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몹시 오해를 받고 누명을 쓸 때 오히려 침묵하는 장면을 본다. 때론 대의를 위해서, 아니면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 구차한 설명을 하지 않고 침묵한다. 그러나 그 침묵 때문에 나중에 주인공의 정의와 사랑이 더 드러나게 되고 드라마는 위대한 반전을 이루게 된다. 예수님도 군중들의 환호를 떠나서 한적한 곳에 가셔서 침묵하셨다(막1:35). 특히 빌라도 법정에서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거짓 고발로 모함하고, 빌라도가 질문할 때도 침묵하셨다(마27:12~14). 그런데 그 침묵이 오히려 더 위대한 구원의 반전을 이루었다.

나 역시 반기독교 세력으로부터 한국교회를 보호하고 목회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 정부 관계자나 국회의원들을 만나고,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다방면으로 사역하자 한때는 정치목사라는 오해와 공격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일이 설명을 하거나 방어하려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교회의 공익과 대의를 위해서 침묵하며 우직하게 걸었다. 지금은 거의 그런 오해를 하지 않는다.

그 어떤 화려한 수사나 웅변보다도 때로는 침묵이 오히려 더 위대한 감동이 되어 시대와 사람을 변화시킬 때가 있다. 우리도 침묵의 영성을 갖자. 사랑과 용서, 하나됨을 이루는 위대한 침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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