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교목 인재 묶는 네트워크 서둘러라

우수한 교목 인재 묶는 네트워크 서둘러라
교단 교목정책 존재감 미약, 노회 ‘기관목사’ 지원 시급 … “상담사역 중요성 인정해야”

지난 8월 10일 인천 올림포스호텔에서 전국 교목 하기연수회가 열렸다. 수백명의 중·고교 교목과 종교교사, 대학 교목이 모인 자리에 30여명의 예장합동 소속 교목들이 자리를 잡았다. 교목의 80%를 차지하는 예장통합과 감리교에 비하면 ‘합동교목회’는 소수자에 불과했다.

“통합측은 소속 학교가 많기 때문에 교목회 모임이 지역별로 있고, 이 모임의 전국회장이 따로 있을 정도로 조직이 큽니다. 그러다 보니 전국 교목이 모이는 하기연수회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죠. 통합측 교목들은 대광고 사태와 같은 기독교학교 이슈가 있을 때마다 총회와 연계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또한 교목회 주관으로 의미있는 행사도 진행하는 등 여러 가지 조직이 효율적으로 잘 돌아갑니다. 예장합동 교목들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죠.”

▲ “다음세대 복음화 집중합시다.” 교목 사역은 청소년 선교전략에 주요 자산이다. 따라서 총회는 교목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지난 2015년 5월 29~30일 주다산교회에서 열린 교목수련회는 총회와 교목의 동역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총회 소속 목회자 중에 철저하게 소외된 자들이 있다. 총회 <헌법>에는 당당히 ‘교육목사’로 지칭되어 있지만, 학교현장과 주일학교 교역자와 혼동해서 사용될 정도로 존재감이 없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중·고교에서 사역하고 있는 목사를 ‘학교사역목사’의 줄임말인 교목으로 부른다.
교목은 경목이나 군목, 군선교사에 비하면 찬밥신세다. 총회 <헌법> 정치 제4장 제4조(목사의 칭호)에는 경목이라는 조항이 없다. 그러나 총회 안에는 ‘경목부’라는 상비가 조직되어 경목 사역을 지원하고 있다. 군목은 총회 때마다 인사를 별도로 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군선교사는 제102회 총회 헌법개정안에 별도로 명칭이 삽입될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군목은 ‘군목부’라는 상비부가 돕고 있으며, 군선교사도 군목부에서 관리를 받는다.

반면 교목은 총회 <헌법>에까지 명시되어 있지만, 정작 총회와 노회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총회 산하 교목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의외로 많은 교목들이 노회에서 ‘무임목사’로 취급을 당한다. 그러기에 노회 때마다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는 의구심을 갖는다. 따라서 노회는 교목을 ‘기관목사’에 포함시키고 노회 차원에서 지원을 해야 한다.
표류한 총회 교목정책

교목 활성화를 위한 몸부림이 있었다. 백영고등학교 교목이었던 표영학 목사가 수차례 교목회 설립을 외쳤다. 그의 노력으로 2011년 총회교목회가 조직됐으며, 초대회장은 표 목사가 맡았다. 하지만 교단차원의 지원이 없기 때문에 교목의 숫자조차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열악했다.

이런 악조건에서 어렵게 태동한 총회교목회는 그해 전도부와 연석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2012년 제97회 총회에서는 교목 활성화 요구가 이어졌다. 서수원노회와 전남제일노회, 빛고을노회 등은 “군목, 경목, 교정선교와 비교해 볼 때 학원선교와 교목을 관리하고 후원하는 기구가 전무한 실정이다. 교목부나 학원선교위원회를 설치해 달라”고 청원했다.

총회교목회와 노회들의 노력으로 2013년 학원선교위원회가 조직됐다. 하지만 방향이 달랐다. 교목들은 학교현장을 돕는 조직이 되길 원했다. 반면 또 다른 쪽에서는 대안교육이 해법이라고 생각했다. 학원선교위원회는 두 가지 길을 놓고 고민하다가 결과적으로는 대안교육 쪽으로 정책을 결정했다.

물론 학원선교위원회와 총회교목회가 별개의 조직이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2015년 학원선교위원회가 주최한 총회교목수련회가 주다산교회(권순웅 목사)에서 열릴 정도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현재에도 학원선교위원회는 총회교목회를 돕고 있다. 하지만 총회교목회가 애초에 원했던 그림, 즉 군목부나 경목부처럼 현장 사역자를 위한 조직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동건 교목은 “총회에서 교목들의 사역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학생들 돌보느라 수고가 많다는 말 한 마디만 해주셔도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총회, 현장 사역 버팀목 되어야

현재 교단에서 공식적으로 교목 사역자를 양성하는 기관은 총신대학교 기독교교육과, 교육대학원 기독교교육과 정도다. 해마다 이곳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배출되고 있지만, 이 인재들을 연계하는 네트워크가 없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총회는 인재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조직해야 한다.

총회가 청소년 복음화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학교현장의 교사도 끌어들여야 한다. 교목뿐만 아니라 총회 산하 지역교회에서 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성도들을 지원하자는 뜻이다. 오륜교회(김은호 목사)의 경우 교회 내에 ‘교육자선교회’가 구성돼 교육관련 종사자들이 학원선교에 뜻을 모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총회교목회 관계자는 “교목뿐만 아니라 크리스천 교사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총회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는 사역을 한다면, 학원선교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기독교세계관으로 무장한 기독청소년과 기독청년들이 배출되면 향후 총회 소속 교회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세대를 기독교세계관으로 무장시키기에는 대안학교만큼 좋은 카드가 없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에 접근이 어려운 것 또한 현실이다.

따라서 총회와 교회는 상담사역에 눈뜰 필요가 있다. 최근 학교에서는 상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급증하고 있는 상담학생들을 돌보고 상담사역을 해줄 수 있는 어린이·청소년 전문 상담센터를 개설해 학교와 연계한다면, 당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총회교목회 관계자는 “다양한 문제로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이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들을 위한 전문 상담센터가 개설된다면, 교회와 학교의 연계사역은 물론이고 청소년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돕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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