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신문

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시론
[시론] “교회는 당신의 아픔을 위해 행동합니다”김향숙 박사(하이패밀리 공동대표.성폭력 피해 전문치료사)
▲ 김향숙 박사(하이패밀리 공동대표.성폭력 피해 전문치료사)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성범죄 피해사실을 고발하는 캠페인이다. 위계질서가 가장 엄격한 검찰조직에서 시작되어 문학계, 연극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제 미투는 ‘위드유(with you)’에서 ‘미퍼스트(me first)’로 발전하고 있다. ‘위드유(with you)’는 피해자가 아닌 사람들도 ‘당신의 아픔에 공감한다’는 의미로, ‘미퍼스트(me first)’는 성범죄 목격자가 먼저 막아야 한다는 의미로 달기 시작한 해시태그이다. 피해당사자에서 피해자가 아닌 사람들이, 나아가 남성들까지 나서서 성범죄 피해여성들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며 격려와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교회가 조용하다. 아무 일 없다는 듯 아무 말이 없다. ‘미투’도 ‘위드유’도 ‘미퍼스트’도 없다. 불편한 침묵이다. 교회 내 ‘미투’를 말하는 피해자가 없다 해서 결코 안전지대라고 할 수 없다. 이 순간에도 교회 내, 음지에서 신음하는 성범죄 피해여성들이 많다. 일부 변질된 목회자들은 교회 내 절대 권력으로 잘못된 일들을 행했다. 하나님을 대신한, 사람이 건드릴 수 없는 성역으로 목회자를 인식하며 두려워하는 피해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은폐하고 있다.

침묵은 안 된다. 또 다른 가해다. 입 다무는 것은 상처에 눈감고 신음에 귀 막은 결과다. 이는 강도 만난 자를 내팽개치고 떠난 제사장, 레위인과 다를 바 없다(눅10:30~32). 상처 입은 자를 홀로 내버려두는 것은 기독교 정신이 아니다. “우는 자들로 함께 울라(롬12:15)”고 주님은 말하신다.

누구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세상이 용기 있게 소리치고 있다. 교회는 더 용기 있게 소리쳐야 한다. 거룩을 지켜내야 한다. 고발만을 위한 소리가 아니다. 치유와 회복을 위한 소리다. 가해자인 목회자와 피해자인 여성 모두를 위한 소리다.

우선은 가해자를 향한 공의의 소리다. 성범죄는 한 여성의 삶과 가정의 행복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심각한 죄다. 이 사실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교회와 교단과 동료 목회자 모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성직자인 목회자에 의해 저질러졌다 해서 죄의 무게가 경감될 수는 없다. 세상기준보다 더 엄중한 신앙잣대로 죄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 어떤 합리화, 변명, 책임회피도 용납될 수 없다. 역할에서 물러나 근신하면서 하나님과 피해자 앞에 회개와 용서를 구해야 한다.

이때 목회자의 가족, 특히 부부관계의 치유와 회복은 또 다른 성범죄 예방을 위한 필수코스다. 이 모든 절차를 생략한 채 값싼 은혜의 논리로 서둘러 역할에 복귀하는 것은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행위이다. 아울러 가해자도 재활의 기회가 필요하다. 교회와 교단이 공인할 수 있는 위원회가 그의 행위를 판단하고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피해자를 위해서는 발생 후 치유보다 발생 전 예방이 훨씬 중요하다. 성범죄는 몸으로 입은 한 순간의 상처지만 평생을 수치심에 시달린다. 공포심과 자책감이 고통을 안긴다. 지울 수 없는 상처다. 성범죄 예방 수칙과 함께 캠페인으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발달단계에 맞는 성경적 성교육은 필수코스다. 목회자만이 아닌 청소년 대학청년들의 성폭력도 적지 않아서다.

나아가 교회는 고발을 넘어서 치유로 나아가야 한다. 성폭력 피해여성 치유센터가 세워져야 한다. 일반외과를 넘어서 가정사역가, 심체심리 전문상담가, 정신과 전문의 등으로 구성된 ‘중증외상센터’의 수준이어야 한다. 교회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제 ‘위드처치(with church)’라는 해시태그를 달자. 그리고 말하자. “교회는 당신의 아픔을 위해 행동합니다.”

기독신문 ekd@kidok.com

<저작권자 © 기독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드처치#with church

기독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