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간된 신학서적들을 소개한다. 신학의 주요 연구대상이 성경인만큼 성경강해와 주해서들이 여전히 강세인 가운데, 교회개혁은 계속되어야 함을 일깨우는 종교개혁에 관한 책들도 선을 보였다. <편집자 주>

 

신약과 레위기 접촉점 정리하다

<거룩:성소와 삶 속에서 만나는 거룩하신 하나님>
(김덕중 지음 / 킹덤북스 펴냄)

구약성경 가운데 가장 어려운 책이 '레위기'일 것이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레위기를 가장 먼저 읽고 배운다. 신약성경의 저자나 초대교회는 레위기 안에서 그리스도의 속죄의 의미를 발견하고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 살아감의 원리를 찾으려고 했다.

저자 김덕중 교수(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는 레위기의 중요성을 다시 회복하고 그 안에 담긴 보화를 캐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신약성경(특히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구속)과 레위기와의 관계에 강조점을 두었다는 특징이 있다.

책의 구성은 레위기의 구조에 따라 성소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전반부(1-16장:제사 법전)와 공동체 생활을 배경으로 하는 후반부(17-27장:성결법전)로 나누었다. 주해서의 특징에 따라 절별 혹은 단락별 내용 설명에 초점을 맞추었다. ‘본문읽기’ 부분에서는 각 장의 본문과 함께 본문 이해에 필요한 사본상/번역상 정보를 담았다. 그리고 구조 분석(‘구조’)과 본문 주해(‘주석’)에서는 각 장의 전체 구성과 절별 혹은 단락별 의미를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어서 본문 주해 과정에서 드러난 신학적 주제와 신약성경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각 장 끝에는 그룹별 성경 공부 및 토의를 위한 질문을 제공했다.

 

“성결법전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레위기 성결법전의 신학과 윤리>
(김선종 지음 / CLC 펴냄)

저자 김선종 교수(호남신대)는 '레위기'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구약성경의 메시지 뿐 아니라 예수님과 바울의 신학과 구원의 역사 또한 바르게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레위기는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를 이루는 원리인 법을 다루고 있는데 이는 구약시대 뿐만 아니라 신약과 기독교 공동체와 관련해서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레위기의 성결법전(17-26장)에 비추어 삶의 현실에서 맞닥뜨리는 문제를 해석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가장 위대한 종교와 사상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고귀하고 고결한 사변이 아니라, 가장 구체적인 변혁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레위기의 성결법전이 가지고 있는 신학과 윤리의 차원을 다룬다. 신학의 차원에서 신앙공동체로서의 가족, 정치 현실에서 비롯된 정치 조약과 이스라엘의 계약신학, 오늘날 지구 공동체의 존속을 위협하고 있는 지진, 원자력발전소, 메르스, 조류독감 등 생태계 문제, 빚의 탕감을 비롯한 인간 평등의 문제, 사회 정의와 경제 정의의 문제 등에 대해서 성결법전이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를 신학적 차원에서 다룬다. 윤리적 차원에서 레위기가 오늘날 이른바 제4차산업혁명 시대의 삶에 어떠한 의미를 주는지도 살펴본다.

 

“작은 서신 안에 위대한 복음 있다”

<작은 서신 안에 담긴 위대한 복음>
(이상웅 지음 / 솔로몬 펴냄)

1장이라는 짧은 분량의 '빌레몬서'가 한권의 멋진 강해서로 다가왔다. 빌레몬서는 스물 다섯 절 밖에 되지 않고, 헬라어 단어 333개가 들어있다. 내용은 바울이 도망쳤던 노예인 오네시모를 원주인 빌레몬에게 돌려보내면서 선처해줄 것을 간청하는 개인적인 편지다.

그런데 저자 이상웅 교수(총신대신대원)은 “이 작은 서신 안에 위대한 복음이 담겨 있다”고 말한다. 그는 “바울은 (빌레몬서에서)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통해서 성취되고, 성령의 역사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가 성도의 실제적인 삶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며 어떻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빌레몬서를 본문으로 무려 10편의 설교를 만들었으니 “빌레몬서에 위대한 복음이 담겨 있다”는 저자의 고백이 진실하다고 느낀다.

저자는 1세기 당시 역사 문화적 배경 뿐만 아니라 헬라어 단어에 대한 적절한 분석을 통해 본문의 의미를 명쾌하게 드러내준다. 현대의 해석 뿐만 아니라 초대 교회 교부들과 종교개혁자들의 해석도 소개하고 있다. 시의적절한 예화를 통해 본문의 세계를 더 제대로 들여다보게 한다. 오늘날 당면한 난제들에 대해서도 시류에 따르지 않고 복음의 적용을 통해 해결하는 지혜를 전해준다.

 

“참복음 놓치면 그리스도 잃는다”

<당신을 위한 갈라디아서>
(팀 켈러 지음 / 두란노 펴냄)

팀 켈러 목사의 책을 기다리는 것은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는 '갈라디아서' 강해다. 저자는 “갈라디아서는 다이너마이트”라면서 “우리에게 깊은 의미와 안정과 만족을 누리게 하는 기쁨과 자유의 폭발이며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부르시는 복된 삶”이라고 정의한다. 그 이유는 “우리를 복음과 대면시키기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사도바울이 은혜 가운데 출발했지만 하나님께 인정받기 위해서 행위로 돌아간 갈라디아교회를 향해 다시 복음으로 돌아올 것을 외치고 있음을 가르친다. 갈라디아교회 일부 교사들은 뭔가를 더해야 하나님께 온전히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나님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바울이 가르친 방식과 전혀 다르게 제시했다. 이 다른 복음은 문화적 분열과 갈등을 일으켰고 바울은 치열하게 다른 복음과 맞서 싸웠다. 참 복음을 놓치면 곧 그리스도를 떠나고 잃기 때문이다.

바울은 갈라디아서에서 복음이 무엇이며 어떻게 역사하는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그 수신자는 비신자가 아니라 믿음을 고백한 그리스도인이었다. 오늘날에도 복음이란 일련의 기초 교리이며 사람을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게 하는 관문 정도로 잘못 이해하고 있을 수 있다.

성경의 첫 관문인 창세기는 언제부터인가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앞서서 과학적 논쟁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김재구 교수(하임바이블아카데미 원장)가 쓴 <창세기 로드맵>(홍림)을 읽으면 창세기가 다시 하나님의 말씀으로 보인다. 논쟁을 위한 논쟁을 걷어버리고 창세기 전체의 본래 의도된 구조를 찾아서 그 구조를 따라 해석하며 이야기들을 연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세기는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일의 시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작에서 이루고자 하셨던 것이 아직도 이 땅에 실현되지 않고 있다면 창세기는 시작되었으되 아직도 끝나지 않은 하나님의 갈망을 담고 있는 것입니다.”

창세기는 수천년 전에 쓰였지만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여전히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창세기에는 우리가 가야할 길에 대한 지도가 주어져 있다”면서 “창세기는 우리가 시작하지 않은 이야기의 중심 주제가 무엇이고 어디로 가야 할 것이며 그것에 장애를 주는 산적한 문제가 무엇인지, 또 우리 앞서 살았던 사람들이 길을 잃고 바른 길을 찾지 못했던 이유를 알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창세기 속에서 이스라엘의 존재의미를 밝히고 현재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설명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회복해야 할 것은 아담과 하와가 무너뜨린 하나님과의 관계 파괴와 가인과 아벨 사이에서 벌어진 사람과의 관계 파괴를 돌이키는 것이었음을 밝힌다. 따라서 이 시대 그리스도인 또한 같은 사명을 완수해야 한다.

“창세기 전체의 의도된 구조인 역대칭 구조를 제시하고 그 구조 속에서 각 부분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세 방향(한눈에 읽기, 문학적 구조 따라 읽기, 세부적 주제 따라 읽기)으로 반복해서 읽게 되어 분명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기독교 성지순례 50 벨트>
(김재현 등 지음 /키아츠 펴냄)

2017년에는 종교개혁 500주년이라고 해서 유난히 해외성지순례가 많았다. 그런데 우리는 이땅에 있는 기독교 유적지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책은 국내 기독교(개신교) 성지들을 총 망라했으며 책을 보고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편집을 배려했다. 자동차로 하루면 돌아볼 수 있을만큼의 지역 내 유적지들을 특징별(50지역)로 묶었다. 전화번호와 관련 홈페이지, 사진과 지도, 꼭 필요한 부연설명들이 있기에 이 책 한권만 들고 있으면 걱정이 없다. 서두에 ‘코스 정하기’, ‘개인 준비물’, ‘애프터 미팅’ 등의 준비 팁을 담았다. 저자 김재현 목사는 “개신교 유적지에는 일제와 한국전쟁 당시 억압과 순교를 당한 장소와 인물과 기념비 등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종교개혁이 알고 싶다>
(조현진 지음 / 넥서스크로스 펴냄)

루터에 의해 시작된 종교개혁이 어떻게 확산되고 발전했는지를 자세히 알려준다. 또한 종교개혁에 참여한 중요한 인물들과 그들이 남긴 저술들을 소개하므로 종교개혁의 심층을 깊이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특히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순교한 수많은 선진들의 피가 얼마나 값진가를 보여준다. 또 우리 귀에 익숙하지만 잘 몰랐던 중요한 신앙고백서들의 배경과 핵심 교리를 명확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1장에서는 종교개혁의 역사적 배경과 하나님의 섭리를 밝혔다. 2장부터 7장까지는 루터파, 개혁파, 재세례파 등이 성취한 종교개혁의 역사적 내용들을 다뤘다. 8장에서는 각 교파 신앙고백서들의 역사적 배경과 함께 신학적 특징들을 성찬 문제에 맞추어 검토해 보았다.

 

<종교개혁 길 위를 걷다>
(김성영 등 지음 / 두란노 펴냄)

국민일보에서 2016년부터 1년간 ‘영성의 현장을 찾아서’란 제목으로 연재한 시리즈를 묶었다. 종교개혁의 불길이 어떻게 세상에 영향을 끼쳤고 성령 하나님의 역사는 어떻게 독일에서 유럽으로, 유럽에서 미국으로, 그리고 한반도까지 전해졌는지를 소개했다. 타 저서와 달리 한국 땅에서 어떻게 개혁 정신이 꺼지지 않고 타올랐는지 그 현장을 돌아봤다는데 특징이 있다.

신학자와 목회자로 구성된 5명의 필자가 종교개혁의 발상지인 독일과 스위스, 프랑스와 영국, 미국과 한국 땅 곳곳을 방문해서 역사의 현장을 추적하면서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해답을 찾고자 했다. 한국교회에 다소 생소했던 인물이나 장소, 사실 관계 등을 새롭게 조명했기에 돋보인다.

 

<진리 분별>
(김홍만 지음 / 좋은땅 펴냄)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해설이다. 수많은 이단들과 오류가 넘쳤던 시대에 분별을 위해서 작성했던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를 공부하는 것은 이 시대 진리 분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이 책은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의 조항들이 강조하고 있는 신학적 내용들에 초점을 두었다. 또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를 정확히 번역했다. 이를 위해서 신앙고백서 초판과 현대어판(미국 장로교회의 PCA, OPC판)들을 참조했으며 특정 항목의 서술에 대한 총회회의록까지 참고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역본 가운데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원들이 신앙고백서를 작성하면서 의도하였던 것과 정반대되는 해석을 한 것도 있다. 김홍만 목사는 “독자들이 진리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오류를 분별할 영적 통찰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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