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과 남북관계 등 현안 비슷하지만 ‘동성애는 죄’ 인식 강해

  기사연, 개신교인 인식조사 

“일부 보수적인 개신교 목사들의 왜곡된 보수신앙관은 더 이상 개신교인 전체 의견으로 대표될 수 없다.”

최근 발표된 개신교인 인식조사 결과, 다수 기독교인이 개헌을 포함한 남북관계 및 통일 등 현안에 비개신교인과 큰 인식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9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김영주, 이하 기사연)은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7일까지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개신교인 800명, 비개신교인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신뢰수준 95%기준, ±3.1%p) 결과를 발표했다.

개신교인의 56%가 ‘개헌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통치구조 역시 ‘대통령 4년 중임제’(42.0%)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20%)나 분권형 대통령제(20%) 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정부의 개헌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통일에 대해서도 개신교인 57.3%가 “해야 한다”고 답해, 오히려 비개신교인(46.5%)보다 통일의 필요성에 적극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반도 평화 위협 요인에 대해서도 ‘북한 핵개발’이라는 인식이 개신교인(50.1%)과 비개신교인(45.5%) 간에 크지 않았다. 북핵 및 한반도 평화 문제 주도권에서도 개신교인(40.9%)과 비개신교인(38.5%) 모두 ‘대한민국’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기사연은 한국 개신교인의 신앙관이 보다 덜 배타적인 관점으로 변모되었음을 주요한 요인으로 주목했다. 연구원이 실시한 ‘근본주의 신앙관 조사’에 따르면,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진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한 개신교인의 비율(47.2%)과 ‘다른 종교나 가르침도 선하다’고 답한 응답(58.0%)이 높게 나타났다. 더불어 성서무오설에 대해서도 개신교인 5명 중 1명(20.1%)이 오류가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양상은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구원은 기독교에만 있다’는 인식에는 개신교인의 45.6%가 찬성했다.

기사연은 “조사 결과 2018년도의 한국 개신교인들은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진리가 있으며 선하다고 생각하지만, 구원하는 능력은 여전히 기독교에만 있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러한 경향은 배타주의를 벗어나 포괄주의를 향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동성애에 대한 인식만큼은 개신교과 비개신교 간의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동성애에 대한 죄 인식’(<표>참조)에서 개신교인은 53.5%가 ‘그렇다’고 응답했지만, 비개신교인은 18.5%에 불과했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20대 40.1%, 30대 51.9%, 40대 51.1%, 50대 57.7%, 60대 69.1%) 동성애를 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았다.

이와 관련, 기사연은 신앙관과 동성애 인식에 대한 상관관계와 분산분석을 실시한 결과 “성경무오설을 믿고 개인구원이 사회구원에 우선한다는 근본주의적 신앙관을 가진 개신교인일수록 동성애를 죄로 생각하는 경향이 더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기사연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개신교인의 신앙관이 개헌, 남북문제 및 통일, 동성애에 미치는 영향을 신학적 해석을 통해 다각도로 조명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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