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동산교회, 지역과 함께하는 사역 공로 인정
주민 신뢰얻는 장학·나눔에 진력, 의미있는 성장

“수상 소감요? 교회라면 당연히 좋은 곳이어야 하지요. 앞으로도 사명을 잊지 말라는 주님의 충고로 듣겠습니다.”

▲ 화천동산교회는 강원도 산골의 작은 교회이지만, 교회의 존재 목적과 소명을 잊지 않고 간동노인대학 등 섬김의 사역을 펼치고 있다.

화천동산교회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시상하는 ‘2017 좋은교회상-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교회상’을 받았다. 12월 11일 시상식에서 만난 한희수 목사는 교회로서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상을 받아 부끄럽다며 “앞으로 지역을 위해서 더 좋은 교회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화천동산교회는 강원도 화천군 파로호 지류를 끼고 병풍산 골짜기에 잠겨 있다. 10여 채의 집들이 모여 있는 산골 마을 초입에 아담한 화천동산교회가 서있다. 예배당 한쪽 목양실 벽에 주민들의 이름과 연락처가 붙어있다. 한희수 목사는 50가구 93명, 대부분 노인들이라고 설명했다.

예배당이 예쁘다고 하자, 건축업자가 아니라 목사들과 성도들이 기초부터 내부공사까지 직접 지은 것이라고 했다. 오진홍 목사(수원 아름다운교회)를 비롯해 총신신대원의 동기와 동료 목사, 집사들이 재능과 시간을 기부해서 1년 동안 지은 예배당이었다.

▲ 한희수 목사와 사모

“2011년 11월 부임했을 때, 예배당은 허름한 샌드위치패널로 지었고 사택은 흙집이었습니다. 상황이 열악해서 목회자들이 오지도 않고, 왔다가 금방 떠났습니다. 주민들은 마을에서 교회가 가장 가난하고 목사를 도와줘야 할 존재로 여겼습니다.”   

화천동산교회는 지역의 빛과 소금이 아니라 짐이 되고 있었다. 옥수중앙교회(호용한 목사)에서 부목사로 일하며 독거노인 우유배달 사역을 했던 한희수 목사는 이런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상황을 변화시킬 여건이 안됐다. 시골에서 작은 사역을 하겠다는 소명에 따라 부임했지만, 7명의 노인 성도와 1년 예산이 800만원도 안 되는 현실의 벽은 높았다.

결국 몸으로 때웠다. 부교역자 시절의 사회복지 사역 경험을 살려 안양에서 무료로 도너츠와 빵을 제공받아 주민들에게 선물했다. 부활절 추수감사절 성탄절 등 절기마다 떡을 해서 집집마다 돌렸다. 그리고 ‘통장’을 만들었다.

“시골 교회는 대부분 교회 통장을 하나로 사용합니다. 교회재정과 사역비와 목사생활비 등을 한 통장으로 사용하면, 어려운 살림살이 때문에 사역비가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통장을 여러 개 개설했습니다.”

마을에 조손가정의 중학생과 고등학생 5명이 있었다. 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위해 ‘장학구제통장’을 만들었다. 절기예배 헌금은 모두 이 통장에 입금했다. 허름한 예배당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한 일이었다. ‘예배당건축통장’을 만들었다. 교회의 사명인 전도와 선교 사역을 펼치기 위해 ‘선교통장’까지 개설했다. 구역예배 헌금은 모두 선교통장에 넣었다.

각 통장의 입금액은 한 달에 3~4만원에 불과했다. 그 헌금을 모아서 매년 2번씩 장학금을 전달했다. 마을의 어려운 주민에게 쌀과 라면을 제공했다. 불가리아 불우어린이 1명을 후원했고, 화천지역의 장애인 복지단체를 지원했다.  

▲ 좋은교회상 시상식에 오른 한희수 목사와 성도들.

1년 만에 지역 주민들이 마음을 열었다. 교회를 떠났던 성도들이 돌아왔고, 주민들이 교회를 찾았다. 현재 화천동산교회는 40여 명의 성도가 출석한다. 선교사 5명을 후원하고, 선교단체 2곳과 복지단체 1곳 등 매달 30만원을 선교비로 지출하고 있다. 예배당건축통장의 500만원과 후원금 2500만원으로 2400㎡의 부지를 마련했고, 재능기부로 330㎡(100평)의 예배당까지 건축했다.

한희수 목사는 “제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선물이고 은혜입니다. 무엇보다 사랑의교회 대학5부 청년들의 동역이 큰 힘입니다. ‘팀스피릿 1030연합작전’이란 이름으로, 청년들은 마을의 주민들을 가족으로 품고 연중 찾아와 헌신하고 있습니다.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청년들입니다”라고 고마워했다.

화천동산교회는 6년 전 짐이 되는 존재였다. 이제 지역에 꼭 필요한 ‘좋은교회’로 거듭났다. 한희수 목사는 화천군청의 지원을 받아 간동면 전체 노인을 대상으로 노인대학을 운영하면서, 문해교실(文解敎室)을 열어 50명의 노인에게 한글을 교육하고, 무료급식 사역인 장수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화천동산교회의 비전은 ‘지역의 100% 복음화’라고 한다. 한희수 목사와 성도들은 그 소명을 위해 기도하며 계속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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