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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골교회는 도움이 절실하다최운산 목사(부안 하청교회)
▲ 최운산 목사(부안 하청교회)

총신대학교 선교대학원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며 개혁주의 선교관은 ‘잃어버린 한 영혼을 찾아 하나님의 품에 안겨드리는 것’이라고 배웠다. 선교사들뿐만 아니라 이 땅의 목회자들이 함께 되새겨야 할 교훈이다.

필자는 얼마 전에 전북 부안의 한 농촌마을에서 교회개척을 시작했다. 보건소 추산으로 약 515가구에 850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마을인데, 원래 마을에 있던 교회가 읍내로 이사한 이후 개인적으로 이곳에 새로운 영적 공동체를 세워야 한다는 강력한 도전과 부르심을 느꼈다. 특히 몸이 불편하여 먼 곳으로 왕래가 어려운 노인 성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섬겨온 하청교회 교우들의 헌신과 후원에 힘입어 종자돈이 모아졌고, 여기에 그간 개인적으로 은급비를 가지고 적립해오던 적금을 해약해서 보태니 얼추 마을에서 건물 하나를 임대할 수 있는 기금이 마련됐다. 마침 마을 창고로 쓰던 건물이 임대계약이 만료됐다는 정보를 듣고, 부랴부랴 동네 운영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예배처소로 확보했다.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내요소망교회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시골교회가 탄생했다. 하지만 예배처소를 마련했다고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교회로서 제대로 기능할 수 있으려면 앞으로 더 험난한 단계들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노인들이 대부분인 농촌지역에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교회개척을 해야 한다는 현실에 암담함도 느꼈다.

사실 필자가 교회를 개척한다는 소문이 퍼져나가자, 평소 가깝게 지내던 동기들과 선후배 목회자들마저 이구동성으로 왜 비전도 없는 시골마을에 교회를 세우려 하느냐며 염려와 걱정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안부를 물어왔다. 잃어버린 한 영혼을 찾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흡족케 해드리는 것이 가장 귀한 일이라는 확신이 없었다면 개척사역을 지속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후 생각도 못했던 곳에서 동역자들이 찾아와 아낌없는 섬김과 나눔으로 큰 도움이 되어주었다. 예배당 비품 일체를 제공해준 교회, 인테리어나 도배를 담당해준 교회, 조명시설을 갖춰준 교회, 예배처소를 마련하느라 진 빚을 갚아준 교회 등등 눈물 나게 고마운 손길들이 이어졌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전남 여수에서, 충남 예산과 아산 등지에서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아와 마을전도를 위해 애써준 동역자들, 선교팀을 조직해 마을에서 숙식하며 봉사해준 신학교 후배들도 고독한 개척사역에 커다란 응원이 됐다. 이들 덕분에 마을 전체가 교회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물론, 많은 주민들이 복음에 대해서 열린 마음을 품게 되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개인적인 경험을 예로 들기는 했지만, 이 땅의 수많은 농어촌 미자립교회들이나 개척교회들이 필자와 동일한 혹은 훨씬 난감한 상황에 봉착해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시골교회들은 부흥성장을 목적으로 삼는 게 애초부터 어려울 만큼 절망적인 환경에 처해있다. 만약 이러한 처지의 교회들을 위해, 자립능력을 갖추고 인력도 풍부한 형제교회들이 방문해 힘을 보태 준다면 목회자들에게도 교우들에게도 심지어 마을주민들에게까지 큰 격려가 될 것이다.

세상에 세워진 모든 교회를 주님의 교회로 여기라 말씀하신다. 우리가 이것을 믿는다면 이미 세워진 교회, 또 앞으로 세워질 교회들이 쓰러지지 않고 든든히 서도록 모두가 도왔으면 한다. 도시교회와 농촌교회, 자립교회와 미자립교회가 공존하고 상생하는 아름다운 풍토가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기독신문  ekd@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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