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일 겨울수련회 … 15개국 60여 선교사자녀, 정체성 확인하며 하나님 비전 발견

▲ 2018 VMK 겨울수련회에는 한국에서 대학생이나 직장인으로 생활하고 있는 MK 출신 선교사자녀 60여 명이 참석했다. VMK는 선배와 후배들간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조직해 후배 MK들의 한국 생활을 세밀히 돕고 있다.

“엠케이(MK)로서 자부심이 있어요. 남들이 해 보지 못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 큰 자산이에요.”
“수련회를 통해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어요. 나의 신앙생활이 얼마나 잘못됐고, 기본기가 약한지 알게 됐어요.”

2018 VMK(Vision MK) 겨울수련회가 2월 5일부터 8일까지 경기도 광주 진새골사랑의집에서 열렸다. VMK는 청년·대학생 선교사자녀 모임으로 이번 수련회에는 중국, 인도, 이집트, 남아공, 러시아, 말레이시아 등 15개국에서 자란 60여 명의 선교사자녀들이 모여 함께 기도하고 고민하며, 자신들을 향한 하나님의 비전을 찾았다.

수련회 주제는 ‘The Light’(빛). 우리를 어둠 속에서 건져내신 하나님의 풍성하신 은혜를 깨닫고, 빛의 자녀로서 이 땅에서 거룩한 사명을 실천하며 살아가자는 바람을 담았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조별 성경공부와 토크콘서트, 저녁집회, 주제 활동, 체육대회 등이 진행됐다.

특별히 이번 수련회에서는 조별 성경공부를 강화해, 선교사자녀들은 조별 리더들의 인도에 따라 수련회 기간 내내 에베소서 전체를 묵상했다. VMK 공동대표간사인 권창현 선교사(GMS)는 “에베소서를 통독하면서 ‘너희가 전에는 어둠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는 에베소서 5장 8절 말씀을 어떻게 자신의 삶에 적용할지를 고민하고 찾아가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틀 동안 진행된 토크콘서트는 청년·대학생 세대가 관심을 갖고 고민해야 할 현실적인 주제를 다뤘다. 청소년사역전문가인 김석주 목사는 ‘미디어의 숨겨진 비밀’이라는 제목의 강의를 통해 미디어의 영적인 영향력과 습관적으로 미디어를 접할 때 발생하는 문제들을 진단했고, 이단 전문가인 윤수봉 집사는 대학 캠퍼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단·사이비 단체들을 소개하고 대처 방안 등을 제시했다.

수련회 주제에 걸맞게 선교사자녀들은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뜻과 부르심을 확인했다. 2살 때부터 17년 동안 인도에서 살다가 현재는 한국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는 신은섭(26세)씨는 “인도에 교육, 의료, 문화, 미용 등을 다 할 수 있는 종합복지센터를 세워 선교사님들과 어려운 현지인들을 돕고 싶다”고 비전을 이야기했다. 인도에서 선교사자녀로 살면서 선교사들이 주거나 재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비자를 얻지 못해 추방당하는 상황을 여러 번 봐왔기 때문이다. 신 씨는 “수련회에서 서로의 비전을 나누면서 동역할 마음이 있는 후배들도 만나 감사했다”며 “하나님나라를 확장하는데 좀 더 이바지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선교사자녀 출신이라는 동질감을 바탕으로 한국 생활에 있어서의 어려움이나 경험들을 나누고, 조언을 하기도 했다. 저녁집회 강사로 나선 정동영 목사(외대교회)는 “MK들은 외모는 한국인이지만, 다른 문화권에서 살다왔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간격이 있고 정체성 혼란을 겪기도 한다”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교회 공동체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부분 한국에서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는 청년·대학생 선교사자녀들은 자신을 계속 지켜봐주고 격려해주는 사람이 필요한데, 교회 공동체만이 그 역할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목사는 또 선교사자녀들을 제2의 선교동력으로 세우기 위해 한국교회들의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 정 목사는 “MK라고 높은 신앙심을 기대하거나 하지 말고 평범한 20대로 봐주고, 오랫동안 헤어져 있던 자녀로 품어주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그럴 때 선교지에서 단련된 신앙적 저력과 문화적 경험들이 또 다른 선교의 열매로 맺히게 된다”고 강조했다.

VMK는 먼저 선교사자녀로 살아온 선배들이 후배들을 섬기기 위한 목적으로, 2014년 자발적으로 만들어졌다. 매년 여름과 겨울에 수련회를 여는 것을 비롯, 정기 기도모임, 예배모임, 학사관 생활 등을 통해 후배 선교사자녀들을 섬기고 있다. 오준혁, 권창현 공동대표간사 역시 선교사자녀 출신들로, 두 사람은 지난 해 총회세계선교회(GMS) 선교사로 임명을 받기도 했다.

오준혁 선교사는 “선교사자녀들을 세우는 선교사로서 거룩한 부담감을 갖게 됐다”며 “선교사자녀들이 다음 세대 선교사로 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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