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부, 금남교회서 ‘제1회 찾아가는 음악회’

▲ “농어촌교회에 감동과 희망을!” 농어촌부장 김관선 목사(오른쪽 첫 번째)가 금남리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화음을 선사한 테너 김선용(왼쪽부터) 소프라노 김성희 윤나리 바리톤 김민형을 소개하고 있다.

산정현교회와 협력, 지역민에 ‘아름다운 화음’

봄비답지 않게 굵은 빗줄기가 내리던 지난 주말, 북한강변에 위치한 금남교회(김구년 목사)에서 작지만 마음을 울리는 행사가 열렸다.

요란한 비를 뚫고 온 교인과 지역주민들에게 총회 농어촌부(부장:김관선 목사)와 산정현교회가 ‘제1회 찾아가는 음악회’를 선사했다. ‘찾아가는 음악회’는 농어촌 목회자들에게 감동을 안긴 ‘농어촌 교역자 수양회’에 이은, 농어촌교회에 희망을 전하는 농어촌부의 두 번째 작품인 셈이다.

이날 찾아가는 음악회에 방문한 교인과 지역주민은 80여 명. 담임 김구년 목사는 “지역주민들이 모이기 어려운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오셨다”고 말했다.

남양주 금남리는 북한강을 끼고 있는 덕에 예전에는 대학생들의 엠티 장소였고, 최근에는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한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교인과 지역주민들도 대부분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어 주말에 교회를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음악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지역주민은 물론 멀리 대성리에서도 금남교회의 문을 두드렸다.

모처럼 마주하는 정통 클래식 공연에 기대를 품은 관객들을 위해 어김없이 산정현교회 4인방 테너 김선용, 소프라노 윤나리, 바리톤 김민형, 소프라노 김성희가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산정현교회 정오음악회의 주역이자, 힐링 콘서트로 농어촌 교역자 수양회를 빛낸 바로 그들이다.

음악회의 시작은 오페라 아리아. 소프라노 윤나리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경쾌하고 사랑스러운 ‘줄리엣 왈츠’로 서막을 열었다. 이어 김선용이 푸치니가 빚은 명곡 ‘네순 도르마’를 매끄럽게 소화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고정시켰다. 여기에 김관선 목사의 해설이 곁들여졌고, 이미원 사모는 여느 때와 같게 반주를 맡았다.

열기는 더해갔다. 세상에서 가장 노래 잘하는 인형으로 분한 김성희는 오펜바흐의 ‘돌 송’을 애교와 기교를 더해 표현했고, 김선용과의 태엽 감는 장면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김민형의 씩씩한 목소리가 <카르멘>의 ‘토레아도르 송’을 끌어내자, 객석은 함께 박수를 치며 “브라보”를 외쳤다.

다음은 듀엣 공연. 소프라노 듀엣이 <피가로의 결혼> 중 ‘술리리아’를, 혼성 듀엣이 <마술피리>의 ‘파파게노 파파게나’를, 남성 듀엣이 애드립을 곁들인 ‘볼리오디레’를 부르며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객석의 반응은 시간이 갈수록 달라졌다. 결국엔 이어 울려 퍼진 한국가곡을 무대와 객석이 함께 부르며 하나 되는 광경도 연출됐다. 이에 화답하듯 네 명의 성악가들은 ‘오 솔레미오’ 등 나폴리 민요를 앙코르 송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김구년 목사는 “아름다운 밤을 선사한 김관선 목사님과 성악가들에게 감사하다. 아울러 오늘 저녁은 천하보다 귀하고 귀한 여러분들이 오셔서 더 감동적인 음악회가 됐다”고 인사했다.

찾아가는 음악회가 남긴 여운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한동안 지속됐다. 연신 브라보를 외치던 금남교회 이석균 집사는 “마음에 응어리졌던 것들이 다 풀렸다. 이런 게 바로 힐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대성리에서 온 천금배 씨는 “비오는 날의 멋진 음악회였다. 교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이러한 자리를 마련한다면 교회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농어촌부장 김관선 목사는 “비도 오고 클래식 공연이라 걱정이 있었지만, 금남리 주민들의 뜨거운 반응에 오히려 저와 성악가들이 놀랐고,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성을 다할 때 언제나 우리가 준비한 것 이상의 결과가 나온다. 이번에 농촌교회를 찾아갔으니, 다음은 어촌교회에서 음악회를 열 계획이다”고 밝혔다.

공연이 끝났을 때 요란했던 하늘은 어느새 잠잠해져 촉촉한 봄비를 내리고 있었다. 금남리 주민들에게 촉촉한 위로가 된 그날의 음악회처럼 말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