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 세미나

▲ 동독 목회자로 사회 봉사와 통합에 앞장선 베르너 프래첼 목사가 기독교학술원 세미나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교회의 역할을 제언하고 있다.

동독의 목회자로 독일통일에 앞장섰던 베르너 프래첼 목사가 방한, 6월 7일 기독교학술원(원장:김영한 교수) 주최 세미나에서 강연했다. 프래첼 목사는 ‘독일 통일에서 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30여 장의 통독 전후 사진 자료를 보여주면서 이야기해서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프래첼 목사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 정부는 무신론을 선포하고 종교교육을 학교에서 금지했으며, 자녀에게 더 좋은 교육을 시키려고 하거나 공무원이 되려면 기독교신앙을 포기하도록 강제했다고 회고했다.

그 결과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인구의 100%가 개신교나 카톨릭의 신자였으나 1960년대에는 20%만 신앙을 유지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 때 교회는 생존자체가 어려웠으나 조국을 떠난 사람들을 저주하지 않았고, 동독에 남겨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함으로 사회적 중재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까지 교회는 통일을 요구하는 시위와 기도회를 했으며 막상 장벽이 무너진 뒤에는 나라의 안정과 비폭력을 유지하는데 힘썼다”면서 “그 결과 루마니아처럼 독재정권 지도자들이 국민의 손에 처형되지 않았고, 공산당 간부에 의한 쿠데타로 다시 동독이 공산당화되지 않았으며, 약탈과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프래첼 목사는 베를린 장벽 붕괴 후 개신교 지도자들은 과도정부라고 할 수 있는 ‘원탁회의’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통일 이후에는 전 독일이 동독 사람들을 위로하고 경제적으로 지원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했고 기후변화나 에너지 절약 등 창조질서 보존의식을 심어주는데 노력했다고 밝혔다. 프래첼 목사는 “독일교회는 통일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행동했으나 정치 이데올로기에는 휩쓸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면서 “한국교회도 북한 주민들의 영적인 건강을 돌보는 데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서독교회는 통일 전후에 동독인들에게 통일된 조국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고 서독의 규칙과 표준을 동독에 전수하는 데 바빴다”면서 “이런 잘못은 남한이 밟지 말고 북한주민의 전통과 특색, 필요를 이해하고 원하는 바를 물어봐야 한다”고 권면했다.

프래첼 목사는 1940년생으로 동독에서 목회를 했다. 1989년 베를린 원탁회의를 주재했으며 1997년부터 2005년까지 독일 복음주의교회(EKD)의 전권대사로 동독지역 군인심리상담 사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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