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북미정상회담 새출발 합의 환영 "세계평화 기도하며 통일의 길 앞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새로운 미국-북한 관계의 발전과 더불어,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의 평화·번영·안보를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역사적이고 세계적인 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상회담 후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체재보장을 약속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평가하며 ▲양국은 미국-북한의 새로운 관계 수립을 위해 노력한다 ▲양국은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재 구축을 위해 노력한다 ▲북한은 4.27 판문점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 ▲양국은 전쟁 포로 유골의 송환 및 실종자 유해를 수습한다고 약속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런 합의 사항을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중심으로 한 고위급 실무회담을 통해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했다. 

대한민국과 세계 각국은 일제히 북미정상회담을 역사적이고 세계사적 사건으로 평가하고 축하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센토사 합의는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새로운 길을 갈 것이다. 전쟁과 갈등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새 역사를 써갈 것이다.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숱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시는 뒤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한국교회도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환영하며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계속 진전시켜 나가기를 고대했다. 또한 “북미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더욱 기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 전계헌 목사는 “그동안 한국교회는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노력해 왔다. 이제 보다 적극적으로 남북 교류와 협력의 방안을 강구하고 실천하면서 평화정착과 통일의 길을 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통일준비위원회도 “사상 최초로 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은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지난 5월 베를린 통일선언문에서 밝혔듯이 우리 총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바탕으로 북한 동포에게 사랑을 전하는 사역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역사적이고 세계적인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합의문에 북한의 비핵화 약속과 실천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의미를 축소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배기찬 대표(통일코리아)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문은 앞으로 써 내려갈 ‘북한 핵폐기와 체재보장’이란 두꺼운 책의 서문에 해당한다. 이 합의문을 시작으로 앞으로 수많은 합의와 실천이 뒤따를 것”이라며, 합의문만으로 북미정상회담을 평가절하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 통일코리아 배기찬 대표

이런 평가절하에 대해 배기찬 대표(통일코리아)는 “이번 합의는 앞으로 미국과 북한이 만들어 갈 수많은 문건들 중 서문에 불과하다. 계속 구체적인 합의가 나올 것”이라며 섣부른 평가와 우려를 경계했다. 또한 배 교수는 미국이 회담에 실패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 졌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미국과 트럼프는 가난하고 작은 나라에서 온 젊은 지도자에게 큰 선물을 주었고, 이는 향후 북미회담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재임기간인 2년 6개월 동안 진행할 회담을 위해 길게 보고 신뢰의 포석을 놓은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한국교회도 이런 관점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준비를 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계 대북통일 전문가들은 한국교회가 평화와 복음적 통일을 위해 “북한을 향한 증오와 혐오를 먼저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정치적인 냉전은 종식했지만, 우리 안의 감정적인 냉전은 여전히 남아 있다. 교회 역시 냉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보수적인 교회는 한국 사회 반공주의의 지지기반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우택 교수(연세대)는 한국 사회와 교회의 반공주의 및 냉전체재 극복은 ‘용서와 화해에 대한 성찰’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극심한 인종갈등에서 벗어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화해위원회 사례를 통해 “응보적 정의가 아닌 회복적 정의, 상대방을 ‘악’ 그 자체로 여기지 않고 불완전한 인간으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응보적 정의는 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처벌함으로써 정의가 이루어진다는 개념이다. 회복적 정의는 죄로 인한 손상과 피해까지 생각하며 공동체와 관계의 회복을 위해 근원적 변혁을 모색하는 것이다. 전 교수는 “죄를 저지른 범죄자까지도 공동체에 재통합하는 대상으로 보는 회복적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기찬 교수는 한국교회가 냉전의식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지금보다 사회에서 더욱 배척받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6.13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남북 화해와 협력을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변화하는 시대와 사회를 직시하고 교회의 역할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 화해와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국가조찬기도회 국회조찬기도회 성시화운동본부 등은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및 우리민족서로돕기 등과 함께 대북 지원사역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한국교회총연합 역시 오는 29일 사회정책위원회 전체 모임을 갖고, 교회가 연합해서 진행할 대북 사역의 내용과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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