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 ‘종교개혁과 목회자 윤리’ 발표회

김주한 교수 “교회다움 회복은 성직자의 철저한 자기성찰과 반성서 출발”
이은선 교수 “진정한 목회개혁은 목회자가 올바른 복음 선포할 때 이뤄져”

“종교개혁은 사회 전반에 깊숙이 뿌리내린 성직계급의 특권과 부패를 비판하고 건강하고 올바른 성직 직분과 목회 윤리를 확립하기 위해 촉발됐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위원장:전병금 목사)는 7월 20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목회자 윤리’라는 주제로 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발표회에서 강사들은 16세기 종교개혁 당시 유럽교회의 타락상을 고발하며, 오늘날 한국교회 위기 또한 목회자 윤리 문제와 직결돼 있음을 강하게 비판했다.

▲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발표회를 열고 종교개혁과 목회자 윤리의 연관성을 논의하고 있다.

김주한 교수(한신대)는 종교개혁이 대중 운동으로 확신되었던 중요한 계기 중 하나가 성직 계급에 대한 불만과 적대감이었음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당시 성직 계급의 적폐들로 성직매매, 비밀결혼, 교회 재산 남용과 돈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며 “종교개혁시대 반성직주의는 단순히 종교적인 폐단을 제거하기 위한 반응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깊숙이 부리내리고 있던 성직 계급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격렬한 공격이었다”고 밝혔다. 따라서 루터를 필두로 츠빙글리, 칼빈을 비롯한 중교개혁자들이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영역이 성직 계급의 특권과 부패를 비판하고 건강하고 올바른 성직 직분과 목회 윤리를 확립하는 일이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종교개혁자들은 교회 내부의 미신적 요소들을 제거하고 올바른 신앙교육과 설교를 통해 대중들을 일깨우는 구조 개혁을 부르짖었다. “그들은 성경 강해를 통해 신자들에게 올바른 성경 지식을 전달하는 일에 주력했고, 교회와 성직자 직분을 봉사와 섬김으로 정의하고 공공 영역에서 사회적 의무와 실천을 강조했다. 그리고 교회의 성직자 상을 철저하게 성경적이고 교회적인 관점에서 재정립했다.” 종교개혁자들이 하나님 주권과 말씀을 강조하고 예배의식을 개혁하며 성직자들의 청빈을 강조했던 내용들이 실제 사회생활에서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김 교수는 “종교개혁은 한 마디로 교회의 교회다움의 회복이며, 그것은 성직자의 철저한 자기성찰과 반성, 그리고 그 직분의 본연을 갖추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며 오늘날 한국교회의 성직 권력화를 개혁할 것을 요청했다.

이은선 교수(안양대) 또한 종교개혁 당시 로마가톨릭교회 목회자들의 윤리 실상을 고발하며 종교개혁자들이 제시한 새로운 목사상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먼저 루터가 목회자 윤리를 세우기 위해 주장한 것이 ‘만인제사장직’이라며 “만인제사장직에서 나타난 목회자 윤리는 바로 교회 안에서 성직자들의 신분을 절대화 시키는 것을 무너뜨리고, 모든 신자들이 사제이자 제사장이라는 것을 인정하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터는 만인제사장 실현을 위해 평신도들을 위해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고 대소요리문답을 제정하는 등 성경해석의 독점권을 무너뜨렸고, 더불어 종교회 소집권의 독점권을 무너뜨렸다.
“루터의 모든 목회 행위는 오직 성경에만 근거를 둔 것이었으며, 목회 윤리 또한 성서에 근거해 세워졌다. 루터는 성직자들의 부패를 극복하기 위해 이신칭의와 오직 성경과 만인제사장의 원리를 주장하며 종교개혁을 진행했다.

교회 개혁은 복음의 선포를 통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진정한 목회의 개혁은 목회자가 올바른 복음을 선포하면서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어 이 교수는 츠빙글리가 목자에 대한 이상적인 모범으로 “그리스도는 가르침과 삶, 그리고 예언과 목회가 일치된 분”이라고 소개했음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츠빙글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목자상으로 ▲자기부정과 십자가 지기 ▲복음 선포 ▲절대적인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그에 따른 용기 ▲항상 정의가 동반된 사랑 ▲성령의 선물로서의 자발적인 절대 순종 ▲언행일치 등을 제시했다. 즉 “참된 목자는 그리스도의 목자직을 모범으로 삼아 따라가는 사람이며, 그리스도가 설교한 것 같이 설교하고, 성도에게 그 설교한 것 같이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칼빈에 대해서는 “칼빈은 성직자들의 계급제도를 부정하고 사제, 장로, 그리고 감독을 모두 ‘교회의 사역자’라고 동일하게 취급했다”며 “칼빈은 목회자 직분을 크게 하나님 말씀을 선포하고 가르치고 권면하고 교훈하며 책망하는 직분, 성례를 집례하는 직분, 권징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나누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종교개혁자들은 중세교회의 윤리적 문제들을 성경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직분에 대한 이해를 성경에 기초해 정립하고자 했다”며 “또한 루터의 비텐베르크 대학교육과정 개혁, 츠빙글리의 예언회, 바틴 부처의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설립, 칼빈의 목사회 성경연구와 제네바 아카데미 설립 등 종교개혁자들은 목회자 사명을 철저하게 교육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목회자들이 윤리적으로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교회의 공조직이 건전한 모습으로 정화되고 갱신될 때 한국교회의 건강한 회복의 길도 열리게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 밖에 이날 발표회에서는 이원규 교수(감신대 은퇴교수)가 오늘날 한국교회의 위기에 있어 목회자의 윤리적 책임에 대해 발표했으며, 발표회 후 참석자들은 윤리적인 바른 삶을 살기로 다짐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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