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악동뮤지션 꿈꾸는 이옥합·이향유 남매, 첫 앨범 발매

귓속에서 사르르 녹아버릴 것 같은 간질간질한 목소리, 달콤하고 설레는 찬양으로 주목받는 가수 이향유 씨가 첫 앨범 <the REAL love>를 발매했다. ‘CCM’하면 생각나는 일반적인 틀에서 벗어나, 편안한 인디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든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앨범에 실린 5곡 중 4곡은 오빠 이옥합 씨가 작곡한 것으로, 남매의 음악은 젊은 세대는 물론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다.

찬양 앨범은 하나님께서 만드신 작품

이옥합·이향유 남매의 찬양이 색다른 이유는 음악의 첫 발걸음을 대중음악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옥합 씨는 보스턴 버클리 음대를 졸업하고 인디밴드 옥상거지 멤버와 영화 OST 작곡가 등으로 활약하고 있고, 향유 씨 역시 인디밴드 보컬로 여러 싱글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엔 남매가 함께 찬양으로 의기투합해 귀한 앨범을 제작하게 된 것이다.

대중가요에 몸 담고 있었던 남매가 찬양 앨범을 낼 결심을 한 것은 무조건적인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 특히 향유 씨는 다소 어둡고 몽환적인 음악을 했던 터라 ‘은혜롭고 감동적’이어야 할 것만 같은 찬양을 어려워했었다.

“제 목소리가 찬양에는 걸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젊은 층만 가볍게 들을 수 있을 거라는 위축된 마음이 있었고, 가끔 교회에서 특송할 기회가 생기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더 작아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찬양 사역을 해’하는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게 교만이라는 것을 깨달았지만요.”

향유 씨의 두려움은 교회 청년부 찬양리더를 하면서 조금씩 바뀌었다. 2년 전 정착한 동숭교회 찬양인도자학교에서 최고점을 받고 찬양리더 자리에 섰다. 의무적으로 말씀을 읽고 기도 시간을 늘리며, 조금이라도 청년들에게 은혜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노력하다보니 스스로의 영성도 깊어졌음을 느꼈다.

“서울에 올라와서 노래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은 걸 보고 나니 열등감과 자격지심이 심했어요. 그런데 찬양 인도는 노래 잘하는 자리가 아니더라고요. 오직 하나님을 높여드리는 자리였어요. 찬양 인도를 하면서 하나님이 저를 찬양하기에 적합하도록 만드신 것 같아요.”

“찬양 사역자로 살아갈 삶 기대돼요”

CCM 가수가 점차 사라지는 시대, 대중가요 가수들도 앨범을 내지 않는 시대에 CCM 앨범을 내는 것은 보통 용기가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옥합·이향유 남매는 ‘하나님의 일을 하면 하나님께서 책임져주신다’는 믿음이 있었다.

“지방에서 보컬 트레이닝을 할 때는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었는데, 서울에 온 뒤로는 수입이 줄어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요. 마음이 급하니까 이것저것 시도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하나님께 전적으로 모든 것을 맡겼어요. 그랬더니 집회에도 초청 받고, 모르던 CCM 가수에게 작업 제의도 들어오고, SNS에도 제 찬양이 많이 올라와요. 지금 이렇게 신문사에서 인터뷰도 하잖아요. 세상 방법으로 했을 땐 발버둥 쳐도 안됐던 일들에 큰 변화가 생긴 거죠.”

가족들의 지지도 큰 힘이다. 남매는 전남 목포 삼호벧엘교회 이찬오 목사의 자녀다. 신앙뿐만 아니라 음악적 재능도 부모님께 물려받았다. 이 목사가 작사작곡한 곡으로 최진희 사모가 찬양앨범을 낸 적이 있을 정도로 부모님의 음악 사랑 역시 만만치 않다. CCM은 하지 않겠다고 도망(?) 다니던 남매를 놓고 기도한 사람도, 찬양 앨범을 냈을 때 가장 기뻐한 사람도 부모님이었다.

“목회자 자녀들이 엇나가는 경우도 많은데, 저희 부모님은 교회에서나 집에서나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그래서 사역자로서나 부모님으로서 다 존경해요. 가정예배도 빠짐없이 드렸고, 지금 떨어져 살고 있어도 애플리케이션으로 큐티를 서로 나누면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죠.”

이옥합·이향유 남매는 앞으로 찬양사역자로 살아가는 삶이 기대된다고 말한다. 첫 찬양 앨범인 만큼 무대에서 어떨지, 믿음이 얼마나 성숙해질지, 찬양이 어떻게 나의 간증이 될지 설렌다고 한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찬양,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찬양을 하고 싶어요. 색다른 장르에 도전도 할 거고요. 찬양이 내 삶이 되고, 내 삶이 찬양이 될 수 있도록 부르는 노래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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