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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화해’의 상설화

총회가 조직하는 특별위원회는 말 그대로 ‘특별’하다. 특별한 사안을 처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주어진 권한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101회기 특별위원회 가운데서는 화해중재위원회가 유난히 ‘특별’했다. 권한 이야기가 아니라 태도 이야기다. 화해중재위원회는 높아지는 대신 낮아졌고, 주장하기보다 겸손했다.

총회임원회가 위임한 산이리교회 사태는 오랜 갈등의 연속이었다. 목사는 목사대로, 장로는 장로대로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화해중재위원들은 그 골 깊은 반목 가운데 기도하며 화해를 모색했다. 당사자들의 이야기에 충분히 귀 기울이고, 공감하고, 위로했다. 여느 특별위원회처럼 총회의 권위를 내세우지도, 윽박지르지도, 이익을 탐하지도 않았다. 그동안은 어떠했든지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용서하고 화해하자고 간곡히 요청했다. 막바지 회의에서 위원장은 “새벽마다 기도하면서, 후회가 없을 만큼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다른 위원들도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결과적으로 위원회는 산이리교회 갈등 당사자들의 화해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부분이다. 아쉬움이 큰 만큼 화해중재에 비협조적이었던 대상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있었지만, 위원회는 그 마지막 권한마저 마다했다. 대신 한 회기를 마무리하며 산이리교회와 갈등 당사자들을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기시고 복 주시기를 기도했다.

총회 역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외적인 성과물이 많을수록 높은 평가를 받기 마련이다. 그렇게 따진다면 화해중재위원회 보고는 건조할지 모른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교회 다툼이 사회법정의 단골손님이 돼버린 시대에 화해중재위원회는 총회 구성원 모두가 곱씹고 지향해야 할 자세와 태도를 보여주었다. 화해중재위원회가 제102회 총회에 상설화를 요청했다. 산이리교회 갈등에서 볼 수 있듯 화해가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려운 만큼 화해는 가치 있고,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이다. 열매가 적다고 포기할 수 없다. 총대들의 동의를 구한다.

조준영 기자  joshua@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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