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선거를 통해 새로운 대통령이 뽑혔다. 선거는 국민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하나의 방법이며, 대표자에 대한 평가와 통제의 기능이 있어 그만큼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치르면서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로 불편을 경험을 했다. 소위 ‘블랙박스’ 혹은 ‘깜깜이 선거’라 불리는 선거법 때문이다. ‘깜깜이 선거’로 인한 부작용 중에 무수한 가짜뉴스가 판을 쳤다. 그래서 깜깜이 선거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우리 교단도 선거 분위기에 접어들고 있다. 어느 모임을 가더라도 총회임원과 총회총무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자들이 어김없이 나타나 얼굴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모임에서 얼굴 비추기 때문에 입후보자들의 고충은 커 보인다. 접촉이 잦은 만큼 인지도나 호감도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최첨단의 시대에 여전히 후진적인 교단 선거 관행이 문득 떠올랐다.

개선되어야 할 많은 요소 가운데 특히 인격과 정치적·행정적 능력, 정책과 비전 등 후보자의 면면을 검증할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지연 학연 등 인정에 이끌린 현행 선거판 이면에는 제도의 부재와 과거 선관위의 제도불이행 때문에 매년 깜깜이 선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크다.
교단의 깜깜이 선거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선관위는 빠른 시일 내에 후보군을 확정해 주어야 한다. 심의가 지연되는 만큼 후보자의 선거운동 권리는 물론 후보자의 됨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총대들의 권리까지 박탈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선관위와 언론이 함께 하는 후보자 공개토론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타진해 보면 좋겠다. 이렇게 되면 교단을 이끌 지도자들이 가진 가치관과 비전들이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와 사회에 알리고, 교단 위상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든 교단의 현행 깜깜이 선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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