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에 희망이 있는가?’ 총회 산하 많은 목회자와 뜻있는 성도들에게 왕왕 듣는 말이다. 총회를 두고 대다수 교단 목회자들은 거룩성은 커녕 더 이상 분탕질하는 정치의 장으로 총회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생산적인 총회를 기대하는 것은 이미 포기했고, 더 이상 악화되지 않는 총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말하는 인사들도 많다. 나아가 솔직히 이런 총회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고 서슴없이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다.

총회를 두고 일부 ‘정치꾼들의 자리’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교단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리그’로 총회가 불리는 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총회가 이렇게 적나라하게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친 적은 근래에 없었다. 소소한 이견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막가파식의 총회는 정녕 아니었다. 총회임원 선거를 치러도 승패를 떠나 서로 존중할 줄 알았고, 증경총회장이나 선배들이 조언을 하면 받아들이며 공경할 줄도 아는 총회였다. 그런데 총회 내 조직이나 행정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들이 거꾸로 가고 있다.

이번 총회임원 후보자들의 정견발표회에서 나타난 공통점은 “총회가 이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법과 원칙도 없이 흔들리는 이 때에 미래로 나가기 위해선 지금이 결단할 시점이며,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스스로 무너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새롭게 출발하자는 후보자들의 다짐들이 호소력 있게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정책을 바로 수립하여 다음세대에 희망을 전하는 총회가 되어야 한다는 점도 잊지 않고 거론했다. 물론 적임자는 본인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예년과 달리 제103회 총회는 크게 문제가 될 만한 헌의가 별로 없다. 과거에는 총회 4대 사건이니 5대 사건이니 하면서 비리의 온상처럼 여겼던 정치적 문제들이 많았지만 올해는 총회 단골이슈인 납골당과 총신대 후속처리를 빼고 나면 행정적 요소들이 대다수다. 이단조사와 총회선거규정 개정 그리고 헌법과 규칙을 개정하자는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렇다면 제103회 총회는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가.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수 년동안 총회라 하면 정나미가 떨어진다고 얘기하던 자들이 총회에 관심을 갖도록 생산적인 총회를 만들면 된다. 쉽게 말해 정치 총회가 아닌 정책을 논하고 희망을 얘기하는 총회가 되도록 회무를 이끌면 된다. 거기다 축제 총회를 지향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총회가 철저히 바닥을 쳤다면 지금은 고점을 향해 올라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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