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만 사무총장(한국오픈도어선교회)

▲ 이종만 사무총장(한국오픈도어선교회)

조중 접경 북한선교는 1990년 초반 다수의 탈북자가 발생하며 시작되었다. 1990년대 들어 북한의 식량난이 가중되면서 중국으로 탈북하는 이들이 급증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과 선교기관들이 북한 사람들을 만나고,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접경 지역으로 달려갔다. 국경 감시의 소홀과 탈북자들의 증가는 북한선교의 새로운 접촉점을 의미했다.

최근 조중 접경 지역에서 중국 공안에 의해 많은 선교사들이 추방되었다. 총회세계선교회(GMS) 소속 예장합동 선교사들은 물론 예장통합을 포함해서 다수의 탈북자 사역 선교사들이 중국에서 쫓겨났다. 이는 한반도 지역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를 배치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대규모로 선교사들이 추방된 상황에서, 필자는 지난 20여 년 동안 진행한 조중 접경 지역을 통한 북한선교를 돌아보고자 한다.

첫째, 조중 접경 선교는 한국교회에 북한선교의 새로운 장을 열어주었다. 이전까지의 북한선교는 주로 방송을 통한 선교였다. 조중 접경 지역의 선교를 통해 북한주민의 직접 접촉을 통한 복음전파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 다수의 탈북자들을 남한 사회로 입국시키면서 그들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향후 통일을 꿈꾸며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목회하는 교회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둘째, 조중 접경 선교는 북한 내 신자들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었고 그들에 대한 지원을 가능하게 했다. 탈북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주로 북한사회 중심에서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이며, 식량난과 같은 국가적 재난에 가장 취약한 대상이었다. 국경을 넘은 사람들은 이런 부류에 속한 사람들이었다. 북한의 신자들 역시 이들 부류에 속하는 사람들이었다. 느슨해진 조중 국경에서의 사역은 그들이 신앙생활을 계속 이어가도록 도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조중 접경 지역에서의 북한선교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특별히 탈북자들의 국내 입국을 목적으로 한 사역은 다양한 문제점에 직면했다. 그 한 예로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들이 남한 교회에 정착하고 신앙이 성장하는 일이 쉽지 않음이 드러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첫째, 탈북자의 신앙 이탈이다. 중국에서 선교사들을 만나 신앙을 가지고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들 가운데 90% 이상이 기독교 신앙을 떠난다. 중국의 쉼터에서 세례까지 받고 신앙생활을 다짐하지만, 입국하고 나면 남한 사회의 세속적 환경에 쉽게 물들며 신앙을 떠나버린다.

둘째, 교회 정착과 신앙 성장의 어려움이다. 다수의 탈북자 목회자들에게 종종 듣는 얘기는 일반 목회보다 몇 배는 더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사회의 부적응에서 오는 다양한 사건과 사고들이 이들에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폐쇄성이 계속되는 한, 조중 접경 지역에서 북한 사역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북한사회가 어려움에 직면하는 상황에서 탈북자도 계속 발생할 것이다.

앞으로 조중 접경 지역에서의 선교는 이런 문제점들을 함께 생각하는 선교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탈북’에 많은 관심을 두었는데, 이제 탈북자들의 국내 입국 이후 삶과 신앙 성장에 보다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재 러시아를 비롯해 유럽과 중동 여러 지역에 수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노동을 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조중 접경 지역만이 아니라, 다양한 통로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들에게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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