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섭 교수(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강서아이윌센터장, 한국중독심리학회장)

▲ 조현섭 교수
- 총신대학교 중독재활상담학과
- 강서아이윌센터장
- 심리학 박사

얼마 전 지하철을 탔을 때의 일이다. 갓 돌이 지났을 법한 어린아이가 갑자기 목청껏 울기 시작했다. 모두들 놀라 그 아이를 바라보는 순간 어머니는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무엇인가를 보여 주었다. 그러자 그 아이는 언제 울었냐는 듯 조용해졌고 그 조그마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꽉 움켜쥐고 뺏기지 않으려는 자세를 취하면서 스마트폰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화진흥원(2016)이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만 3세에서 9세까지 영·유아 스마트폰 위험군이 17.9%(고위험군 1.2%, 잠재적위험군 16.7%)나 된다고 한다. 이는 청소년 30.6% 보다 낮기는 하지만 성인16.1% 보다 높은 수치여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는데 매년 그 수치가 증가하고 있다니 참으로 큰 걱정이다.

그런데 엄마가 잠깐 편하자고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하는 것은 훗날 많은 시간 고통스럽게 보내야 한다. 왜냐하면 일단 나이가 어릴수록 중독되기가 쉽다. 특히 대뇌의 언어중추기능이 발달되지 않는다.

즉 2세에서 5세까지는 언어능력을 획득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이때 이 기능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아서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수용성)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표현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동일 단어를 반복하여 사용하거나 언어로 의사소통을 하기보다는 표정이나 몸짓, 손짓, 발짓 등 신체언어로 표현하는 경향이 높아서 당연 부모나 교사, 또래 아이들과 의사소통을 잘 못하게 되는 등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뇌 부위 중 사고력, 판단력, 기획능력 및 기억력 그리고 감정을 조절하고 집중하며 행동을 조절하는 등의 기능을 주관하는 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아 초기에는 주의가 산만하거나 한 가지 물건이나 행동에 집착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계속 진행될 경우, 주의가 산만하고 과다활동을 하게 되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틱 장애 그리고 각종 발달장애를 보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충동조절을 잘 하지 못하여 사소한 욕구라도 충족시키기 위하여 떼를 쓰거나 예측불허의 행동을 하기도 하고 제반 판단력이나 추리력, 기억력 등이 발달하지 않아서 지능이 낮고 이후 공부를 잘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시력장애와 수면장애를 유발하고 디지털증후군(스마트폰으로 소통할 때는 편하지만 직접 만나서는 제대로 놀지 못하고 어색한 상태, 함께 있지만 각자 따로 스마트폰만 하고 있는 모습,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증상 등)이 발생하고 현실에는 무감각해지고 주의력이 크게 떨어져 강한 자극에만 반응을 하거나 빠르고 강한 정보에는 익숙하고 현실의 느리고 약한 자극에는 반응을 하지 않게 되는 ‘팝콘브레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외에도 정서가 매우 불안정하고 불안하며 충동적이고 성격적으로는 자기중심적이고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갖게 되어 다양한 행동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많다. 이외에도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영·유아로 하여금 스마트폰을 사용하도록 허락해서는 안 된다. 부모님들도 아이들이 보는 데서는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아이가 좋아한다고 해서 스마트폰을 손에 쥐에 주지 말고 아이와 눈을 맞추며 직접 소통하고 접촉하고 놀아주어야 한다.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5세 이전에 언어가 잘 발달하지 않았다면 빨리 전문가에게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 때 반드시 부모도 상담 받아야 한다.

아이를 잘 키우는 일은 참 어려운 일이다. 기계적인 답은 없다. 훌륭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역할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항상 기도하고 성격적인 말씀 안에서 키우려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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