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실천연대, 상담 결과 발표 …“권한독점이 문제”

재정 문제와 인사 전횡 그리고 세습이 교회 분쟁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박득훈 목사 등)는 작년 한 해 교회문제로 상담한 결과를 정리해 1월 4일 발표했다. 대면상담과 전화상담 등 총 165회 상담 중에서, 재정전횡 문제가 5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인사 및 행정 전횡(43건) 교회세습 문제(35건)가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부당치리 및 표적설교, 교회 건축 및 매매 문제, 설교표절 및 이단적 설교, 목회자 성폭력 문제를 호소한 상담도 많았다.

상담한 교회의 소속 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이 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예장통합 소속 교회는 17건, 기감은 16건이었다. 상담한 교회의 규모는 500명 이하가 절반을 넘었다. 100명 이하 작은 교회에서도 29건이나 상담을 했다.

주목할 점은 상담을 요청한 성도들의 직분이다. 과거에는 장로들이 문제를 지적하고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상담결과 집사(42.3%)와 청년 및 평신도(21.2%)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장로는 15.3%에 불과했다.

상담을 진행한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문제상담소는 “결국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은 권한의 독점과 일방적인 집행이다. 불투명한 운영방식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 교회분쟁의 결정적 계기가 된다”고 밝혔다. 상담소는 성도들의 의견을 묻지 않고 교회 이전이나 건축 같은 중요한 결정을 하고, 공동의회에서 결산보고도 하지 않는 사례까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년과 비교해 청년 및 평신도와 집사들이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크게 증가한 것도 주목해야 한다. 과거 교회 문제는 운영의 책임을 맡은 목회자와 장로에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시대와 사회의 변화 속에서 집사를 비롯해 일반 성도와 청년들도 교회 운영과 방향성을 고민하며 문제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상담소는 “성도들은 변화의 필요를 인식하고 있지만 교회는 이를 담아낼 적절한 시스템이 갖추지 못하고 있다. 성도를 교육과 관리의 대상으로만 활용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은 있다. 담임목사와 몇몇 직분자에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키고 교회 성도들이 주체적으로 운영에 동참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아울러 교회문제상담소는 명성교회의 세습 이후 교회세습에 대한 상담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상담소는 각 교단에서 세습방지법을 제정했지만 개교회의 세습시도는 여전하다며 “교단 차원에서 불법을 바로잡는 강력한 제재와 감독 및 징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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