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이 돌아옵니다. ‘악은 모양이라도 버리라’는 데살로니가전서의 말씀이 있지만, 그리스도인들 역시 상당수가 가벼운 농담 수준으로 그칠 수 있는 장난쯤은 주고받곤 합니다.

그런데 때로는 그 정도가 지나쳐 누군가에게 혹은 사회 전체에 엄청난 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찰서나 소방본부 등에 허위 신고로 심각한 혼란을 주는 이들 중에는 철부지 애들 뿐 아니라 점잖은 음성을 지닌 어른들도 적지 않다지요. 더 심각하게는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날조하고, 사소한 일들을 부풀려 엄청난 상황이 벌어진 것처럼 과장하여 여론을 왜곡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번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이슈가 되었던 ‘가짜뉴스’를 예로 들어볼까요. 마치 실제로 벌어진 사건인양, 언론을 통해 정식으로 공포된 소식인양 문자나 SNS를 타고 퍼져나간 이야기들 중에 실제로는 새빨간 거짓말이 많았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 사이에 가짜뉴스가 널리 퍼져나갔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저 역시 가까이 지내거나 신앙적으로 존경하는 분들 중에 이런 가짜뉴스들에 깜박 속아 판단에 혼란을 겪는 경우를 여러 차례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이 애매한 피해자들일 테지만, 틀림없이 의도적으로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유통시킨 세력 또한 존재할 것입니다.

유명한 이단들 중에는 ‘모략’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사기나 다름없는 수단들을 동원한 포교전략을 펼치면서 수많은 교회들에 해악을 끼치고 비난 받는 집단도 있는데 행여나 ‘가짜뉴스’와 관련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그런 전철을 따르는 존재들로 오해받을까 염려도 됩니다.

다시 만우절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만우절은 속이는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속는 사람들 때문에 존재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만우절의 영어명칭이 ‘바보의 날(April Fools’ Day)’로 불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러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합니다. 사회에서든 교회에서든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 믿고 싶은 이야기만 좇다가는 정작 진실을 놓치고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망가뜨리는 엉뚱한 결론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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