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진리교회, 스포츠 리그 운영 ‘화끈한 교제’

김명진 목사 “함께 승패 맛보며 영성 심기일전”

교회가 들썩였다.
주일 예배를 모두 마친 오후 6시. 교회 입구부터 저마다 개성 넘치는 운동복 차림의 성도들이 삼삼오오 모여 열띤 대화를 나누고 있다. 들어보니 작전을 짜거나 그날 경기를 복기하는 중. 좀 더 걸음을 옮기니 예배당 앞 농구코트. 그곳엔 NBA 슈퍼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커리 르브론 하든의 유니폼을 입은 형제들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수준 또한 만만치 않다. 크로스오버 드리블, 페이 더 어웨이 등 고급 기술도 눈에 띈다. 착한 교회오빠들이 이 순간만큼은 코트의 영웅으로 분한다.

▲ 농구경기에 선수로 참여한 담임 김명진 목사가 슛을 던지고 있다. 과연 들어갔을까?

더욱 놀라운 광경은 교회건물 안쪽 피구경기장에서 마주했다. “자세 낮춰” “피해” “약강(약할 때 강하게)” 그리고 이구동성 “맞춰~~~” 자매들의 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목소리만 큰 게 아니라 예사롭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조직적인 움직임과 날렵한 몸놀림은 기본. 에이스급 선수들이 강속구를 던질 때 만화에서처럼 피구공이 팽창하는 듯 했다. 또 그것을 받아내는 것을 보고 입이 쫙 벌어졌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일진일퇴의 공방의 연속이다.

흔히 보는 동네피구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웬만한 남자가 어설프게 뛰어들었다가 한 대 맞고 넉다운 당하기 십상이다. 진심, 지금껏 본 피구경기 중 최고 수준이었다.

두 시간 남짓 교회에 머무는 동안 경기에 참여하거나, 뒤에 열릴 경기를 기다기고 혹은 관전 중인 성도만 해도 수 백명. 마치 전국체전이라도 온 것 같았다. 빛과진리교회 피구·농구 리그 현장은 이들이 뿜어내는 열기가 가득했다.

빛과진리교회는 개척 초기부터 다양한 운동경기를 하며 교제를 나눈 교회로 잘 알려져 있다. 담임 김명진 목사는 “단지 쉬면서 안식일을 보낼 게 아니라, 경직된 몸을 운동으로 풀어주는 것이 진정한 안식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건강한 신체는 건강한 신앙을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 이날 피구경기에서 승리한 곽정랑 리더팀 팀원들이 힘찬 목소리로 승리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그리고 7년 전, 빛과진리교회는 전농동으로 이전하면서 보다 많은 성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리그제를 뿌리내렸다. 봄여름에는 피구·농구 리그를 진행하고, 가을겨울에는 에어로빅·족구리그가 열린다. 무엇보다 여자 성도들을 스포츠의 매력에 빠지게 한 피구와 에어로빅 리그를 운영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지난 5월부터 예선이 시작된 피구리그는 실력에 따라 A·B·C그룹으로 나눠 운영한다. A그룹 8팀 B그룹 10팀 C그룹 11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팀당 팀원은 15명. 440여 명의 자매들이 선수로 뛴다. 농구리그도 세 개 그룹에서 37개 팀이 경쟁한다. 대략 전 교인의 50% 가까운 1000여 명이 피구와 농구 리그에 참여하는 셈이다.

심판으로 참여하는 형제자매만 해도 25명이나 된다. 이들은 매주 두 차례씩 모여 보다 공정한 경기 진행을 위해 논의한다. 첫 번째 피구대회에서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한 후 심판을 맡고 있는 박재현 자매는 “심판으로라도 섬길 수 있어 감사하다. 경기 중 억울한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 A그룹 피구경기 모습. 3년간 리그를 이어온 빛과진리교회 피구경기는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승부의 현장만큼 승자와 패자가 공존했다. 이날 피구경기에서 완승을 거뒀다는 이강희 자매는 함박웃음을 내보였다. 그녀는 “주중에 함께 연습했던 게 효과가 컸어요. 팀원끼리 믿고 신뢰하다보니 이긴 것 같아요”라고 평가했다.

A그룹 정도가 되면 실력은 종이 한 장 차이다. 혼자 잘한다고 승리하기 어렵다. 꾸준한 연습, 팀원과의 신뢰, 승리를 향한 집념이 있어야 비로소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것이야말로 성도들에게 불어넣고 싶었던 바이기도 하다.

김명진 목사는 “단체경기를 하며 승리의 스피릿, 팀워크 그리고 서로간의 섬김이라는 세 가지 유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익을 성도들에게 불어넣는 것이 교회의 목표입니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패배의 쓴맛은 영적 성숙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날 팀이 패했다는 이유경 자매는 “제대로 힘도 못써보고 져서 억울하다”면서, “3승 무패를 거두다보니 자만한 것 같다. 결국 교만함이 패배를 불렀다”며 교만하지 않은 신앙인이 될 것을 다짐했다. 이어 “오히려 심기일전할 수 있게 됐다. 더욱 노력해 우리 팀이 반드시 4강에 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시금 전의를 다졌다.

피구·농구 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1000여 명의 형제자매 모두의 1차적 목표는 4강 진출이다. 빛과진리교회는 매년 4강과 결승을 동대문체육관에서 치른다. 예선리그를 통과해 4강에 진출하면 꿈의 무대가 열리고 두둑한 상금도 준비돼 있다. 각 팀마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뛰고 있는 지금이다. 형제자매들의 실력과 열정을 확인한 만큼, 오는 8월에 있을 4강과 결승에서 어떠한 명승부가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