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세계식량계획’ 비즐리 사무총장 한국 찾아
북한 기아문제 해결 위한 인도적 지원 협력 부탁

세계 최대의 인도적 지원기구인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이 한국을 찾았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11월 22일 공식 행사에 앞서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조찬 모임을 갖고 “굶주리는 북한의 아이와 주민들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그들을 돕는 것이 예수님을 돕는 것”이라며 북한의 기아문제 해결에 협력을 부탁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 이하 WFP)과 공식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교회봉사단은 11월 22일 앰배서더호텔에서 조찬기도회를 가졌다. 기도회는 한국교회봉사단 월드디아코니아 이사장 오정현 목사를 비롯해 손인웅 정성진 한태수 목사와 WFP 데이비드 비즐리(David Beasly) 사무총장 및 한국사무소 임형준 소장 등이 참석했다.

▲ 세계 기아퇴치를 위해 일하는 유엔 세계식량기구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이 한국을 처음 찾았다. 비즐리 사무총장이 22일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가진 조찬기도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도회 시간에 말씀을 전한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는 미국에서 목회하던 20년 전 처음 평양을 방문해 기아로 죽어가던 북한 주민들을 만난 경험을 이야기했다. 오 목사는 사랑의교회에서 목회를 하면서 시작한 주빌리연합기도운동과 현재 북한의 식량지원을 위해 진행하는 사랑광주리 사역을 소개했다. 오정현 목사는 “이런 사역을 하면서 복음의 역사와 하나님의 실재가 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너무 늦지 않게 평양에 평화와 복음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어 인사말을 전한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은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첫 대화를 성경 말씀으로 시작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마태복음 22장과 25장 말씀을 인용하면서 “우리는 인종과 종교와 나라를 떠나 모두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곧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최고의 계명으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WFP가 1964년부터 20년 동안 한국을 지원했는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원을 하는 국가가 됐다며, “여전히 세계에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이 있다. 한국 정부와 사회가 이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을 교회가 알려주길 바란다. 세계가 분쟁과 전쟁을 멈추고 기아에서 벗어나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도회 후 참석한 목회자들과 비즐리 사무총장이 대화하는 시간도 있었다.
WFP는 올해 북한주민 82만7000명에게 2631톤의 식량을 지원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조만간 북한을 방문해 지원한 식량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했는지 모니터할 것이라고 말했다. 몇몇 목회자들이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는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고 하자,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북한식량지원은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식량이 평화의 도구가 되길 바란다. 평화는 무기가 아니라 사랑으로 가능하다고 믿는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 말씀을 따라야 한다”고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은 한국교회 목회자들과 조찬기도회를 가진 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및 홍보대사 장동건 씨와 기아퇴치 행사 ‘제로 헝거를 위한 동행’에 참석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역임하고, 2017년 WFP 최고책임자로 임명됐다. 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로 우리나라와 인연도 있다. 한국교회봉사단은 2016년부터 WFP와 공식협력관계를 맺고 북한 영유아 영양지원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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