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전 총신대 총장 ‘종교개혁 500주년, 개혁교회의 책임’ 주제로 강론

 제54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 둘째 날 오전, 본격적으로 전체특강과 트랙강의가 시작됐다.

1000여 명의 목사와 장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첫 번째 전체특강의 강사로 전 총신대학교 총장 정일웅 교수가 등단했다. 정 교수는 이번 목사장로기도회의 전체 주제를 그대로 담은 ‘종교개혁 500주년, 개혁교회의 책임’이라는 제하의 강론을 펼쳤다.

정일웅 교수는 “한국교회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성장의 황금기는 지나갔고,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말씀보다 물질적이며 세속적인 가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사회적으로 불신 받는 대상이 되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한국교회 목회실상의 위기와 한계 앞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되물으며, 신학적 성찰과 목회실제의 철저한 반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 교수는 신학자답게 “재빨리 좁아진 신학적인 사고와 이해를 넓혀야 개혁교회의 모습이 회복되고, 한국교회의 목회위기와 한계도 극복될 수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개혁교회의 다섯 가지 책임을 제안했다.

개혁교회의 다섯 가지 책임

첫째로, 총회가 사용하는 ‘개혁주의신학’이라는 명칭을 ‘개혁신학’으로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정 교수의 주장이다. 이념’(Ideologie)이라는 말이 매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졌으며, 또한 이데올로기는 인간의 경험에 의존된 사람의 생각과 주장이기에 그 자체로 진리를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기독교는 언제나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임을 믿으며, 인격의 주인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면서, “이념적인 신학의 표현을 자제하고 그냥 ‘개혁신학’이라고 부르면 된다. 총신의 신학 정체성은 ‘개혁신학’”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일웅 교수는 둘째로, 개혁교회는 개인의 영혼구원의 책임과 더불어 사회구원과 자연구원의 윤리적인 책임을 포함한 전인격적이며 총체적인 구원이해의 책임을 짊어지길 바란다며, “이것이 개혁신학의 구원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한국교회 내 보수교회는 개인구원을 강조하고, 사회구원을 강조하는 진보와 대립했었다. 또한 보수교회는 진보교회의 총체적인 구원이해를 자유주의 신학의 구원론으로 단정하고 그 수용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정 교수는 “오늘날 이 문제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그리스도 복음의 전인격적이며 총채적인 구원의 관점에서 새롭게 수용해야 할, 개혁교회의 구원론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정 교수는 총체적인 그리스도 구원의 복음을 전파할 때 “세상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이 될 것이며, 사화와 이웃에 감동을 주고 하나님을 감동하시게 하는 일이 될 것이며, 나아가 하나님께 큰 영광을 돌리고 예수 제자의 모습이 거기서 확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셋째, “개혁교회는 평신도의 만인사제신분을 회복하고, 그들의 창조세계의 전 우주공간에서 복음전파의 적극적인 활동에 주인공들이 되게 해야 합니다.”

정일웅 교수는 루터의 만인사제론을 언급하며 현장에 모인 목회자들에게 평신도들도 사제의 신분을 가진 자들임을 인정하기 바란다면 호소했다. 정 교수는 “평신도 사제들이야말로 이 시대의 모든 직업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를 복음으로 이끌어가야 할 기독인 리더이고, 복음전파의 사명을 위해 헌신하며 빛과 소금을 역할을 감당해야 할 하나님의 일꾼”이라며, 평신도들의 사제적인 사회적인 활동을 통해 복음 전파와 더불어, 한국교회 거룩성과 신뢰성 회복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넷째로 정일웅 교수는 개혁교회는 믿음 소망 사랑의 전인구원신앙을 일깨우고, 언제나 그것으로 응답하는 그리스도인을 양육하는 신앙교육적인 책임을 짊어지길 바란다며, 이것이 개혁교회가 짊어져야 할 신앙교육의 책임이라고 열변을 토했다.

정 교수는 사도바울 코메니우스 등 믿음의 선진들이 언급한 것처럼 “믿음 복음 사랑은 복음전도와 목회사역의 실천적이며 본질적인 목표”라며, “개혁교회는 믿음 사랑 소망의 삼각관계에서 균형을 가진 전인구원적인 신앙통찰이 요구되며, 이러한 전인구원적인 신앙을 깨우쳐 실천하는 신앙인을 길러내는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 교수는 개혁교회가 한국교회연합운동의 책임을 기꺼이 짊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최근 탄생한 한국교회총연합회를 언급하면서, “한국교회가 한 교파로의 통합이 아니라 하나의 협의기구로 연대하면, 우리 사회의 분열되지 않고 통합되고, 사회 안정과 남북통일에 기여할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전체를 품는 장자교단의 모습을 보이자고 강조했다.

끝으로 정일웅 교수는 “이 다섯 가지 개혁교회의 책임을 수행할 때, 성령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충만한 은혜로 임하실 것이며, 하나님의 말씀 위에 든든히 선 가장 모범적인 한국의 개혁(장로)교회가 되리라 확신한다”는 말로 강의를 마무리했다.

둘째 날 전체특강은 정일웅 교수의 강의와 더불어 장봉생 목사 사회, 이기택 목사 기도, 지동빈 장로 특별기도, 이인건 목사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저작권자 © 주간기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