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기획] 다음세대, 영아부 교육에서 답을 찾다 ① 교육전문가의 영유아 교육 진단

‘탁아방’ 개념 뛰어넘어 영적 성장 공간으로 인식해야 … 사역 집중도 균등 배분 중요

‘세살 버릇 여든 간다’고 했다. 어릴 때 몸에 밴 습관은 늙어 죽을 때까지 고치기 힘들다는 뜻으로, 어릴 때부터 나쁜 습관이 들지 않도록 잘 가르쳐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른 말이다. 신앙교육도 마찬가지. 영아 때 신앙교육은 아이의 인생과 운명을 바꾼다. 이에 본지에서는 영아부의 중요성을 공유하고 영아부 운영 노하우를 공개해 주일학교 재부흥을 모색한다.<편집자 주>

“이건 예배가 아니에요!” K교회 김 집사는 더 이상 자모실에서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 주일 대예배 시간이 되면, 17개월 된 아들을 안고 밖에서 모니터를 보며 예배를 따로 드린다.

“교회에서는 어린 아들이랑 자모실에서 예배를 드리라고 권합니다. 하지만 자모실에 가보셨나요? 이건 예배가 아니에요. 아이들 이유식 먹이는 부모들 때문에 정신이 없어요. 애들은 뛰어다니면서 자모실 전체를 휘젓고 다니고, 한쪽 구석에서는 귀저기를 갈고….”

Y교회도 상황은 마찬가지. 주일마다 자모실은 난장판으로 바뀐다. 영아기 자녀와 엄마가 함께 예배를 드리라고 마련한 공간이지만 탁아방으로 전락했다. 가끔 예배위원회에서 자중해 달라고 당부하지만 그때뿐이다.

▲ 영아부는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신앙교육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음세대 부흥의 주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오륜교회 영아부 여름캠프 현장.

영아부, 부모 아이 동시에 교육

난장판 자모실, 대안은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답은 ‘영아부 예배’다. 어른 예배의 부수적인 기능이 아닌 영아와 부모를 동시에 케어할 수 있는 영아부라는 독립된 교육기관과 예배가 대안이다.

출생 후 3세 이전의 교육이 인격 발달의 70~80%를 결정한다고 한다. 영아부는 이 시기 아이들에게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부서다. 최근에는 영아부 소속 대상을 임신 중, 즉 태교 중인 임산부까지 확대하기도 한다.

영아부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영아와 부모를 동시에 교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영아부전도협회는 “교회학교 교육의 시작은 영아부”라면서 “3세까지의 교육은 평생 영향을 주는 시기이며, 아기는 부모의 모든 삶을 그대로 배우는 시기이기도 하다. 따라서 영아부에서 교육받은 부모가 가정에서도 신앙교육이 진행되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크리스천부모학교 대표 김경란 교수도 영아부의 가장 큰 장점으로 부모교육을 꼽는다. 그렇다고 직접적인 교육대상인 영아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즉 영아부는 사역의 집중도를 부모 50%, 영아 50%로 균등하게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교육을 하지 않으면 영적 영향력이 아기에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영아를 사역의 대상에서 제외하면 안 됩니다. 따라서 영아부는 찬양도 부모와 아기용을 적절하게 배분해야 하며, 설교도 부모용과 아이용을 나눠서 두 번해야 합니다.”

영아부는 아기와 부모가 함께 예배를 드리며 교육도 함께 받는 곳이다. 아기는 아동발달단계를 고려해서 말씀의 핵심 포인트를 반복적으로 가르친다. 부모는 가정에서 신앙교육 교사가 될 수 있도록 교육방법과 자료를 제공한다. 즉 영아부의 최종 종착지는 부모와 아기가 가정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주일 영아부 예배와 주중 아기학교가 함께 연계되고 있는 추세다.

미개척지 영아부, 인식전환 시급

영아부는 주일학교 안에서 아직까지 미개척지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김경란 교수는 “영아부 사역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씨를 뿌리는 시기이지만 한국교회는 당장의 열매를 원하기 때문에 영아부 설립을 꺼려한다. 장소와 재정적 어려움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즉 영아부가 미개척지인 이유는 한국교회의 인식부족 때문이고, 영아부가 부흥할 수 있는 동력도 교회의 인식전환이라는 뜻이다.

주일학교 교육전문가들은 ‘탁아방’이라는 개념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한다. 영아부전도협회 이현덕 전도사는 “아직까지도 영아부는 어른 예배 때 아기를 돌보아주는 탁아의 개념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면서 “그러나 부모가 믿음으로 바로 서야 자녀를 믿음으로 교육할 수 있음을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아부 부흥을 위해서는 지도자 세우기 작업도 진행되어야 한다. 장년으로 편중된 교회의 재정구조도 전환의 대상이다. 이현덕 전도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담임 목회자의 확실한 교육방침”이라고 강조한다.

영아부가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교육분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세 살 신앙 여든까지 갈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며, 부모까지 신앙의 기틀을 다질 수 있는 중요한 시기이기에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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