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회개척은 미래다 ①왜 개척이 한국교회 미래인가

지역과 소통하는 ‘사회적 목회’ 기회 제공 … “시대 정신으로 복음 전하는 통로 돼야”

지난 6월 ‘교회자립의 왕도’라는 주제로 연속기획을 진행했다. 개척필패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립한 교회 8곳을 취재했다. 기획의 목적은 다른 개척 교회들과 달리 자립에 성공한 비결을 찾는 것이었다. 기획을 마치고 내린 결론은 ‘왕도는 없다’라는, 익숙하고 김빠지는 사실 확인이었다. 이들 교회에서 남다른 자립의 비법은 없었다. 여느 교회처럼 작은도서관 카페 지역섬김 사역 등을 진행했고, 여느 교회와 다르게 이런 사역을 통해서 자립의 기반을 만들었다.

인터뷰한 목회자들은 ‘자립의 왕도’를 “사역의 진정성과 성실성”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목회의 본질을 잊지 않는 것, 여건과 상황에 매이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놀랍게도 인터뷰한 목회자들은 이 3가지를 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목회자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개척 교회는 어쩔 수 없이 지원해야 하는 부담스런 존재가 아니었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개척 교회는 꼭 필요한 존재라는 확신을 얻었다.

이번 연속기획으로 그동안 저평가했던 개척 교회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건강한 교회 개척의 방법을 찾아본다. 1편 ‘왜 개척이 한국교회의 미래인가?’는 개척 교회가 한국교회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을 살펴본다.

▲ 교회를 개척하는 일은 수많은 교회에 하나를 더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선교적 교회론으로 무장한 젊은 개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사회와 소통하며 새로운 교회를 일구고 있다. 문제는 젊은 목회자들이 기존 교회에 묶여 개척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 개척이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사진은 경기도 용인에서 가정교회로 개척해 자립한 시냇가교회 주일학교 예배 모습.

개척교회, 다음세대의 보고
“교회를 개척하고 전도의 대상으로 동네 아이들을 정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어른들은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의식이 커서, 전도 대상이 어린이 밖에 없었지요.”

송탄중앙교회 권혁철 목사, 시냇가교회 권영만 목사, 세움교회 정성수 목사  등 인터뷰한 목회자들은 교회 개척 후 전도의 첫 열매는 초등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을 위한 사역을 펼치면서 부모(특히 엄마)를 만났고, 부모들과 관계를 쌓으면서 결국 어른 전도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들 교회의 장년 성도는 30~200명으로 다양했다. 하지만 다음세대가 없는 시골 교회를 제외하고, 도시 지역에서 자립한 교회들은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의 비율이 장년 성도와 비슷했다. 일반적인 교회의 경우, 다음세대 비율은 장년의 10~20%에 불과하다. 개척 후 자립한 교회들의 어린이와 청소년 출석 인원이 장년 300~400명 교회와 비슷한 수준인 것이다.

그리고 수평이동이 일어난다. 개척 교회 성도들이 예배 환경이 더 좋은 큰 교회들로 자녀와 함께 옮기는 것이다. 산소망교회 김철수 목사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청소년 30명이 출석하며 자립을 앞두고 있던 때에, 성도 절반 이상이 교회를 떠났다. 하지만 김 목사는 다시 힘을 냈고 현재 청장년 50명, 주일학생 50명이 출석하고 있다.

산업화 시기에 도시 교회들은 시골 교회에서 상경한 성도들이 출석하며 성장했다. 오늘날 개척교회가 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개척교회는 다음세대 전도의 핵심 역할을 감당하고 있으며, 전도한 다음세대를 큰 교회로 넘겨주어 교육부서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뒤떨어진 소통능력을 높이다
한국교회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로 ‘사회와 소통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사회와 소통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거창한 설명이 필요 없다. 교회가 사회(지역, 마을, 동네)에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최근 개척하는 목회자들은 ‘지역 사회와 소통’하기 위한 사역 개발에 온 힘을 쏟는다. 지역 주민들의 필요를 파악하고 이를 교회가 충족시키며 소통과 전도의 기회로 삼기 위해 노력한다. 방식은 다양하다. 카페 작은도서관 찜질방 지역아동센터 기타교습 등 다양한 문화강좌 그리고 협동조합과 같은 엔지오까지 설립하고 있다.

목회사회학연구소장 조성돈 교수는 이를 ‘사회적 목회’라고 설명했다. 교회 안의 목회에서 벗어나 지역 사회와 공동체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목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 교수는 “사회적 목회의 비전을 품은 젊은 목회자들이 많이 일어나야 한다. 사회적 목회는 한국 교회가 본질을 회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대 정신으로 복음을 전한다
한국교회가 사회와 불통하는 또 다른 이유로 ‘목회자의 소통능력 부족’ 문제를 들 수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비기독교인과 소통하는 방법을 목회자들이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를 이끄는 목회자들은 산업화의 영향을 받은 60대가 주축이다. 사회는 정보화 시대를 넘어 4차산업 혁명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윤영훈 교수(성결대)는 산업화 시대를 살았던 아버지와 정보화 시대의 자녀가 세대 갈등이 있는 것처럼, 교회와 사회 역시 서로 다른 시대정신 속에서 갈등하고 불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개척하는 젊은 목회자들은 정보화 세대와 어떻게 교감하고 복음을 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총회 교회자립개발원 전문위원인 김태훈 목사(한주교회)는 목회에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학까지 전공한 김 목사는 주일예배 설교를 3분 분량의 동영상으로 정리해서 SNS와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설교뿐만 아니라 제자훈련 소요리문답 등 교육도 SNS를 활용한다.

김선일 교수(웨신대)는 “정보화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젊은 목회자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30~40대 목회자들이 60대 담임목사의 부교역자가 아니라, 개척해서 세상과 소통하는 교회를 세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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