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목회자 의식조사’를 진행한 지앤컴리서치 지용근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다시 태어나도 목회자가 되고 싶다’는 의견이 86%가 넘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정말 존경스럽다.” 한국교회 안에 양극화가 심해져 어려운 목회자들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데도, 복음에 대한 소명을 놓지 않는 이들이 대다수라는 것에 대한 경이로움이다.

그도 그럴 것이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목회자의 삶의 질은 더 낮아졌다. 월 사례비는 213만원에서 176만원으로 줄어들어, ‘부족하다’는 답변이 전체의 60%를 넘었다. 목회자의 8.2%가 이중직을 하고 있었는데, 그 중 ‘과외/학원강사/보조교사’가 35.6%, ‘단순 노무직(이사/주유/세차/운전 등)’이 19.3%였다. 교회 예산도 4년 전에는 평균 15.4%가 늘어났지만 2017년에는 3.2%만 늘었다. 교회 부채는 평균 2억5900만원으로 예산 대비 부채 비율은 89.4%에 달했다. 게다가 노후를 준비할 겨를도 없는 목회자가 절반 이상이었다.

그럼에도 놀라운 사실은 ‘목회자라는 소명에 대해 후회한다’는 답변이 21.9%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66.9%는 자녀가 목회를 계승하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개인영성(20.8%)과 체력(20%), 리더십(16.3%) 등에 부족함을 느끼고 이를 개선하고자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개인생활을 평가해 봤을 때 만족도는 56.3%로 개신교인(44.1%), 비개신교인(35.9%)보다 월등히 높았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아무리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국교회라지만 아직 희망이 있다는 방증 아닐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전파의 사명을 다하고 있는 그 한 명의 목회자 덕분에 말이다.

정재영 교수는 “힘들어도 건강한 교회를 추구하는 목회자들의 만족도가 대체적으로 높다. 교회도 양적인 성장보다 질적인 성숙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새해, 한국교회에 다시 기대를 거는 것은 바로 이런 목회자들이 곳곳에서 씨앗을 뿌리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