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 커진 한류문화와 디지털 환경 변화 활용한 선교 새 패러다임 ‘주목’

전문인 사역자 필요한 영역 확대 추세 … 활성화 위한 네트워크 구축 중요

“중국에 2000여 명이 모이는 교회가 있다. 피아노는 있는데 반주자가 없어 찬양반주기를 틀어놓고 예배한다. 오지 교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도시마다 음악학원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정작 교사가 부족하다. 한국교회에 많은 음악 전문가를 주신 건 이때를 위함이 아니겠는가?”

한 중국 선교사가 문화예술 분야 전공자들에 던지는 도전이다. 선교사는 그러면서 과거 중국교회가 한국교회에 교회를 개척해달라고 요청했다면 이제는 각각의 교회 사역 콘텐츠를 감당할 전문인들을 요구하고 있다며, 문화예술 분야도 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국 선교계에서 전문인 선교사들의 역할이 강조되는 가운데, 문화예술 영역 역시 전문인 선교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특별히 문화예술 영역에서는 세계 곳곳에서 일고 있는 한류 열풍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많은 선교사들과 선교단체, 단기선교팀 등이 현지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한류 문화를 이용하고 있다.

▲ 지난 해 말 결성된 ‘문화예술인 타문화선교 네트워크’가 8월 29일 제1회 문화예술인 타문화선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콘퍼런스에 앞서 한 선교찬양팀이 참석자들과 함께 찬양하고 있다.

‘와우씨씨엠’(WOWCCM, 대표:김대일)이라는 인터넷방송국은 수년 전부터 몽골인들과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현지어 찬양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한류 문화에 관심을 가진 몽골인들과 중국인들로, 방송은 현지인들이 직접 진행하고 있다. 와우씨씨엠은 인터넷방송과 연계해 몽골어와 중국어로 된 찬양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아예 현지로 옮겨 사역하는 전문팀도 있다. 2008년 결성된 워십그룹 ‘히스팝’(Hispop)은 2012년 전 단원이 태국으로 건너 가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히스팝은 사역 영역을 넓히는 차원에서 현지에 대중음악 기획사와 음반회사를 만들기도 했다. 최종환 히스팝 단장은 “한국인 히스팝 단원이 포함된 남자 아이돌 그룹을 만들었는데, 영향력이 대단하다”며 “새로운 선교의 패러다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디지털 환경도 문화예술을 통한 선교를 뒷받침 하고 있다. ‘나누밴드’라는 문화예술 공동체는 선교지 주민들을 영상에 담아 소개하고 선교 접촉점으로 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세련된 소개 영상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영상을 제작한 차요셉 선교사는 “과거에는 이만한 영상을 만들려면 방송국 스텝들이 움직여야 했지만, 지금은 혼자서도 만들 수 있다”며 디지털 환경의 효용성을 설명했다.

최근 들어서는 문화예술 전문인 사역자를 필요로 하는 영역이 더 확대되고 있다. 장민호 교수(상명대대학원 뉴미디어학과)는 “클래식 음악 같은 경우 한국에서는 해외 박사 학위를 가지고 시간강사를 하기도 어렵지만, 아시아권에서는 교수급으로 활동할 기회가 많다”며 보다 많은 기독교인 클래식 전공자들이 선교지 대학들에서 전문인 사역에 도전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 상명대대학원 뉴미디어학과의 경우 몽골과 태국 등에 있는 대학들에 관련 학과를 만들 예정으로 알려졌다. 장 교수는 “한국에서는 교회마다 반주자, 찬양인도자, 연주자들이 넘치지만 해외 선교지에는 그런 전문인들이 드물다”며 “국내에만 국한하지 말고 세계로 눈을 돌리라”고 도전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선교계에서는 최근 문화예술 영역 전문인 선교 활성화를 위해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장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와 문화예술 전문가들을 연결하는 것을 비롯 문화예술 콘텐츠들을 선교 현장과 연결하자는 제안이다. 이런 제안은 서로 적합한 자리와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민의 결과이기도 하다. 선교지로서는 공연, 전시, 콘텐츠, 미디어 등 여러 문화예술 영역에서 좋은 효과를 보려면 전문성이 필요한데, 이런 전문역량을 갖춘 헌신자를 찾기 힘들고, 반면 전문성을 갖춘 헌신자들은 자신의 달란트를 십분 활용할만한 적절한 선교 현장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히스팝 최종환 단장도 “앞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한국에서 많은 관련 전문가들이 사역에 동참해 주면 좋겠다”며 네트워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한철호 선교사가 제1회 Global Fan 콘퍼런스에서 강의하고 있다.

지난 해 말 결성된 ‘문화예술인 타문화선교 네트워크’(Global Fan) 역시 그런 필요성 때문에 만들어졌다. Global Fan은 말 그대로 문화예술 영역의 선교 네트워크로, 현장 선교사와 선교에 헌신된 문화예술 전문가들을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Global Fan은 첫 번째 사역으로 8월 29일 서울 북성교회에서 ‘문화선교와 타문화선교를 연결하다’는 주제로 제1차 문화예술인 타문화선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콘퍼런스에는 타문화 선교에 관심 있는 문화예술인, 선교사, 선교단체 관계자 등 80여 명이 참석해 문화예술 선교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네트워크를 모색했다. 특별히 콘퍼런스에서는 여러 현장 사역자들이 발제자로 나서 문화예술 선교의 시급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에서 음악사역을 하고 있는 황예레미야 목사는 “각 영역에서 전문가가 된 문화예술인이라면 선교에 더 깊이 들어가길 바란다”고 권면하고, “한류가 10년 후나 15년 후에도 계속되리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타이밍을 놓치지 말라”고 조언했다.

한철호 선교사(미션파트너스)는 “문화예술 네트워크가 선교 현장에서 새로운 운동이 되길 기원한다”며 “하나님은 모든 만물의 통치자이시며, 예술도 예외는 아니다. 여러분에게 주신 예술적 달란트로 하나님을 예배하라”고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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