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랬지만 2018년 전국목사장로기도회도 굵은 베옷을 입고 뜨겁게 기도해야 할 이유가 충분했다.

총신대 개교 117년 중 오명의 역사로 기억될 ‘총신대 사태’를 필두로, 교단 내 각종 분쟁과 분열, 한국교회 침체, 남북통일 등 산적한 문제는 우리를 두렵고 떨리게 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이 난국을 뛰어 넘을 수 없다. 그러기에 5월 8일 충현교회에 모인 3200여 명의 교회 지도자들은 두 손을 들고 “진노 중에라도 긍휼을 잊지 마옵소서”라고 간구했다.

 

회복의 은혜 사모하다

‘주여! 부흥케 하소서!’란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2018년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회복의 은혜를 사모하는 기도성회였다. 5월 8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 기도회 기간 내내 “회복시켜 주옵소서” “은혜를 주옵소서”라는 울부짖음이 끊이질 않았다.

전계헌 총회장은 개회예배에서 “총신대 사태와 총회 내 분규, 교권을 바라보면서 회개와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면서 “기도의 능력을 다시 한 번 확신하고 체험하는 부흥과 회복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3일간의 집회와 기도회에서도 회개와 회복, 부흥을 갈망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총신대 사태를 놓고 집중적으로 기도했다. 이는 총회의 가장 큰 이슈이자, 교회 지도자들의 애정이 담긴 사안으로 해석됐다.

기도회 강사들은 “총신이 순결함을 강탈당했다” “일반 학교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비리백화점으로 국민의 비웃음거리가 됐다”고 일갈했다. 참석자들은 총신대 사태가 벌어진 것은 자신의 죄악 때문이라고 고백하면서 두 손을 높이 들고 회개의 기도를 올렸다. 무릎을 꿇고 총신대 회복을 간구하는 이들도 있었으며, 총신대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눈물을 쏟기도 했다.

 

곡조 붙은 기도와 다음세대

흔히 찬송을 곡조 붙은 기도라고 말한다. 2018년 전국목사장로기도회의 특징 중 하나가 ‘곡조 붙은 기도회’였다는 것. 기도회 둘째 날 간증콘서트를 시작으로 찬양특강, 작은음악회로 이어진 순서는 참석자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의 간증콘서트에서는 모든 참석자가 함께 찬송가를 부르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렸다. 작은음악회에서는 “내가 믿고 또 의지함은 내 모든 형편 아시는 주님 늘 보호해 주실 것을 나는 확실히 아네”를 합창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처럼 찬양은 참석자들이 목소리로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고, 모두를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됐다.

이번 기도회의 또 다른 특징은 ‘다음세대’에 집중했다는 점. 둘째 날 트랙강의와 저녁집회는 다음세대가 주제이자 핵심이었다. 강사들은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다음세대에게 신앙이 전수되지 않는 교회교육”이라고 지적하면서 “교회와 가정, 학교가 연계된 신앙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적 미스바의 울림, 삶으로

충현교회에서 열린 2018년 전국목사장로기도회는 ‘영적 미스바의 울림’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충현교회는 1964년 첫 목사장로기도회를 시작으로, 이번까지 18번이나 기도회 장소로 사용돼 총회의 영적 미스바로 불려왔다. 교단과 한국사회 소용돌이 때마다 전국의 교회 지도자들은 영적 미스바인 충현교회에 모여 회개의 눈물을 흘렸다. 올해에도 총신대 사태라는 커다란 장벽 앞에서 통곡을 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했다.

미스바의 울림은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 3일간의 기도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의 변화, 신앙의 회복, 교회의 부흥을 사모하며 기도의 골방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아쉬움도 남는다. 55년 이라는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준비에서부터 진행까지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은 옥의 티로 평가됐다. 또한 교단 내부 강사를 제외한 외부 강사는 검증의 절차가 없어 “총회 기도회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받았다. 해마다 비슷한 순서자, 기도회 참석자 이탈현상, 기도회 임에도 불구하고 턱없이 짧은 기도시간 등 고질적인 문제점도 아직까지 개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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