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희 목사(라이프호프 이사장.맑은샘광천교회)

▲ 이문희 목사(라이프호프 이사장.맑은샘광천교회)

13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인 나라.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그나마 조금 위로가 되는 것은 자살자가 2011년 1만5609명에서 2015년 1만3513명으로 조금씩이지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011년 이후 4년간 약 6000여 명의 생명이 죽지 않고 우리와 함께 살게 되었다. 2011년까지 자살자 수가 급속하게 늘어나던 추세를 생각해 보면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나라는 2012년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을 시행했다. 이 법의 의미는 이제 국가가 직접 자살을 예방하고 사회에 생명존중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미를 표명한 것이다. 이런 노력을 통해서 불과 4년의 짧은 기간 동안 약 6000여 명의 생명을 구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진작 이런 법을 만들고 사회적인 운동으로 전개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조금만 더 일찍 사회적 노력을 기울여 생명존중의 문화를 만들었더라면 아까운 인생들이 쉽게 삶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안타까움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필자가 섬기고 있는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 Hope(이하 라이프호프)는 지난 2012년에 창립 후 기독교 정신인 생명구원을 위해 애쓴 결과 두 번에 걸쳐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빠르게 사역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재 라이프호프는 자살예방 민간단체로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활동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라이프호프는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인 ‘무지개’를 개발해 중·고등학교와 군부대 등에서 1만5000여 명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고 있으며, 여러 캠페인 사업을 통해서 많은 국민들과 만나고 있다. 올해도 9월 10일 ‘생명보듬주일’을 맞아 한국교회에 모범설교와 청소년들을 위한 설교 그리고 공과를 나누고 있다. 또 서울과 고양, 파주, 하남, 안양 등지에서 생명보듬페스티벌(Life Walking)을 통해 수많은 시민들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자살예방을 위한 NGO로서 인정을 받은 것이다.

필자가 시무하는 맑은샘광천교회도 지난 4월 부활주일에 생명보듬페스티벌(Life Walking)을 시행했다. 개 교회에서 진행한 행사지만, 생명의 가치를 지역사회와 나누는 행사였다. 지역 주민들은 물론 학생들에게 봉사점수를 부여하면서 많은 분들이 적극 참여했다. 특별히 안전사고예방 차원에서 경찰서에서 교통 안내를 해 주고, 중학교에서는 교사들이 학생들을 대거 참여시켜 생명의 가치를 나누며 행진하는 뜻 깊은 행사를 했다.

경주의 최부자 집에서 내려오는 가훈에는 이런 경구가 있다.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최부자 집은 이 가훈을 착실히 지켰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들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흉년에 곡식을 나누며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했다고 한다.

라이프호프는 백리가 아니어도 ‘교회가 있는 곳의 사방 십리 안에 자살하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도전을 한국교회를 향해 던지고 싶다. 오늘도 만만치 않는 삶 앞에서 고민하는 이웃들이 교회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소망을 얻을 수 있도록 교회가 그 역할을 감당하기를 간절하게 원한다. 교회마다 상담소를 운영하거나 기독교 상담단체와 자매결연을 하고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면 얼마나 좋을까?

교회는 생명의 주인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한다. 예수님은 자신을 생명이라고 표현하셨다. 그분을 우리의 삶의 주인으로, 그분을 우리 교회의 주인으로 모시고 있다면 우리는 마땅히 생명의 가치를 이 사회와 나누어야 한다. 절망하며 삶조차 버겁게 느끼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에게 그래도 살아야 할 이유를 전하고 이 세상의 주인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하는 자살예방활동이라고 믿는다. 이 일에 한국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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