며, 미래 목회에 비전을 제시하는 교회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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