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 사랑의교회, 전천후 지역섬김으로 ‘신뢰’
“교인 평생 책임지는 공동체로 튼튼히 서겠다”

이기희 목사에게는 평생이 교회 개척의 연속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학교 재학 중이던 전도사 시절 선배 목사를 도와 광주에서 개척사역을 벌인 것을 시작으로 보길도에서는 초가집을 빌려 예송교회를, 화순에서는 IMF 경제위기의 파고 속에서 사랑의교회를 이어 개척했다.

언제나 힘들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이 목사에게는 항상 분명한 목표와 자신감이 있었기에 지치거나 낙담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외부의 도움 없이 자립하는 목회를 펼쳐나가겠다는 소신이었다. 그리고 그 목표가 결국에는 항상 현실이 되었다.

▲ 화순 사랑의교회는 교우들의 평생을 지켜주는 ‘사이클 목회’를 꿈꾼다. 사진은 지역아동센터를 통해 자라는 아이들.

화순 사랑의교회 설립 직후는 사실상 이 목사에게 가장 막막한 시기였다. 모두가 어렵다고 탄식하는 시절에 단 한 명의 성도도, 도와줄 후원자도 없는 상태에서 예배당을 마련해야 했고, 한창 자라고 있던 자녀들의 교육비와 생활비까지 구해야했다.

“사도 바울을 제 목회의 모델로 삼기로 했지요. 이웃교회들이나 노회의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었지만 ‘밤낮으로 일하면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였던 바울처럼 자비량 사역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도우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더 깊이 체험하게 됐답니다.”

부부가 함께 우유배달을 맡아 하며 새벽기도회를 마친 직후부터 부지런히 일과 목회를 병행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고되고 피곤했지만 수고를 통해 얻는 게 적지 않았다. 경제적으로는 생활비와 자녀교육비를 충당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고, 더 큰 수확으로 이웃들과의 접촉점 및 전도의 기회까지 마련됐다. 교회는 날로 성장했고, 예배당 건축 빚도 어렵지 않게 정리됐다.

▲ 담임목사와 교우들이 함께 거주하는 공동주택과 농장의 모습.

교회가 안정되고 건물이 생기자 새로운 기회들이 열렸다. 사택으로 쓰는 교회당 2층 한쪽을 비워 작은 도서관을 만들고, 동네아이들을 모아 가르치는 사역에 뛰어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과의 단단한 연결고리를 만들었고, 자연히 주일학교의 부흥으로 이어졌다.

자기 자식들을 성심껏 돌보아주는 목사 부부의 모습은 주민들과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됐다. 그 덕택에 지역아동센터라는 제도가 만들어지자마자 화순지역 아동센터 운영은 곧바로 사랑의교회 몫으로 돌아왔다. 심지어 국가에서는 공부방 시절 보여준 헌신적인 수고에까지 보상을 해주어, 교회는 자부심과 함께 재정적 유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무슨 이익을 바라지 않고 순수하게 선의로 섬긴 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 마음을 알아주시고, 이웃들과 지역사회를 통해 뜻밖의 상을 내려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다른 사역들을 더 찾아보기로 했죠.”

이기희 목사가 눈을 돌린 분야는 바로 시골동네에서 몸도 불편한데 낡은 거처에서 위험하게 지내야 하는 어르신들을 섬기는 것이었다. 궁리 끝에 이들을 인근 요양원으로 모시고, 이 목사가 직접 주일마다 찾아가 예배를 인도하며 돌보았다.

▲ 노인 성도들을 위해 운영하는 효사랑감로원.

이제는 이 요양원이 사랑의교회에서 책임지는 또 다른 목회지가 되어 효사랑감로원이라는 이름의 공동체로 변모하기에 이르렀다. 이 목사 부부는 개인적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사랑의요양원’이라는 새로운 복지시설도 개원하며 노인사역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어린아이들부터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사랑의교회가 돌봐야할 식구들이 많아지면서 담임목사는 더욱 바빠졌다. 손수 나서 자신의 부친이 해오시던 양봉 일에 손대고, 교우들과 공동으로 논밭을 가꾸면서 자급자족의 길을 성공적으로 열었다.

“제 마음 깊이 꿈 하나가 있습니다. ‘사이클 목회’라고 나름 이름 붙여본 것입니다. 한 생명이 태어나서 천국에 가기까지 인생의 사이클 전체를 책임지는 교회로 자리 잡는 것입니다. ‘한 번 우리 교회 성도이면 평생 가족이다’는 마음으로 교우들과 함께 섬기고, 함께 늙어가는 공동체를 다지기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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