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신간] 정장복 목사 <예배의 신학>

예배의 본질과 회복 위한 대안까지 제시

<예배의 신학>(정장복 저, 예배와설교아카데미 간)이란 책 내용을 소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자 정장복 목사의 프로필을 되짚어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장복 목사는 한국교회 예배학 분야의 1세대로 불리며, 기독교예전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최초의 인물이다. 매년 한해의 예배방향을 절기에 따라 정리한 <예배와 설교핸드북>을 비롯, <설교의 분석과 비평>, <예배학개론> 등 80여 권의 저서를 발표했다. 현재 장신대 명예교수와 한일장신대 명예총장이며 ‘예배와설교멘토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교회 예배학의 권위자인 그가 오랜만에 새로운 책을 냈다는 것 자체가 화제다.

이 책은 24개장(614쪽)으로 구성했다. 세계교회사 속의 예배 발전 역사, 한국교회 예배와 예전의 지난 100여 년, 현재 예배의 현실진단과 실제적인 개선방안을 총망라했다. 예배에 대한 신학적 이해, 예배의 올바른 준비, 순서진행, 인도자의 자세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부록으로는 전세계 13개 교단이 갖고 있는 예배신학의 특징을 잘 정리했다.

저자는 첫 장에서 한국교회가 더욱 성숙한 교회로 자리매김을 하려면 예배가 정상적인 궤도에 들어서야 한다고 운을 떼었다. 바른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는 당위성을 외칠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의 지난 예배와 예전의 형태를 성찰의 눈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의 예배는 크게 세 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 지나치게 설교 위주의 예배가 되었다. 종교개혁의 전통을 따르는 한국교회가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설교 사역도 예배의 일부분이라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 저자는 “예배란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의 구원 역사와 수많은 은총에 감격하여 그 하나님을 경외하고 찬양하고 감사하며 봉헌하려는 피조물의 응답적인 당연한 행위”라고 정의한다. 이를 도외시하고 예배를 설교만을 위한 모임으로 이해하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 때나 어디서나 설교만 있다면 예배가 된다는 생각이 한국교회에 스며들어 있다.

둘째 성례전이 약화되었다. 저자는 “성례전이란 보이는 말씀이요 구원의 언약을 확인해 주는 실로 소중한 예전”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성례전을 지나치게 소홀히 여겼으며 그 결과 말씀과 나만을 연결시켜 나가는 개인주의 신앙이 강하고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확인하면서 살 수 있는 행동적 신앙을 결여하게 되었다. 셋째 의식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저자는 “한국교회는 지난 100년 동안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하려는 뜨거운 영은 있었으나 신령과 진정이 표현되는 알맞은 의식은 충분하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우리의 예식은 말씀과 기도, 찬송으로만 이어지는 집회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한 예전이라는 지적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 인식 아래 저자는 예배 인도자인 목회자들과 교회지도자들이 반성하고 갖추어야 할 예배에 대한 신학을 제공한다. 또 예배의 준비와 순서들이 개혁교회와 한국교회 역사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정착됐는지를 밝히고 개선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장복 목사는 “1965년 제2바티칸공의회에서 가톨릭이 예배문헌을 재정립한 데 영향을 받아서 세계개신교회에서 예배복원운동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 복원운동은 그동안 도외시해왔던 예배의 엄숙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한국교회는 예배의 열정은 최고이나 예배에 대한 지식은 많이 미흡하다”면서 “이 책을 통해서 오늘의 예배를 반성하고 예배의 회복을 꿈꾸어 나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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