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위원회 공청회 …”자의적 법 해석 혼란 방지”

▲ 헌법위원회설립준비위원회가 주최한 공청회에서 총회재판국 서기 김영범 목사(왼쪽 두번째)가 헌법위원회 설립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다.

“총회에 헌법위원회를 설치하면 무분별한 소송이 줄어들고, 권리침해를 신속하게 구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헌법위원회설립준비위원회(위원장:정진모 목사)는 4월 24일 대전남부교회(류명렬 목사)에서 ‘헌법위원회 설립과 운영을 위한 중부호남권역 공청회’를 개최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김영범 목사(총회재판국 서기)는 “현재 총회에 법치주의가 작동되지 못하고 있다. 법치주의의 부재가 총회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라면서 “사설기관(언론기관 등)이나 개인이 법 해석을 자의적으로 하면서 더 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범 목사는 총회에 법치주의가 실종된 또 다른 이유를 △노회와 총회의 불법 및 초법적인 권력 남용 △비대해진 총회와 비전문성 △교단구조의 삼권분리와 집행의 책임소재 비선명성 △교단 결의와 재판, 해석기관에 대한 불신 등으로 요약했다.

그는 “법치주의를 다시 회복하려면 권위 있고 전문적인 법 해석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헌법위원회 설립을 강하게 주장했다. 김영범 목사는 특히 “헌법위원회가 설립되면 무분별한 자의적 헌법 해석이 방지될 뿐만 아니라 올바른 권징으로 헌법의 권위가 회복된다”고 전망했다. 또한 부당한 권리 침해를 미연에 방지하고, 행정과 치리의 효율성도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봤다. 법 적용의 오남용으로 권리를 침해당했을 때에는 신속하게 구제해 교회분쟁을 줄일 수 있다고도 했다.

이종석 목사(총회정치부장)는 제101회기 총회정책연구위원회(위원장:장봉생 목사)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헌법위원회가 반드시 설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01회기 총대 15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회재판국과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신뢰도가 25%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72.2%로 불신감이 극에 달했다.

이종석 목사는 “교회가 총회를 불신하는 이유는 법 정의가 상실되었기 때문”이라면서 “공정해야 할 치리회의 재판이 정치와 물질적 유혹에 휘말리면서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신뢰를 회복할 방안은, 헌법위원회 설치라고 이종석 목사는 강조했다. 그는 △총회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법 해석의 통일성과 안정성을 위해서 △되돌릴 수 없는 권리 침해를 해소하기 위해서 △헌법의 발전적 계승을 위해서 헌법위원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규철 목사(헌법위원회설립준비위 서기)의 주장도 동일했다. 그는 “총회 파회 이후에 발생하는 헌법해석 문제를 처리할 법적 근거나 기구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이 때문에 해마다 논란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로는 헌법을 해석할 수 있는 기구와 기회는 9월에 열리는 정기총회 때다. 문제는 논란이 커지고 있을 때 빠른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시간이 늦어질수록 갈등과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헌법위원회를 신설해 갈등과 분쟁으로 커지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자는 것이다. 한규철 목사는 “사회법 소송을 줄일 수 있고, 공정한 법률 집행을 도와 교회의 안정과 화평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헌법위원회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공청회 한 참석자는 “헌법위원회의 권위는 누가 부여하냐”고 질문했으며, 또 다른 참석자는 “옥상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헌법재판소와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다. 총회의 권위와 각 기관의 기능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종석 목사는 “헌법재판소가 아닌 헌법을 해석하는 보조적인 기능을 담당할 것이다. 헌법위원회가 중립성과 독립성을 가질 수 있도록 안정장치를 마련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진모 목사는 “총회 산하 유관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면 권한침해나 강등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범 목사는 “예방법 차원으로 본다면 헌법위원회는 반드시 필요하다. 무분별한 법 적용을 예방하고, 당회 노회 총회가 치리할 때 더욱 주의해서 판결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청회에 앞서 드린 예배는 정진모 목사 사회, 위원회 총무 김한성 목사 기도, 증경총회장 황승기 목사 설교, 대전남부교회 류명렬 목사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한편 영남권역 공청회는 5월 24일 대구서현교회(박혜근 목사), 서울서북권역은 5월 31일 의정부광명교회(최남수 목사)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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