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벨재단 방북 특별보고 … “북한 시급한 지원 요청 화답, 중요한 진전 이뤄야”

“국제적으로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지금이 남북관계를 개선할 기회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본 적 없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유진벨재단 인세반(Stephen W. Linton) 회장이 12월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위기 속의 기회’를 주제로 특별보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인세반 회장은 11월 7~28일 북한 서부지역에 건립한 12곳의 다제내성결핵 전문병원을 점검하고, 보건성 책임자의 지원요청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 유진벨재단 인세반 회장(오른쪽)이 지난 11월 북한을 방문해 결핵치료 안내책자를 의료진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유진벨재단 제공)

북한에서 결핵치료 업무를 책임진 보건성 국가결핵통제계획 최동철 국장은 편지에서 약품 부족으로 결핵환자가 증가하는데 대북제재로 더욱 힘든 상황에 처했음을 호소했다. 최 국장은 유진벨재단에 결핵환자 3000명분의 약을 요청했다. 현재 1500명에게 약품을 제공하는 유진벨재단 지원 규모의 2배를 요청한 것이다. 유진벨재단 관계자는 지원 규모를 알고 있는 최 국장이 3000명분의 약품을 요청한 것은 결국 한국에 지원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세반 회장은 “대북제재 속에서 북한이 한국과 밀접한 기관에게 대규모의 지원을 요청했다. 남북이 인도주의적 통로를 만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진벨재단은 20년 동안 정치 상황에 굴하지 않고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1차 결핵약으로 치료가 불가한 다재내성결핵 환자를 위해 2008년부터 전문병원을 건립했다. 전문병원 사역 10주년을 맞은 현재, 유진벨재단은 평양시 5곳을 비롯해 12개의 전문병원을 세웠다.

치료한 누적 환자도 5278명에 이른다. 계속 병동을 증설해 올해는 1000명 가까이 치료를 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57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진벨재단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5년 전부터 전문 병원과 병동을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남북관계 단절로 의료 시설과 약품의 반출을 승인받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후 통일부의 승인을 받고 내년 1월 의료 시설과 약품을 해상으로 보낼 계획이다.

인세반 회장은 “북한의 시급한 지원요청에 한국이 지원을 한다면, 대북관계에 중요한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다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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