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지금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교단과 교파별로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과 스위스 등지에서 일어난 종교개혁 현장을 방문하는 것을 비롯해서 ‘나부터’ 캠페인까지 나름대로 기독교인의 의식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2퍼센트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 등 그동안 한국교회는 교회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기념행사를 무수히 진행해 왔다. 이때마다 근본적인 변화를 꾀하자는 외침은 컸으나, 행사성 내지는 이벤트성으로 그쳤다는 비판을 계속해서 받아 왔다. 많은 행사를 기념하고 변화를 다짐했음에도 한국교회는 더욱 어려움에 처한 현실이 이를 잘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15일 예장합동과 예장통합 교단이 서울 연동교회에서 모여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한국 교회 현실과 나아갈 길’이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은 매우 신선했다. 한국교회 최대의 장로교단이 모여 교류와 협력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물론 양 교단이 처음 만난 것은 아니다. 1959년 분열 이후 사회적 혹은 기독교 내부의 주요 행사나 문제가 있을 경우 간헐적이지만 교류를 하며 공동대처했다. 그렇지만 양 교단은 보이지 않게 상호 견제를 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종교개혁은 기독교 내부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개혁까지 주창한 ‘진정한 개혁’에서 출발했다. 그런 의미에서 양 교단은 책임이 막중하다.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이 협력하여 한국교회는 물론 갈등과 분열이 심화되는 사회에도 기여해야 한다. 설령 신학노선이 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비난이 뒤따른다 해도 복음전파의 궁극적 사명은 합력하여 공유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래서 대정부나 대사회 문제에 한 목소리를 내고 분열되어 있는 한국교회의 연합을 위해 양 교단이 함께 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아울러 양 교단은 단순히 회동에 그칠 것이 아니라 현재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통일과 동성애 그리고 이슬람 문제 등에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능동적인 대처를 해야만 한다.

오는 7월에 승동교회에서 양 교단이 다시 만나 장로교 심포지엄을 개최키로 했다니 기대가 된다. 두 번째 심포지엄에서는 1차에서 다룬 내용을 기반으로 한국교회의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한다고 한다. 모쪼록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의 협력을 통한 건전한 만남이 종교개혁의 또 다른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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