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위 연구학술세미나...역사 속 숨겨진 순교자 소개하며 의미 일깨워

총회역사위원회(위원장:김정훈 목사)가 5월 24일 총회회관에서 제2차 연구학술세미나가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교단의 정체성인 개혁신앙, 순교신앙, 세계선교 사역 중에서도 신앙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도 바치는 순교신앙을 재조명하는 자리였다.

▲ 김남식 목사가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다 순교한 김정복 목사의 일대기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먼저 김남식 목사(한국장로교회사학회 회장)는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다 순교한 김정복 목사의 삶과 순교신앙을 소개했다.

김 목사는 평양신학교 선후배이자 순천지역에서 함께 사역했던 손양원 목사의 요청을 받아 1946년 4월 65세 나이로 소록도교회에 부임했다. 부임 후 김 목사는 남녀 전도인들에게 봉급을 줘가며 전도에 힘쓰는 동시에, 4000여 명이 넘는 교인들을 지도하기 위한 평신도 사역자 훈련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1950년 8월 인민군 40여 명이 소록도를 점령하고 ‘종교는 아편’이라며 교회를 탄압하기 시작했다. 특히 김정복 목사는 ‘인민의 적이며 미 제국주의자의 앞잡이’로 몰려 1950년 8월 28일 공산군에 끌려가 고흥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다가, 9월 30일 고흥경찰서 뒷산 나무에 묶여 총살을 당했다.

김남식 목사는 “김정복 목사는 기독교인들에게도 그리 알려지지 않은 순교자로, 1997년 소록도교회 제8대 목사로 부임한 김명환 목사가 자료를 모으고, 총회 순교자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전기가 출간되는 등 후배들의 노력으로 비로소 역사 앞에 드러났다”며 “교단 차원에서 김 목사의 삶을 재조명해 다음세대에 잊히지 않고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효시 교수(광신대)는 6.25 한국전쟁 중 염산교회에 부임해 목회하다 순교 당한 김방호 목사의 삶을 돌아봤다. 1950년 3월 10일 김 목사는 염산교회에 부임했다.

1947년 10월 부임해 사역했던 원창권 목사는 염산면 지역을 장악한 공산 좌익 세력의 협박으로 1949년 2월 사임한 후, 아무도 이곳에 지원하지 않아 1여 년을 성도들이 목회자 없이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성경의 가르침과 위배되는 공산주의 사상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던 김 목사는 말씀 위주의 설교와 성경공부 중심의 목회를 이어갔다.

그러다 1950년 10월 27일 김 목사 가족이 기거하고 있던 장병태 송도의 집에 공산군이 밀어닥쳐, 김 목사와 그 가족 8명과 장병태 성도를 마당에 모아놓고 장작으로 쳐 학살했다.

김 교수는 “사상적, 신앙적 투쟁이 극심한 지역에 죽음의 위험을 무릎 쓰고 주님의 교회와 흩어진 양떼를 위해 고난을 자초한 그의 용기와 희생정신은 끝내 순교를 통해 우리에게 주님을 따르는 길이 어떠한 길인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장영학 목사(한국교회역사자료박물관 관장)는 순교자 한덕교 목사의 생애와 신앙을 소개했다.

한 목사는 일제 치하에서는 신사참배 반대 운동을 전개했다가 체포돼 강제 신사참배를 하고 크게 회개한 바 있으며, 해방 후에는 북한 공산당을 반대하고 기독교도 연맹 가입을 거부하다 공산당의 의해 오지 탄광에서 강제 노동을 하다가 순교를 당했다.

김 목사는 “순교자들에 대한 연구 중에서도 한국전쟁 중 북한에서 순교당한 순교자들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라며 “특히 기독교연맹 가입을 신앙적으로 거부하다가 순교한 분들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종교개혁 ‘5가지 솔라’의 관점에서 순교자 손양원 목사의 신앙을 분석했다. 신종철 교수(아세아연합신대)는 손양원 목사를 “5가지 솔라 사상에 근거해 바른 신학과 성령의 역사하심으로 신앙인의 참모습이 무엇인가를 늘 고민하면서 몸부림쳤던 한국의 종교개혁자”라고 소개했다. “손 목사가 구금된 가운데서도 강력하게 신사참배를 거부한 증인된 모습은, 그에게 있어 성경이 변치 않는 절대적 진리이며, 모든 인간은 하나님 말씀에 복종해야 한다는 ‘솔라 사상’과 종교개혁 신앙을 보여줬다. 진정 우리가 종교개혁자들의 신앙을 본받고자 한다면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을 다시 한 번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

한편, 세미나에 앞서 열린 개회예배는 정상목 목사 사회, 오광춘 장로 기도, 장차남 목사 ‘과거 현재 미래를 함께 보자’ 제목의 설교, 부총회장 최수용 장로 격려사, 진용훈 목사 축사, 함성익 목사 축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