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필리핀 이동백 선교사

교단 소속 동질감, 안정적 선교환경 만들어

올해는 필리핀 선교 역사에 있어 의미 깊은 해다. 김활영 선교사(GMS)가 예장합동 선교사로는 처음으로 필리핀에 도착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이자, 김활영 박기호 여상일 선교사 등이 주축이 돼 만든 필리핀장로교단(PCP)이 설립된 지 30주년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장로교단이 있긴 했는데, 자유주의 신학에 경도돼 있었어요. 바른 개혁주의 신학을 가르치기 위해 장로교신학교를 만들고, 배출된 현지인 목회자들과 함께 독노회를 만들고, 마침내 1987년 필리핀장로교단을 세운 거죠.”

▲ 이동백 선교사는 필리핀 청년 12명과 함께 선교훈련 차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이 선교사는 필리핀 선교를 위해 예장합동교단과 필리핀장로교단이 선교협약을 맺기를 기대했다.

GMS 선교사들이 주축이 돼 세운 교단이니만큼, 후배 선교사들은 자연스레 필리핀장로교단에 소속이 됐다. 이동백 선교사(GMS·신창동교회 파송) 역시 1990년 필리핀에 파송된 후 곧바로 교단에 속해 사역을 감당했다.

이 선교사가 언어훈련 후 사역지로 삼은 곳은 마닐라에서 남쪽을 15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루세나 지역. 이 선교사는 선교지를 놓고 기도하는 가운데 3가지를 놓고 기도를 했었다. 다른 도시들로 갈 수 있는 항구도시일 것, 한국 선교사가 없는 곳일 것, 그리고 복음화가 안 된 곳일 것. 당시 루세나는 3가지 기도제목에 꼭 부합되는 도시였다. 이 선교사는 한국인 선교사로서는 처음으로 루세나에 들어가 교회를 개척하고, 경찰선교, 교도소선교, 주일학교 사역 등 다양한 사역들을 감당했다.

GMS 선교사이자 필리핀장로교단 소속 목사로 꼬박 27년간 사역하는 가운데, 이 선교사는 교단적으로도 많은 일을 감당했다. 노회장을 시작으로 총회 선교부장, 총회 회계 등을 감당했고, 지난해에는 교단 부총회장으로 세워졌다. 이어 올해 10월에는 필리핀장로교단 총회장으로 추대될 예정이다. 한국인 선교사가 필리핀장로교단 총회장으로 세워진 것은 지영구 선교사(GMS) 이후 두 번째다.

“30년 동안 필리핀장로교단이 많이 성장했어요. 전국적으로 노회가 12곳, 교회는 300여 곳이 되고, 목회자도 200명이 넘죠. 카비테주에 있는 필리핀장로교신학교(PTS)를 비롯해 GMS 선교사들이 세운 여러 신학교들이 필리핀장로교단에 소속돼 목회자들을 배출하고 있어요.”

이 선교사는 필리핀 사례와 같이 현지에 교단을 세워 현지인 목회자들과 함께 사역을 하는 것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것이 협력사역. 이 선교사는 “지금은 선교사가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사역을 주도하는 시대가 아니라 현지인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협력해야 하는 시대”라며 “같은 교단 소속이라는 동질감을 바탕으로 협력사역이 효과적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필리핀장로교단은 10월 정기총회에 앞서, 6월 12일 필리핀 독립기념일에 맞춰 교단 설립 30주년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 선교사는 이번 기회에 예장합동교단과 필리핀장로교단이 선교협약을 체결하는 것을 비롯해 다양한 교류 활동을 전개하길 기대했다.

이 선교사는 “예장합동 노회들이 필리핀 노회들과 자매결연를 맺어 상호방문도 하고 교류를 하면 좋겠다”며 “필리핀 노회들이 한국교회의 영성과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건강하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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