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대책위 ‘정체성 혼란’ 전문위원 보고서 채택

“세속주의·종교다원주의 원칙적 수용 … 대책 시급”

총회가 전 세계 129개 국가의 복음주의 교파들로 구성된 세계복음주의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 이하 WEA)에 ‘신학적 문제 있음’으로 판단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도 한국복음주의교회협의회를 비롯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구세군등 WEA에 가입한 단체와 교단이 있어, WEA의 대응책은 향후 총회의 교회연합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총회 WEA대책위원회(위원장:나학수 목사)는 8월 8일 총회회관에서 제4차 모임을 가졌다. 이날 회의는 WEA를 전반적으로 조사한 전문위원의 보고서에 관심이 쏠렸다. 전문위원인 문병호(총신대) 김효시(광신대) 교수는 ‘WEA가 WCC의 신학에 반대하며 태동했지만, 지금은 WCC와 다름없이 세속주의와 종교다원주의를 수용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WEA대책위원들은 전문위원들의 보고서를 채택하고, “총회와 한국교회가 WEA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공청회와 학술세미나 개최 및 관련 도서 발간 등으로 WEA의 실상을 알려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위원들은 오는 제102회 총회에 WEA대책위원회 활동 연장을 헌의하기로 했다.

전문위원 문병호 김효시 교수의 보고서는 제102회 총회보고서에 전문을 싣는다. 이에 앞서 대책위원회 서기 황남길 목사는 전문위원들이 제출한 보고서 핵심 내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문병호 교수는 WEA가 WCC의 전철을 밟고 있으며 교회의 연합과 일치하는 명목으로 성경의 진리조차도 하나의 타협거리로 여긴다고 비판했다.

문 교수는 ‘WEA는 정통 삼위일체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등을 멀리하고 자유주의 세속 신학과 종교다원주의를 여러모로 표방하고 구현해 왔는데, 이는 일차적으로 진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곧 문 교수는 WEA 문제의 핵심은 WEA의 신학에 있다고 보면서 WEA가 WCC와 다름없이 세속주의와 종교다원주의를  원천적으로 수용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효시 교수는 WEA의 국내외적 활동과 이런 활동을 통해 밝혀진 실상을 연구했다. WEA는 전 세계 129개국 교회 및 단체들의 연합체로, 100개 이상의 국제기구가 있으며 6억명이 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거대한 국제조직이다. 김 교수는 WEA의 교회일치운동(Global Christian Forum)은 성경의 진리에 근거한 일치운동이 아닌 외형적인 일치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WEA가 복음 전도와 선교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종교 간의 대화를 추구하면서, 2011년 WCC와 로마 가톨릭이 공동합의한 <다종교 세계에서 기독교인의 증거를 위한 행동 규약>(Christian Witness in a Multi-Religious World: Recommendation for Conduct)을 채택한 문제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WEA가 자유주의 신학을 표방하는 WCC와 로마 가톨릭과 연대하고 있으며, 비성경적인 단체와도 협력하면서 기독교 정체성의 혼란을 가져왔고, 핵심 진리를 양보하며 현저하게 축소시키는 등 종교다원주의의 함정에 빠져들었다”고 지적했다.

위원장 나학수 목사는 “전문위원들의 보고서를 보면서 WEA가 성경에서 너무 빗나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알고 있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며, 대책위원들 모두 성경과 진리의 문제에 타협하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WEA 문제에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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