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목사(주필)

리더의 조건은 두 가지다. 그 두 가지 조건 중 첫 번째는 관용이다. 고전을 읽다보면 리더가 될수록 조심해야 하는 것이 언행임을 배우게 된다. 주역에 이런 말이 나온다. “낮은 지위에 있는 자는 정도만 지켜도 잘 되지만 높은 지위에 있는 자는 정도를 지켜도 널리 은택을 베풀지 못하면 길하지 못하다.” 리더는 언제고 은택을 베풀며 살아가야 한다. 그것이 리더의 덕목이기 때문이다. 명예와 이익을 나누어 주는 것도 관용의 일종이다.

하지만 리더에게서 관용은 시작에 불과하다. 두 번째 리더의 조건은 지혜와 전략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리더십의 주인공이 바로 이순신 장군이다. 충무공의 23전 23승의 신화는 그가 지혜와 전략을 갖춘 리더였음을 보여준다. 이순신 장군은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에 일본과 조선의 해전을 위한 병서를 두루 섭렵했고 특히 조선 수군의 함선인 판옥선의 장단점은 물론이고 일본 수군의 주력선인 아다케 부네와 세키부네에 대해 미리 연구하였고 이들을 섬멸하기 위해서 거북선이라는 위대한 함선을 만든 지혜로운 리더였다.

뿐만 아니라 일본 수군의 전술인 등선육박전술 즉 적선과 충돌하여 서로 뒤엉킬 때 상대방 배에 올라 칼로 육박전을 벌이는 전술을 익혔다. 당시 이 전술에 능한 일본군들을 무력화하기 위한 전략까지 세워 놓은 지략가였던 것이다. 거북선의 덮개를 날카로운 표창 같은 검으로 뒤덮은 것은 왜군이 배로 뛰어올라 등선육박전술을 못하도록 만든 것이었다. 이순신 장군의 지혜와 전략이 돋보이는 전술은 학익진전법이다. 장군은 육군들이 이용하는 학익진을 해전에 이용했다. 당시 학익진 진법은 장수라면 누구나 아는 전법이었지만 그는 이 전법으로 대승을 거두었다.

리더는 용기와 열심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용기와 열심만 있는 리더는 부하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독서가 필요한 것이다. 이순신 장군의 대표적 전략은 만전지책(萬全之策) 전략과 선승구전(先勝求戰)의 전략이었다. 만전지책이란 만반의 전투준비는 승리의 기초라는 말이고, 선승구전은 이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뒤에 싸워야 한다는 말이다.

명심하자. 리더는 전략과 지모로 싸우지만, 하수는 감정과 조급함으로 싸운다는 것을. 여기서 우리가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리더는 늘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에게 꼭 필요한 것은 지혜와 전략이다. 지혜와 전략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인데, 이는 독서를 통해서만이 얻어지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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